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체와 패관잡기와 전쟁을 선포한 정조
정조(正祖)
명청의 소품문을 싫어하는 정조
明淸以來, 文章多險怪尖酸, 予不欲觀. 今人好看明淸人文集, 不知何所味也. 豈亦有味, 而予不能味之耶? 『弘齋全書』 161
과거시험에 쓰인 소품체를 극도로 배척하는 정조
泮試試券, 若有一涉於稗官雜記者, 雖滿篇珠玉, 黜置下考, 仍坼其名而停擧, 無所容貸. 『正祖實錄』 16년 10월 19일 갑신
사학(邪學)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소품체
予嘗言‘小品之害, 甚於邪學’ 人未知其信然.
乃有向日事矣, 蓋邪學之可闢可誅, 人皆易見. 而所謂小品, 初不過文墨筆硯間事, 年少識淺薄有才藝者, 厭常喜新, 爭相摸倣, 駸駸然如淫聲邪色之蠱人心術. 其弊至於非聖反經蔑倫悖義而後已.
况小品一種, 卽名物考證之學, 一轉而入於邪學. 予故曰: “欲祛邪學, 宜先祛小品.” 『弘齋全書』 「日得錄」4
해석
명청의 소품문을 싫어하는 정조
明淸以來, 文章多險怪尖酸,
명나라와 청나라 이래의 문장은 많이 험하고 괴상하며 가시가 돋쳐 신랄함이 많아
予不欲觀.
나는 보고 싶지가 않다.
今人好看明淸人文集, 不知何所味也.
그런데 지금 사람은 명청인의 문집 보길 좋아하니, 어떠한 재미가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
豈亦有味, 而予不能味之耶? 『弘齋全書』 161
어쩌면 또한 문장의 맛이 있으나 내가 그것을 맛볼 수가 없는 건가?
과거시험에 쓰인 소품체를 극도로 배척하는 정조
泮試試券, 若有一涉於稗官雜記者,
반시【성균관 선비들에게 보이던 시험】의 시험 답안지에 하나라도 패관잡기에 관계되는 문장이 있으면
雖滿篇珠玉, 黜置下考,
비록 답안지 가득 주옥같은 문장이라도 하고를 주고,
仍坼其名而停擧, 無所容貸. 『정조실록』 16년 10월 19일 갑신
그 이름을 밝혀내어 과거를 보지 못하게 하고 너그러이 이해하려 해선 안 된다.
사학(邪學)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소품체
予嘗言‘小品之害, 甚於邪學’
나는 일찍이 ‘소품의 해로움이 사학보다 심하다’라고 했었는데,
人未知其信然.
사람들은 그 말이 참임을 알지 못했다.
乃有向日事矣.
그랬는데 저번에 일이 있었던 것이다.
蓋邪學之可闢可誅, 人皆易見.
대개 사학은 막아야 하고 그걸 짓는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있다.
而所謂小品, 初不過文墨筆硯間事,
하지만 소품이란 것은 처음엔 시문을 짓거나 서화를 그리고 붓과 벼루와 같은 비근한 것에 불과하여
年少識淺薄有才藝者,
나이가 어리고 견해가 천박하며 재주가 있는 이들은
厭常喜新, 爭相摸倣,
일상적인 것을 싫어하고 새로운 것만을 좋아하여 서로 다투며 모방하여,
駸駸然如淫聲邪色之蠱人心術.
어느 순간에 음탕한 말과 사악한 얼굴빛으로 인심을 미혹시키게 되었다.
其弊至於非聖反經蔑倫悖義而後已.
그래서 그 폐단은 ‘성인이 그릇되고 경서는 헛되며 인륜은 어그러졌다’고 하는 뜻에 이르게 될 뿐이다.
况小品一種, 卽名物考證之學,
더욱이 소품의 일종인 명물(名物)・훈고(訓詁)・고증(考證)의 학문은
一轉而入於邪學.
한 번 변하면 사학으로 들어가고야 만다.
予故曰: “欲祛邪學, 宜先祛小品.” 『홍재전서』「日得錄」4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학을 제거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먼저 소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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