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영사시를 폄하한 고영수의 시관을 비판하며
이산보시의(李山甫詩議)
詩話載, 李山甫「覽漢史」詩曰: “王莽弄來曾半沒, 曹公將去便平沈.” 余意謂此可句也, 有高英秀者譏之曰: “是破船詩也.”
余意凡詩言物之體, 有不言其體而直言其用者. 山甫之寓意, 殆必以漢爲之船而直言其用曰: “半沒平沈.”
若其時而山甫在而言曰: “汝以吾詩爲破船詩然也. 余以漢擬之船而言之也, 而善乎子之能知也.” 則爲英秀者, 何辭以答之也?
詩話亦以英秀爲惡喙薄徒, 則未必用其言也.
해석
詩話載,
시화에 실려 있는
李山甫「覽漢史」詩曰: “王莽弄來曾半沒, 曹公將去便平沈.”
이산보의 「람한사(覽漢史)」 시는 다음과 같다.
王莽弄來曾半沒 | 왕망【왕망(王莽): 중국의 전한(前漢)을 타도하고 임금이 된 사람(재위 : 8~22). 5년 평제(平帝)를 죽이고 영(嬰)을 왕위에 오르게 하여 자기는 섭황제(攝皇帝)가 되었다가 8년에는 스스로 신황제(新皇帝)라 일컫고, 9년(고구려 유리왕 28)에는 나라 이름을 신(新), 연호를 시건국(始建國)이라 하였다. 23년 왕망은 신나라를 세운 지 15년만에 유수(劉秀ㆍ후한광무後漢光武)에게 곤양(昆陽)에서 패하여 죽자 나라는 망하고 후한(後漢)이 시작되었다.】이 장난스레 오니 일찍이 반쯤 침몰했고 |
曹公將去便平沈 | 조조가 가지고 떠나니 곧 완전 잠겼네. |
余意謂此可句也,
나는 이것이 괜찮은 구절이라 생각했는데
有高英秀者譏之曰: “是破船詩也.”
고영수란 사람이 그걸 비난하며 “이것은 배가 부서진 것에 관한 시라네.”라고 말했다.
余意凡詩言物之體,
내가 생각할 때 대체로 시는 사물의 몸[體]를 말하기도 하지만
有不言其體而直言其用者.
체(體)를 말하지 않고 다만 쓰임[用]을 말하는 것도 있다.
몸[體] | 드러난 모습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함축하여 표현 |
쓰임[用] | 함축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 |
山甫之寓意,
산보의 우의는
殆必以漢爲之船而直言其用曰: “半沒平沈.”
거의 반드시 한나라로 배를 삼아 다만 쓰임을 “반쯤 잠겼고 완전 가라앉았네.”라고 말한 것이다.
若其時而山甫在而言曰:
만약 이때에 산보가 있어
“汝以吾詩爲破船詩然也.
“네(고영수)가 나의 시를 파선시라 여긴 것은 그럴 만하다.
余以漢擬之船而言之也, 而善乎子之能知也.”
나는 한나라로 배에 빗대어 그걸 말한 것이니, 잘하는 구나! 그대의 알아볼 수 있음이여.”라고 말했다면
則爲英秀者, 何辭以答之也?
영수라는 사람은 어떤 말로 그걸 대답했을꼬?
詩話亦以英秀爲惡喙薄徒,
시화는 또한 영수를 입이 걸고 보잘 것 없는 무리로 삼았다면
則未必用其言也.
그 말을 쓸 필요도 없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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