17. 어버이 상례엔 누구나 정성을 다한다
曾子曰: “吾聞諸夫子: ‘人未有自致者也, 必也親喪乎!’”
致, 盡其極也. 蓋人之眞情所不能自已者.
○ 尹氏曰: “親喪固所自盡也, 於此不用其誠, 惡乎用其誠.”
해석
曾子曰: “吾聞諸夫子: ‘人未有自致者也, 必也親喪乎!’”
증가가 “내가 부자께 들어보니, ‘사람이 스스로 정성을 지극히 하진 않으나, 반드시 어버이 초상에서만큼은 정성을 지극히 한다’고 하였네.”라고 말씀하셨다.
致, 盡其極也.
치(致)는 지극함을 다하는 것이다.
蓋人之眞情所不能自已者.
대저 사람의 진정이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 尹氏曰: “親喪固所自盡也,
윤순(尹淳)이 말했다. “어버이의 초상은 원래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니,
於此不用其誠, 惡乎用其誠.”
여기에 성실함을 쓰지 않는다면 어디에 성실함을 쓰리오.”
○ ‘논어’ ‘자장(子張)’의 제17장은 증자(曾子)가 스승 공자에게서 들은 위의 말을 전한다. 치(致)는 극진히 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진정을 극진하게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필야(必也)는 ‘반드시’라는 뜻이고, 호(乎)는 추정과 감탄의 어조를 나타낸다.
증자가 전하는 공자의 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달리 풀이할 수 있다. 대개는 주자의 설을 따라 세간의 일은 특별히 힘쓰지 않고 저절로 자신의 진정을 다하는 일이 좀처럼 없지만 부모상에는 반드시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윤리적 당연지사(當然之事)를 말했다고 풀이한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일에서는 자발적으로 자기 정성을 다하지 못하지만 ‘부모상을 당했을 때는 반드시 자기 정성을 다하게 마련이로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곧, 부모상을 당한 사람은 측달(惻怛)의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온다고 확인한 말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으로 풀이했다.
박지원은 31세 되던 1767년에 부친이 향년 65세로 별세하자 평소 자식 구실을 못했다고 자책하고 상중에나 모든 정성을 바치려 했지만 고질을 앓아 몸소 상식(上食)을 받든 날조차 많지 못했다. 그래서 3년상이 다할 무렵 친구에게 보낸 답장에서 소리 내어 울려 해도 울 곳이 없어 통탄스럽다고 했다. 부모상을 당한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후회하고 애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옛사람들은 부모상 때 너무 슬퍼하다가 수척해져서 죽기까지 하면 ‘부모의 후사를 끊는 불효’라 했다. 그렇기에 ‘예기’에서는 상중의 사람은 몸에 종기가 나면 몸을 씻고 머리에 부스럼이 나면 머리를 감으며 병이 나면 술과 고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다 돌아가신 부친을 생각하면 이제도 뜨거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아아.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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