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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규보 - 하일즉사(夏日卽事)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규보 - 하일즉사(夏日卽事)

건방진방랑자 2019. 2. 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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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눈에 닿는 대로 짓다

하일즉사(夏日卽事)

 

이규보(李奎報)

 

 

簾幕深深樹影廻 幽人睡熟鼾成雷

日斜庭院無人到 唯有風扉自闔開

 

輕衫小簟臥風櫺 夢斷啼鶯三兩聲

密葉翳花春後在 薄雲漏日雨中明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

 

 

 

 

 

 

해석

簾幕深深樹影廻

렴막심심수영회

발을 치니 아득해져 나무 그림자 비끼고

幽人睡熟鼾成雷

유인수숙한성뢰

은둔한 이 꿀잠에 코고는 소리 번개 같네

日斜庭院無人到

일사정원무인도

해 비낀 정원에 이르는 사람이 없이

唯有風扉自闔開

유유풍비자합개

오직 바람만이 있어 사립문 절로 닫혔다 열렸다

 

輕衫小簟臥風櫺

경삼소점와풍령

가벼운 적삼에 작은 대자리 펴고 바람 난간에 누웠는데

夢斷啼鶯三兩聲

몽단제앵삼량성

꿈이 꾀꼬리 2~3번 우는 소리에 깨버렸네

密葉翳花春後在

밀엽예화춘후재

우거진 잎사귀에 가려진 꽃은 봄 갔어도 남아 있고,

薄雲漏日雨中明

박운루일우중명

엷은 구름에 새어나온 햇살, 비 오는 중에도 밝구나.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

 

 

해설

어느 여름날 있었던 일을 읊은 시로, 이규보의 가운데, 많이 회자(膾炙)되는 한 편이다.

 

초여름 어느 날 홑적삼을 입고 바람이 부는 난간(또는 격자창)에 작은 대자리를 깔고 누워 낮잠을 자다가, 꾀꼬리 우는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다. 잠에서 깬 부스스한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니, 빽빽이 우거진 잎들 사이로 꽃이 가려 있다. 봄이 지나갔는데도 꽃이 남아 있고, 엷은 구름 사이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햇살이 비치고 있다.

이 시는 기구와 승구에 절구(絶句)임에도 불구하고 대우(對偶)를 사용하고 있으며, 뛰어난 대우(對偶)로 칭송받고 있다.

 

허균(許筠)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는 읽으면 상쾌함을 느낀다[讀之爽然].”라고 평하고 있다.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는 상국 이규보의 하일즉사(夏日卽事)와 사간 진화(諫澕)야보(野步), 이 두 시는 청신하고 아름다우며, 한아하고 심원한 맛이 있다. 운격을 품평하자면, 마치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듯하여 비록 작품을 평하는 데 능한 사람이라도 쉽게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울 것이다(李相國詩, ‘輕杉小簟臥風欞, 夢斷啼鶯三兩聲. 密葉翳花春後在, 薄雲漏日雨中明.’ 陳司諫澕詩, ‘小梅零落柳僛垂, 閑踏淸嵐步步遲. 漁店閉門人語小, 一江春雨碧絲絲.’ 兩詩淸新幻眇閑遠有美, 品藻韻格如出一手, 雖善論者, 未易伯仲也).”라는 평이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143~144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동인시화

동인논시

성수시화

소화시평

우리 한시를 읽다

앵두 그늘 아래에선 민들레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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