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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의 노래
벌목행(伐木行)
성현(成俔)
寒風慘慘陰雲凝 | 찬 바람은 암담하고 음산한 구름 가득해, |
千巖萬壑皆明氷 | 겹겹 바위와 골짜기 모두 얼음이 반짝이네. |
嚴冬積雪高於陵 | 엄동에 쌓인 눈 언덕보다 높아 |
飛鳥欲過愁難乘 | 나는 새도 지나고자 하나 넘지 못할까 걱정하네. |
山間籬落蝸縮殼 | 인간의 마을은 달팽이 껍질 같고 |
山人生理何蕭索 | 산 사람의 생활 어찌 스산한가. |
行牽蘿蔓補牕牖 | 덩굴 가져다가 창가를 보수하고, |
飢拾橡栗當大嚼 | 상수리와 밤을 주어 응당 크게 깨물며 겨울 나네. |
里胥驅出星火催 | 아전은 쫓아 나와 성화처럼 재촉하니, |
男扶女挽登崔嵬 | 남녀가 끌고 끌어주며 높은 산에 올랐으나, |
懸鶉百結不掩脛 | 갈가리 기운 해진 옷은 정강이 가리지 못하고 |
手龜指落顏如灰 | 손은 텄고 손가락은 끊어졌으며 안색은 사색이네. |
爭求大材不中用 | 다투어 큰 목재에 쓸모없는 것 1 찾아서 |
丁丁聲振晴雷動 | 쨍쨍 나무 베는 소리의 진동이 갠 날임에도 우레 소리 같네. |
鞭笞敲朴多督責 | 채찍질, 매질하는 소리도 많이 독촉받으며 |
呼爺袒楊丘山重 | 아버지 불러 윗통 벗고 들어도 무겁기만 하네. |
牛疲馬斃人力勞 | 소는 지치고 말은 쓰러져 사람도 힘겹기만 하네. |
誰能秉耒耕春皐 | 누가 쟁기 잡고 봄밭을 갈 수 있겠는가. |
我爲棠陰宣化者 | 나는 당음 2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지만 |
目不親睹心忉忉 | 눈으로 친히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서글퍼하네. |
茫茫五雲隔楓宸 | 망망한 오색구름이 멀리 대궐 3에 있는데, |
豈知民物多艱辛 | 어찌 백성과 만물의 간난신고를 알랴. |
愧無巨筆編作圖 | 큰 붓으로 『유민도』를 그리지 못함이 부끄러우니, |
永爲鄭俠之罪人 | 길이 정협의 죄인 4이 되었구나. |
인용
- 대재부중용(大材不中用): 두보(杜甫)의 「고백행(古柏行)」에 "지사나 은자는 원망하고 탄식지 말지어다, 예로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가 어렵다오.[志士幽人莫怨嗟 古來材大難爲用]"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전하여 여기서는 단지 큰 재목의 뜻만 취한 것이다. 『杜少陵詩集 卷15』 [본문으로]
- 당음(棠陰): 『시경(詩經)』 소남(召南) 「감당(甘棠)」에 "무성한 저 감당나무 가지를, 갈기지 말고 베지도 말라. 우리 소백이 쉬시던 곳이니라.[蔽芾甘棠 勿翦勿伐 召伯所茇]"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곧 소공(召公)이 남국(南國)을 순행(巡行)하면서 문왕(文王)의 정사를 편 데 대하여 그곳 백성들이 소공의 덕을 추모하여 부른 노래이므로, 전하여 棠陰은 곧 지방관의 선정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성현이 당시 강원도관찰사(江原道觀察使)가 되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본문으로]
- 오운(五雲): 오색구름이 머문 곳은 본디 신선이 사는 곳을 가리킨 것으로, 전하여 여기서는 제왕의 처소인 대궐을 미화하여 仙境에 비유한 말이다. [본문으로]
- 정협(鄭俠): 북송(北宋) 시대 문신이다. 일찍이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극력 반대하였기에 감안상문(監安上門)으로 재직할 적에는 류리분산(流離分散)하여 곤고(困苦)를 겪는 백성들의 참상을 화공(畫工)에게 그리도록 하여 신종(神宗)에게 올렸다. 신종은 이것을 보고 나서 그다음 날 바로 방전(方田), 보갑(保甲), 청묘(靑苗) 등의 법(法)을 폐지하였다. 이 그림을 「정협도(鄭俠圖)」 또는 「유민도(流民圖)」라고 한다. 『송사(宋史)』 卷321 「정협열전(鄭俠列傳)」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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