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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 3화: 과부 어머니와 엽전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 - 3화: 과부 어머니와 엽전

건방진방랑자 2020. 11.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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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과부 어머니와 엽전

 

박지원(朴趾源)

 

 

且若乃寡婦之子, 寡婦子尙能論寡婦耶. . 吾有以示若.”

出懷中銅錢一枚. : “此有輪郭乎?” : “無矣.” “此有文字乎?” : “無矣.”

母垂淚曰: “此汝母忍死符也. 十年手摸, 磨之盡矣. 大抵人之血氣, 根於陰陽, 情欲鍾於血氣. 思想生於幽獨, 傷悲因於思想, 寡婦者, 幽獨之處而傷悲之至也. 血氣有時而旺, 則寧或寡婦而無情哉. 殘燈吊影, 獨夜難曉. 若復簷雨淋鈴, 窓月流素, 一葉飄庭, 隻鴈叫天, 遠鷄無響, 穉婢牢鼾, 耿耿不寐, 訴誰苦衷. 吾出此錢而轉之. 遍模室中, 圓者善走, 遇域則止. 吾索而復轉. 夜常五六轉, 天亦曙矣.

十年之間, 歲减其數, 十年以後, 則或五夜一轉, 或十夜一轉. 血氣旣衰而吾不復轉此錢矣. 血氣旣衰而吾不復轉此錢矣. 所以不忘其功, 而時有所自警也.”

遂子母相持而泣. 君子聞之曰: “是可謂烈女矣.”

! 其苦節淸修若此也. 無以表見於當世, 名堙沒而不傳何也. 寡婦之守義, 乃通國之常經, 故微一死, 無以見殊節於寡婦之門.

 

 

 

 

 

 

해석

且若乃寡婦之子, 寡婦子尙能論寡婦耶.

또 너희도 과부의 아들이면서 과부의 자식이 오히려 과부를 논의한단 말이냐.

 

. 吾有以示若.”

앉거라. 내가 너희들에게 보여 줄 것이 있구나.”

 

出懷中銅錢一枚.

품속에서 동전 한 닢을 꺼냈다.

 

: “此有輪郭乎?” : “無矣.”

이것에 윤곽이 있느냐?” “없습니다.”

 

此有文字乎?” : “無矣.”

이것에 글자가 보이느냐?” “보이지 않습니다.”

 

母垂淚曰: “此汝母忍死符也.

이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것은 네 어미가 죽음을 참을 수 있었던 부적이란다.

 

十年手摸, 磨之盡矣.

십 년 동안 손으로 만졌더니 닳고도 닳았지.

 

大抵人之血氣, 根於陰陽,

무릇 인간의 혈기(血氣)는 음양(陰陽)에 그 근본하고,

 

情欲鍾於血氣.

정욕(情欲)은 그 혈기에 심겨진 것이지.

 

思想生於幽獨, 傷悲因於思想,

사상(思想)은 홀로된 설움에서 생기고 상심과 비애는 사상에서 비롯되며,

 

寡婦者, 幽獨之處而傷悲之至也.

과부란 것은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니, 그 상심과 비애가 지극한 것이란다.

 

血氣有時而旺,

게다가 혈기란 것은 때에 따라 왕성해지기도 하니,

 

則寧或寡婦而無情哉.

어찌 과부라고 해서 정욕이 없겠느냐.

 

殘燈吊影, 獨夜難曉.

가물거리는 등잔불이 그림자를 조문(弔問)하는형영상조(形影相弔): 아무도 없고 자신의 몸과 그림자만이 서로를 위로한다는 뜻으로 의지할 데 없는 외톨이 신세를 표현한 말이다. 고독한 밤에는 새벽도 쉽게 오지 않더구나.

 

若復簷雨淋鈴, 窓月流素,

또 처마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나, 창으로 맑은 달빛이 흘러갈 때,

 

一葉飄庭, 隻鴈叫天,

낙엽이 정원에 날릴 때, 외기러기가 하늘에서 울 때,

 

遠鷄無響,

멀리서 닭 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때,

 

穉婢牢鼾, 耿耿不寐,

하인은 코를 골며 자는데 쓰라린 마음에 잠 못 이루니

 

訴誰苦衷.

그 누구에게 고충을 하소연하랴.

 

吾出此錢而轉之.

나는 그럴 때면 이 동전을 꺼내서 굴린단다.

 

遍模室中, 圓者善走, 遇域則止.

두루 방안을 살펴보면 둥근 것이 잘 구른다 해도, 경계를 만나면 멈추었지.

 

吾索而復轉.

그러면 나는 그것을 찾아 다시 굴리지.

 

夜常五六轉, 天亦曙矣.

하룻밤에 보통 대여섯 번을 굴리고 나면 하늘이 또한 밝아온단다.

 

十年之間, 歲减其數,

십 년 동안 해마다 그 굴리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十年以後, 則或五夜一轉,

십 년이 지난 후에는 혹 닷새에 한 번 굴리기도 하고

 

或十夜一轉.

혹 열흘에 한 번 굴리기도 했지.

 

血氣旣衰而吾不復轉此錢矣.

이제는 혈기가 이미 쇠약해졌으니, 나는 다시는 이 동전을 굴리지 않게 됐단다.

 

然吾猶十襲而藏之者二十餘年.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 동전을 여러 겹 싸서 간직한 지, 이십여 년째란다.

 

所以不忘其功, 而時有所自警也.”

그 까닭은 동전의 공()을 잊지 않기 위함이고, 때때로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함이지.”

 

遂子母相持而泣.

마침내 모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君子聞之曰: “是可謂烈女矣.”

군자(君子)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이것을 열녀라고 할 만하지.”라고 했다.

 

! 其苦節淸修若此也.

슬프도다! 그 괴로움을 참은 절개의 맑은 수절이 이와 같다.

 

無以表見於當世, 名堙沒而不傳何也.

하지만 당세에 드러나지 않아, 명성이 파묻혀 전해지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寡婦之守義, 乃通國之常經,

이는 아마도 과부가 절개를 지키는 것은 나라를 통틀어 일상적인 법칙이기에,

 

故微一死, 無以見殊節於寡婦之門.

일부러 목숨을 끊지 않는다면 절개가 과부들 사이에서 남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리라.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열녀라는 문화가 사람 잡네

2: 과부의 자식인 사람의 벼슬길을 막기 위해 어머니와 상의하다

3: 과부 어머니와 엽전

4: 함양댁이 남편 3년 상을 마치고 자살하다

5: 자살한 과부의 미담

6: 열녀함양박씨전을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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