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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08.12.02(화) -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 본문

건빵/일상의 삶

08.12.02(화) -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

건방진방랑자 2019. 12. 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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力拔山 氣蓋世

16:25 가을처럼 맑고 따스한 날씨

 

 

자신의 이상은 높디높은데 막상 현실에 가로막혀 그 이상이 한갓 사치로 비쳐질 때도 있다. 꿈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현실적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주니깐. 하지만 그 꿈이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거나 혹 현실을 거부하며 만들어진 허구에 가까운 것이라면 그건 저주가 될 수밖에 없다. 혹 내세의 행복의 행복 운운하며 현실을 거부하는 신천지 신자들처럼 말이다. 꿈의 진실성 여부는 나의 능력에 대한 인지가 기본적으로 갖춰졌느냐, 내가 정작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확실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럴 때 꿈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되는 것이고 사치가 아닌 향유할 만한 것이 된다.

 

 

 

 

꿈을 가진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그게 바로 삶이다. 그 꿈을 생각해보고 꾸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아니었으나 그 꿈을 생각하고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순간, 소소한 이야기는 대범한 이야기로 변했다. 우린 이러한 가능성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과연 나 또한 그런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의 제목에 인용한 노래는 力拔山兮, 氣蓋世, 時不利兮, 騅不逝, 騅不逝兮, 可奈何, 虞兮虞兮, 奈若何이다.

 

힘으론 산을 뽑아버릴 만하고, 기로는 세상을 덮을 만한데, 力拔山兮 氣蓋世
때가 불리하니 추가 나아가질 않는구나. 時不利兮 騅不逝
추가 나아가질 않으니, 어이할꼬? 騅不逝兮 可奈何
우야! 우야! 어이해야 할 거나? 虞兮虞兮 奈若何

 

초패왕 항우가 유방에 의해 포위당하면서도 그 절망감을 이렇게 노래한 것이다. 자신의 이상은 컸고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도 있었지만 불우한 세상으로 인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탄식이다. 결국 난 세상 탓을 하며 자포자기하려 이 시를 인용하여 제목으로 삼았다는 말인가, 그것도 2008년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달을 시작하면서 말이다. 정령 그런 뜻은 아닐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시 구절을 다시 보자. 그렇다. 자신의 의자가 확고히 불타고 있는 부분만을 써놓은 게 보인다. 이로써 오해는 풀리게 되었다. 난 세상이나 내 여건을 탓하고 싶진 않으니깐.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어 온 중요 요소임엔 틀림없지만 그것 때문에 나의 모든 것들이 그 한계 내에서 머무른다고 한다면 어이없다고 할 것이다. 이미 나의 꿈과 이상에 따라 기상은 세상을 덮을 만하고, 힘은 산을 뽑을 만하다면 그런 한계들 또한 사뿐히 즈려밟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지금 내 자신이 믿는 것은 나의 의지와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의 확실성일 뿐이다. 그걸 잘 키워 나의 힘으로 삼는다면 나의 꿈도 머지않아 현실로 이루어지리라. 어디선가 그랬었지, 인생 막장까지 이른 사람에겐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바로 그 잠재 가능성을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나도 나 자신에게 더욱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2월의 문을 열면서, 기대 반, 불안 반이다. 이제 3일 후면 결과가 나오니까. 이떤 결과를 받게 되느냐에 따라 내가 머무를 환경도 확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어느 상황에 놓이건 그건 여건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나의 힘과 의지가 확고하다면 그런 여건들을 넘어설 수 있을 테니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다른 게 아니다.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자신감과 의지만이 필요할 뿐이다. 꿈꾸는 자들이여 그것을 현실에서 이루어내기 위해 있는 힘껏 달려가 보자. 그렇게 12월 한 달을 살아보자.

 

 

인용

지도 / 월간 / 08 / 12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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