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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과정록 1권 - 37-1. 『열하일기』가 탈고하기도 전에 세상에 유행하다 본문

문집/과정록

과정록 1권 - 37-1. 『열하일기』가 탈고하기도 전에 세상에 유행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4. 1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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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열하일기가 탈고하기도 전에 세상에 유행하다

 

 

先君嘗歎息言: “吾中年以來, 灰心世路, 漸有滑稽逃名之意, 而末俗滔滔, 無可與語. 每對人, 輒以寓言笑談, 爲彌縫打乖之法, 而心界常鬱鬰, 無可自樂.

及其遊燕而還, 大方所見聞, 頗有可述, 往來山中, 筆硯隨身, 檢取槖中散草而漫書之, 以爲老年消閑之資.

裒然成幾編書, 初未嘗以傳後爲計也. 誰料脫藁未半, 人已傳寫, 遂至遍行一世, 莫可收藏.

初甚怵然自悔, 撫心長歎, 末亦無可柰何, 亦復任之而已. 至於未見其書面目, 而輒隨衆訿毀者, 吾亦如之何哉!”

 

 

 

 

해석

先君嘗歎息言:

선군께서는 일찍이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吾中年以來, 灰心世路,

나는 중년 이후로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漸有滑稽逃名之意, 而末俗滔滔,

점점 골계와 이름을 숨기고자 하는 뜻이 늘어나 말세의 풍속이 넘실넘실거려

 

無可與語.

함께 말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每對人, 輒以寓言笑談,

매번 사람을 대할 적엔 갑자기 우언과 우스갯소리로

 

爲彌縫打乖之法, 而心界常鬱鬰,

미봉책과 세상에 어긋나는 법[각주:1]으로 삼았지만 마음의 세계는 항상 우울해

 

無可自樂.

스스로 즐겁지가 않았지.

 

及其遊燕而還,

북경에서 유람하고 돌아와선

 

大方所見聞, 頗有可述,

식견이 조금 있어[각주:2] 보고 들은 것 중 매우 쓸 만한 게 있었고

 

往來山中, 筆硯隨身,

연암협에 왕래할 때 붓과 벼루를 몸에 가지고 다니며

 

檢取槖中散草而漫書之,

전대 속에 흩어진 초고를 취해 점검하고서는 어지럽게 써나갔는데

 

以爲老年消閑之資.

노년에 한가함을 달랠 자료로 삼고자 해서였다.

 

裒然成幾編書, 初未嘗以傳後爲計也.

모아 몇 편의 책으로 완성했는데 처음엔 일찍이 후세에 전할 계책으로 삼은 건 아니었다.

 

誰料脫藁未半, 人已傳寫,

누가 헤아렸겠나? 탈고를 채 반절도 하기 전에 사람들이 이미 전하며 필사하여

 

遂至遍行一世, 莫可收藏.

마침내 한 세상에 두루 유행함에 이르러 회수할 수 없을 거라는 걸.

 

初甚怵然自悔, 撫心長歎,

처음엔 매우 두려워하며 스스로 후회하여 마음을 위로하며 길게 탄식했지만

 

末亦無可柰何, 亦復任之而已.

끝내는 또한 어쩔 수가 없어 또한 다시 책임질 뿐이다.

 

至於未見其書面目, 而輒隨衆訿毀者,

열하일기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서 갑자기 뭇 사람을 따라 비방하는 사람에 이르러선

 

吾亦如之何哉!”

내가 또한 어찌할 수가 없구나.”

 

 

인용

목차

열하일기

 

 

  1. 타괴(打乖): 세상과 어그러지는 일을 한다는 뜻이다. 송나라 소옹(邵雍)이 〈안락와중호타괴음(安樂窩中好打乖吟)〉이란 시를 지어 자신이 세상과 어긋나는 삶을 살면서 유유자적한다는 뜻을 말하였다. 이에 대해 명도(明道) 정호(程顥)의 〈화요부타괴음(和堯夫打乖吟)〉에서는 소옹의 타괴가 화광동진(和光同塵)하여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사는 것임을 말하였다. 여기서는 성호 자신이 당초부터 세상 사람들의 취향과 어긋나게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살기로 작정했음을 말한다. [본문으로]
  2. 대방(大方): 식견이 훌륭해서 큰 도를 아는 사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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