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趾源)
余視事安義之越明年癸丑月日夜將曉. 余睡微醒, 聞廳事前有數人隱喉密語, 復有慘怛歎息之聲. 蓋有警急而恐擾余寢也.
余遂高聲問“鷄鳴未?” 左右對曰: “已三四號矣.” “外有何事?” 對曰: “通引朴相孝之兄之子之嫁咸陽而早寡者. 畢其三年之喪, 飮藥將殊. 急報來救, 而相孝方守番, 惶恐不敢私去.” 余命之疾去.
及晩爲問“咸陽寡婦得甦否?” 左右言“聞已死矣.”
余喟然長歎曰: “烈哉斯人!” 乃招群吏而詢之曰: “咸陽有烈女, 其本安義出也. 女年方幾何, 嫁咸陽誰家, 自幼志行如何, 若曺有知者乎?”
해석
余視事安義之越明年癸丑月日夜將曉.
내가 안의(安義) 고을의 일을 살피던 이듬해인 계축(癸丑) 모월 모일 새벽이었다.
余睡微醒, 聞廳事前有數人隱喉密語,
나는 어슴푸레 잠을 깨었는데, 관아 앞에서 몇 사람이 은밀히 수근덕대는 소리를 들었고,
復有慘怛歎息之聲.
다시 참담하고 탄식하는 소리가 있음을 들었다.
蓋有警急而恐擾余寢也.
대체로 급한 일이 있지만 나의 잠을 깨울까봐 걱정하였던 것이다.
余遂高聲問“鷄鳴未?”
나는 마침내 큰 소리로 물었다. “닭이 울지 않았느냐?”
左右對曰: “已三四號矣.”
좌우에서 대답했다. “이미 서너 번 울었습니다.”
“外有何事?”
“밖에 무슨 일이냐?”
對曰: “通引朴相孝之兄之子之嫁咸陽而早寡者.
대답했다. “통인 이효상의 조카가 함양으로 시집가서는 일찍 과부가 되었습니다.
畢其三年之喪, 飮藥將殊.
그런데 삼년상(三年喪)이 끝나자마자 독약을 마시고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急報來救, 而相孝方守番,
구하러 오라는 급한 알림이 있었지만 효상은 당시 당번이라,
惶恐不敢私去.”
황급히 감히 사사롭게 떠나질 못했던 것입니다.”
余命之疾去.
나는 빨리 가라고 명하였다.
及晩爲問“咸陽寡婦得甦否?”
해질 무렵 물었다. “함양의 과부가 살아났느냐?”
左右言“聞已死矣.”
좌우에서 대답했다. “이미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余喟然長歎曰: “烈哉斯人!”
나는 길게 탄식하였다. “열녀로구나! 이 사람이여!”
乃招群吏而詢之曰:
이에 모든 아전들을 불러 물었다.
“咸陽有烈女, 其本安義出也.
“함양에 열녀가 났다는데, 그 사람은 본래 안의(安義) 태생이네.
女年方幾何, 嫁咸陽誰家,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이며, 함양 어느 가문에 시집갔는지,
自幼志行如何, 若曺有知者乎?”
그리고 어려서부터 뜻과 행실이 어떠했는지 무리 중에 아는 사람이 있는가?”
인용
1화: ‘열녀’라는 문화가 사람 잡네
2화: 과부의 자식인 사람의 벼슬길을 막기 위해 어머니와 상의하다
3화: 과부 어머니와 엽전
5화: 자살한 과부의 미담
6화: 열녀함양박씨전을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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