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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 여름 밤 이야기 - 6-1. 총평 본문

책/한문(漢文)

한 여름 밤 이야기 - 6-1. 총평

건방진방랑자 2020. 4.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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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총평

 

 

1

이 글은 1773(영조 49) 경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암의 나이 37세 때이다. 당시 연암은 과거科擧를 포기한 채 곤궁하게 살면서 문학과 사상을 한층 더 높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가고 있었다. 이 글은 이 시기 연암의 감정과 태도를 잘 보여준다.

 

 

2

이 글을 읽으며 우리는 어떤 대목에서는 빙그레 웃게 되고, 어떤 대목에서는 이 글 속 인물들의 처지에 공감되어 슬픈 마음이 되기도 하며, 어떤 대목에서는 그 아름다운 묘사에 마음을 빼앗겨 황홀해지기도 하고, 어떤 대목에서는 흐뭇해지기도 하며, 어떤 대목에서는 정신이 각성되기도 한다. 이처럼 이 글은 파란과 변화가 많아, 배를 타고 장강長江을 따라 내려가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강안江岸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감정에 잠기게 되는 것에 견줄 만하다. 이런 다채로운 전개 속에 냉정한 자기 직시와 자기 성찰을 녹여 놓고 있는 이 글은 가히 천의무봉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연암의 글 솜씨와 그 깊은 사유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할 만하다. 이런 글을 명문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대체 어떤 글을 명문이라고 할 것인가?

 

 

3

이 글은 그 구성이 절묘하다. 글의 중간 부분에 호백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큰 상징성을 갖는다. 그것은 자기응시의 대상화에 다름 아니다. 달리 말해 호백을 빌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호백 이야기는 이 글의 압권을 이룬다고 할 만하다. 그렇긴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글이 끝났다면 이 글은 기껏 신서에 대한 푸념과 한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맨 마지막 단락 때문에 호백 이야기는 또 다른 각도에서 반추될 수 있게 되고, 글 전체가 놀라운 깊이를 확보하게 된다. 바로 이런 구성이 여느 작가와 본질적으로 다른, 연암의 연암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4

이 글에 등장하는, 연암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은 이른바 야성野性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이 야성과 관련해 이들의 행위와 면모가 거칠고 예법을 벗어난 것이라는 비난도 따를 수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이 야성 때문에 그들은 아직 때 묻지 않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위선적이지 않을 수 있었다. 혹은 역으로, 때 묻지 않고 위선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야성적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연암이 특히 좋아하고 그 심리를 잘 이해한 부류의 인간은 바로 이런 야성을 지닌 인간이었다.

 

 

5

이 글은 공간 이동이 흥미롭다. 전의감동에서 출발해 운종가로 나와 종각 아래에서 바장이다가 광통교로 가 노닐고, 마침내 수표교에서 그 발걸음이 멈추고 이다. 그 동선動線은 대체로 청계천을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광통교와 수표교는 청계천 상에 잇던 다리들이기 때문이다. 이 활발한 공간 이동은 이 작품에 비교적 큰 동감動感을 낳고 있다. 한편 이런 공간 이동이 시간 이동과 밀접히 얽혀 독특한 미감을 빚어낸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 될 점이다.

 

 

 

 

이 날 연암은 친구들과 이 루트를 따라 밤새 움직였다. (사진 출처 - [연암을 읽다])  

 

 

인용

목차

원문

작가 이력 및 작품

1. 무더운 여름밤 연주하고 춤추던 친구들

2. 거미줄 이야기에서 거문고 이야기로

2-1. 총평

3. 연암을 애타게 기다리던 친구들

4. 취기에 밤거릴 헤매다 만난 호백이

5. 호백이 같은 친구들아

6. 밤거릴 헤매야만 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6-1.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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