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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 - 벌목행(伐木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성현 - 벌목행(伐木行)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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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의 노래

벌목행(伐木行)

 

성현(成俔)

 

寒風慘慘陰雲凝 찬 바람은 암담하고 음산한 구름 가득해,
千巖萬壑皆明氷 겹겹 바위와 골짜기 모두 얼음이 반짝이네.
嚴冬積雪高於陵 엄동에 쌓인 눈 언덕보다 높아
飛鳥欲過愁難乘 나는 새도 지나고자 하나 넘지 못할까 걱정하네.

 

山間籬落蝸縮殼 인간의 마을은 달팽이 껍질 같고
山人生理何蕭索 산 사람의 생활 어찌 스산한가.
行牽蘿蔓補牕牖 덩굴 가져다가 창가를 보수하고,
飢拾橡栗當大嚼 상수리와 밤을 주어 응당 크게 깨물며 겨울 나네.

 

里胥驅出星火催 아전은 쫓아 나와 성화처럼 재촉하니,
男扶女挽登崔嵬 남녀가 끌고 끌어주며 높은 산에 올랐으나,
懸鶉百結不掩脛 갈가리 기운 해진 옷은 정강이 가리지 못하고
手龜指落顏如灰 손은 텄고 손가락은 끊어졌으며 안색은 사색이네.

 

爭求大材不中用 다투어 큰 목재에 쓸모없는 것[각주:1] 찾아서
丁丁聲振晴雷動 쨍쨍 나무 베는 소리의 진동이 갠 날임에도 우레 소리 같네.
鞭笞敲朴多督責 채찍질, 매질하는 소리도 많이 독촉받으며
呼爺袒楊丘山重 아버지 불러 윗통 벗고 들어도 무겁기만 하네.

 

牛疲馬斃人力勞 소는 지치고 말은 쓰러져 사람도 힘겹기만 하네.
誰能秉耒耕春皐 누가 쟁기 잡고 봄밭을 갈 수 있겠는가.
我爲棠陰宣化者 나는 당음[각주:2]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이지만
目不親睹心忉忉 눈으로 친히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서글퍼하네.

 

茫茫五雲隔楓宸 망망한 오색구름이 멀리 대궐[각주:3]에 있는데,
豈知民物多艱辛 어찌 백성과 만물의 간난신고를 알랴.
愧無巨筆編作圖 큰 붓으로 유민도를 그리지 못함이 부끄러우니,
永爲鄭俠之罪人 길이 정협[각주:4]의 죄인이 되었구나.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목민관이 시로 그린 유민도

 

 

  1. 대재부중용(大材不中用): 두보(杜甫)의 「고백행(古柏行)」에 "지사나 은자는 원망하고 탄식지 말지어다, 예로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가 어렵다오.[志士幽人莫怨嗟 古來材大難爲用]"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전하여 여기서는 단지 큰 재목의 뜻만 취한 것이다. 『杜少陵詩集 卷15』 [본문으로]
  2. 당음(棠陰): 『시경(詩經)』 소남(召南) 「감당(甘棠)」에 "무성한 저 감당나무 가지를, 갈기지 말고 베지도 말라. 우리 소백이 쉬시던 곳이니라.[蔽芾甘棠 勿翦勿伐 召伯所茇]"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이 시는 곧 소공(召公)이 남국(南國)을 순행(巡行)하면서 문왕(文王)의 정사를 편 데 대하여 그곳 백성들이 소공의 덕을 추모하여 부른 노래이므로, 전하여 棠陰은 곧 지방관의 선정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성현이 당시 강원도관찰사(江原道觀察使)가 되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본문으로]
  3. 오운(五雲): 오색구름이 머문 곳은 본디 신선이 사는 곳을 가리킨 것으로, 전하여 여기서는 제왕의 처소인 대궐을 미화하여 仙境에 비유한 말이다. [본문으로]
  4. 정협(鄭俠): 북송(北宋) 시대 문신이다. 일찍이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극력 반대하였기에 감안상문(監安上門)으로 재직할 적에는 류리분산(流離分散)하여 곤고(困苦)를 겪는 백성들의 참상을 화공(畫工)에게 그리도록 하여 신종(神宗)에게 올렸다. 신종은 이것을 보고 나서 그다음 날 바로 방전(方田), 보갑(保甲), 청묘(靑苗) 등의 법(法)을 폐지하였다. 이 그림을 「정협도(鄭俠圖)」 또는 「유민도(流民圖)」라고 한다. 『송사(宋史)』 卷321 「정협열전(鄭俠列傳)」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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