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이야기 벗 이광려
李叅奉匡呂, 文章奇偉士也.
先君之寓平谿也, 嘗與芝溪公, 聯袂過鄰衕, 見人家柴門內有小車. 制頗精工, 就視之. 主人下堂迎笑曰: “君豈非朴燕巖乎? 吾乃李匡呂也.”
遂上堂坐, 輒論文章. 先君問之曰: “君平生讀書, 識得幾個字?” 座客皆大駭, 心笑之曰: “孰不知李公文章博洽士也?” 李公點檢良久語曰: “僅識得三十餘字.” 座客又大駭, 不知其何謂也.
自是李公定爲一言知己, 頻頻來訪. 有新成詩文, 必袖以請評. 每先君過訪, 必盥手設時菓于案上曰: “此待尊賓禮也.”
談辨竟日, 未嘗一言及於黨論歧異者云.
해석
李叅奉匡呂, 文章奇偉士也.
참봉 이광려는 문장이 기이하고 위대한 선비다.
先君之寓平谿也, 嘗與芝溪公,
선군께서 평계에 사실 적에 일찍이 지계공 이재성(李在誠)과 함께
聯袂過鄰衕, 見人家柴門內有小車.
소매를 끌며 이웃 마을을 지나다 인가의 사립문 안에 작은 수레가 있는 걸 보셨다.
制頗精工, 就視之.
만듦새가 정밀하고도 솜씨가 좋아 나아가 자세히 보셨다.
主人下堂迎笑曰: “君豈非朴燕巖乎? 吾乃李匡呂也.”
주인이 마루에서 내려와 웃으며 “그댄 박연암이 아니신가? 나는 이광려랄세.”라고 맞이했다.
遂上堂坐, 輒論文章.
드디어 마루에 올라 앉고 문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셨다.
先君問之曰: “君平生讀書, 識得幾個字?”
선군께서 “그대는 평생 독서를 했는데 아는 글자가 몇 개나 됩니까?”라고 물었다.
座客皆大駭, 心笑之曰:
앉아 있던 손님들이 모두 크게 놀라며 내심 비웃으며 말했다.
“孰不知李公文章博洽士也?”
“누군들 이공의 문장이 박학하여 두루 알려진 선비란 걸 모르겠소?”
李公點檢良久語曰: “僅識得三十餘字.”
이공께선 상황을 살피고 한참 지나 “겨우 30여자를 알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座客又大駭, 不知其何謂也.
앉아 있던 손님들이 또한 크게 놀라며 무얼 말하는지 몰라 했다.
自是李公定爲一言知己, 頻頻來訪.
이때로부터 이공은 맘을 정해 한 마디 말로 지기가 되어 번번히 집으로 찾아왔다.
有新成詩文, 必袖以請評.
새로 지은 시와 문이 있으면 반드시 소매에 넣고 와서 평론을 청하기도 했다.
每先君過訪, 必盥手設時菓于案上曰:
매번 선군께서 지나다 들르면 반드시 손을 씻고 다과상에 제철 과일을 준비하고서 말했다.
“此待尊賓禮也.”
“이것이 존경하는 손님을 대우하는 예법입니다.”
談辨竟日,
이야기로 논변하며 하루를 마치더라도
일찍이 한 마디 말로 당론의 다름을 언급하진 않았다고 한다.
인용
- 연암은 노론이고 이광려는 소론으로서 서로 당파가 달랐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며 이야기 하느라 당파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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