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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박상 - 탄금대(彈琴臺)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박상 - 탄금대(彈琴臺)

건방진방랑자 2019. 2.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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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대에서

탄금대(彈琴臺)

 

박상(朴祥)

 

 

湛湛長江上有楓 仙臺孤截白雲叢

彈琴人去鶴前月 携笛客來松下風

萬事一廻悲逝水 浮生三嘆撫飛蓬

誰能畫出湖州牧 散步狂唫夕照中 訥齋先生集卷第五

 

 

 

 

 

 

해석

湛湛長江上有楓

담담장강상유풍

맑디맑은 긴 강가에 단풍이 있고

仙臺孤截白雲叢

선대고절백운총

신선의 누대는 홀로 흰 구름더미를 끊고 솟아 있네.

彈琴人去鶴前月

탄금인거학전월

비파 타던 사람, 날던 학 앞의 달로 가고

携笛客來松下風

휴적객래송하풍

젓대 지닌 손님, 소나무 아래 바람을 맞으며 오네.

萬事一廻悲逝水

만사일회비서수

만사 한 번 도니 가는 물에 슬퍼하고,

浮生三嘆撫飛蓬

부생삼탄무비봉

뜬 삶 세 번 탄식하며 엉클어진 머리카락 쓰다듬는다.

誰能畫出湖州牧

수능화출호주목

누가 호주(충주)의 목사를 묘사해낼 수 있으랴?

散步狂唫夕照中

산보광금석조중

미친 듯 읊조리며 석양 중에 제멋대로 걸어 다니는 것을. 訥齋先生集卷第五

 

 

해설

이 시는 충주목사로 있던 시절, 달천강에 남아 있는 탄금대를 노래한 것으로, 무한한 강물과 역사 속에서 유한한 자신의 삶을 대비하여 비분(悲憤)과 강개(慷慨)를 노래하고 있다.

 

출렁출렁대는 긴 달천강가에 단풍나무 늘어서 있고, 신선의 대인 탄금대는 흰 구름 모인 곳에 홀로 솟아 있다. 망한 가야에서 신라로 와 그곳에서 가야금 타던 우륵(于勒)은 학을 타고 달로 가 버렸고, 피리 가진 객은 소나무 아래 바람 속으로 온다. 세상 모든 일은 한결같이 돌아가니 흘러가는 물을 보고 슬퍼하고, 뜬 인생 거듭 탄식하며 날아다니는 쑥을 어루만진다(逝水飛蓬은 불안정성이나 무상함에 대한 懷疑). 충주 목사인 내가 석양 속을 산보하며 미친 듯이 읊조리는 심정을 누가 그려 낼 수 있을까?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권상 83에서 이 시의 함련(頷聯)에 대해, “우리나라 시는 위로 고려시대부터 아래로 근대에 이르기까지 볼 만한 경련이 적지 않다. 눌재 박상의 탄금……라 하였는데, 고고하고 예스럽고 상쾌하고 명랑해서 마치 왼쪽으로는 부구(전설상의 신선)를 잡고 오른쪽으로는 홍애(전설상의 신선)를 치는 것과 같다[我東之詩, 上自麗朝, 下至近代, 警聯之可觀者, 不爲不多. …… 朴訥齋琴臺: ‘彈琴人去鶴邊月, 吹笛客來松下風.’ 高古爽朗, 如左挹浮丘, 右拍洪厓]”라 하였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판례조생월박찬문상언물시계(判禮曹生員朴燦玟上言勿施啓)에서, “조정이 문간공 박상(朴祥)에 대해서는 실로 남다른 큰 감회를 가지고 있다. 그 올곧은 충성과 높은 지조에 일찍이 탄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언의(言議)와 지기(志氣)가 문자와 행동의 사이에 드러난 것이, 필부의 한때 강개한 생각이 아닌 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걸하고 씩씩하며 성대하여 시경(詩經)삼백편(三百篇)의 유의(遺意)를 잃지 아니한 것은 곧 그의 시였다[朝家於文簡公朴祥 實有別般曠感者 其危忠高操 嘗所歎服 言議志槩之見於文字事爲之際者 有非匹夫一時慷慨之思 最是奇壯濃郁 不失三百篇之遺意者 其詩已然].”라 하여, 위의 시에 나타난 강개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또한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박상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언급을 남기고 있다.

눌재(訥齋) 박상(朴祥)의 시를 후세에는 일컫는 사람이 없지만, 일찍이 그의 유집(遺集)을 보니 기걸하면서 힘이 있고 아름다운 것이 진실로 동방의 시 중에서 으뜸으로 꼽을 만했다[朴訥齋詩 後人無稱道者 而嘗見其遺集 奇傑遒麗 儘是東詩中第一家數].”

 

근래에 눌재(訥齋) 박상(朴祥)의 시를 보니, 사람의 힘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른 점에서 읍취헌과 백중지세(伯仲之勢)라 할 수 있어, 중세(中世)의 시인들이 발돋움하여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가을 나뭇가지에서 두견새가 화답하네[宿鼈山 聞社鵑有感라는 구절은 얼마나 뛰어나고 얼마나 노련한 것인가. 나는 눌재에게 남달리 오랜 세월을 사이에 두고 느끼는 감회가 있는데, 지금 그 시를 읽으니 마치 그 사람을 보는 것만 같다[近見朴誠齋詩 人力到底處 可與翠軒伯仲 非中世諸詩人所可跂及 如帝魄秋枝款款賡句 何等神爽 何等爐錘 予於訥齋 別有曠感者存 今讀其詩 如見其人].”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78~179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권상83

문학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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