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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검단산 트래킹 - 8. 3년 만에 제대로 등산을 하다 본문

연재/산에 오르다

검단산 트래킹 - 8. 3년 만에 제대로 등산을 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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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3년 만에 제대로 등산을 하다

 

호국사에서 나와 드디어 본격적인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엔 그 아이가 힘들어요라며 분위기를 망치는 바람에 등산다운 등산을 하지 못하고 거의 천천히 걷다가 끝나는 식이었으니, 이제야 제대로 등산을 하게 된 것이다.

 

 

지리산 종주를 갔었던 그 때, 그 느낌을 이번에 검단산을 오르며 느낄 수 있었다.

 

 

 

2013년 지리산 종주 이후 최초의 등산다운 등산을 하다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2.6라고 쓰여 있더라. 지리산을 종주하며 알게 된 사실은 평지와 달리 산에선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평지엔 4를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면, 산에선 두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2.6면 아무리 빨리 걸어도 1시간 정도 잡아야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렇기 때문에 모처럼만에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그러고 보면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이후엔 좀 힘든 산을 올라본 적은 없었다. 학교에서 트래킹이란 커리큘럼이 생기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등산을 가자던 영화팀의 계획은 자연히 사라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나도 등산을 하지 않게 되었다. 가봐야 아차산에 가는 정도인데, 아차산은 산이라기보다 언덕이라 하면 맞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무려 3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야 등산다운 등산을 하는 것이니, 지레 겁부터 났다. 검단산에 대해 아는 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전주 모악산 정도 높이의 산이라는 건 알고 있고 그게 만만치 않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기 때문이다.

 

 

모악산도 꽤 힘든 산인데, 검단산도 모악산에 비견할만한 산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등산을 하며 한 걸음의 중요함을 배우다

 

초반의 길은 약간 경사져 있긴 해도 충분히 한 걸음씩 꾸준히 올라가면 갈만한 정도였다. 오랜만에 다리에 힘을 꽉 주며 성실히 걸어간다.

국토종단 때도 그랬지만, 등산을 할 때도 느껴지는 건 한 걸음의 중요함이란 것이다. 도장을 찍듯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보기엔 아무 것도 아니고 별 것 없어 보이지만, 그게 쌓이고 쌓이면 목포에서 시작하여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를 종단할 수 있게 하며,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까지 지리산을 종주할 수 있게 한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한 걸음씩 걷다 보니, 목포에서 고성까지 걷게 됐다.

 

 

요즘 아이들은 성실의 미덕을 얕잡아 보고, 별 것 아닌 것 같은 작은 행동들을 쓸데없는 짓으로 폄하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은 하지 않고, 거대하고 엄청난 일만을 꿈꾸며 그런 일들만 하려 한다. 하지만 그런 거대하고 엄청난 일은 환상일 수밖에 없다. 그게 한껏 멋들어져 보이고 구미를 당긴다 해도, 작은 일을 소홀히 한 사람에겐 그런 일이 손에 잡힐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상을 꿈꾸며 허황된 일들에 매진하기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들을 찾아 성실히 해나갈 일이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 어마무시한 내공이 되고, 실력이 된다.

도보여행이나 등산은 바로 이런 진리를 몸으로 체득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누군가 억지로 가르쳐주지 않았을지라도 한 걸음의 중요함을 몸소 배우게 된다. 그러니 등산이야말로 인생의 중요한 공부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산을 오르면 몸으로 익히게 되는 게, '한 걸음의 중요성'이다. 

 

인용

목차

사진

1. 건빵, 산에 살어리랏다

2. 산에 오르는 이유

3. 지민이가 짠 검단산 트래킹 계획

4. 학생들과 등산하기 위해선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5. 당연함이란 없다

6. 짐작치 말기, 나답지 말기

7. 하류가 되려 하다

8. 3년 만에 제대로 등산을 하다

9. 검단산이 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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