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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안의에 있을 때 ‘오랑캐를 따른다’는 비난을 받다 - 1. 몽고의 풍속을 바로잡았지만 비난을 사다 본문

문집/과정록

안의에 있을 때 ‘오랑캐를 따른다’는 비난을 받다 - 1. 몽고의 풍속을 바로잡았지만 비난을 사다

건방진방랑자 2020. 4. 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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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몽고의 풍속을 바로잡았지만 비난을 사다

 

先君嘗病吾東婦人服飾及童子辮髮專襲蒙古. 高麗忠宣王, 而歸也, 效其俗, 辮髮而出. 當時士大夫郊迎者, 皆飮泣不忍見. 其後國俗因襲不改, 流弊至今. 吾東雖嚴於尊攘, 而此等陋俗, 恬不知恥.

及宰安義, 桐溪鄭先生之鄕也. 先生之斥和歸鄕也, 童子皆令解辮雙髻. 尤菴先生之居巴串也, 亦用此制, 盖深痛一世之不復識華制也. 又其鄕之賢士劉君處一, 林葛川盧玉溪之所嘗被服者, 朱子野服, 爲素衣玄純之制, 先君愛其高雅, 荷堂竹館, 時或以燕居焉, 知印童子之辮髮者, 皆令解而丱之. 不肖亦以四袿雙丱髻, 侍側焉, 皆先君好古曠惑之意.

而鄰宰過客, 皆瞠其駭俗也. 且荷堂甎築, 亦涉刱見, 或戲問曰: “此皆胡制歟?” 先君哂鹵莽, 而不與辨.

 

 

 

 

해석

先君嘗病吾東婦人服飾及童子辮髮專襲蒙古.

선군께서 일찍이 우리나라 부인의 복식과 아이들의 머리를 뒤로 땋는 것이 몽고를 온전히 답습한 걸 걱정하셨다.

 

高麗忠宣王[각주:1], 而歸也,

대체로 고려 충선왕께서 원나라로부터 귀국하실 적에

 

效其俗, 辮髮而出.

그 풍속을 본받아 머리를 땋고서 돌아오셨다.

 

當時士大夫郊迎者, 皆飮泣不忍見.

당시의 사대부로 들판에서 맞이하던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마시며 차마 보질 못했었다.

 

其後國俗因襲不改, 流弊至今.

그 후로 나라의 풍속은 그대로 전해지고 고쳐지지 않아 나쁜 풍속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吾東雖嚴於尊攘,

우리나라는 비록 중화를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침에 엄격했지만

 

而此等陋俗, 恬不知恥.

이런 등등의 나쁜 풍속은 편안히 여기며 부끄러워할 줄을 모른다.

 

及宰安義, 桐溪鄭先生之鄕也.

안의현감으로 재임하였는데 안의는 동계 정온(鄭蘊, 1569~1641)의 고향이다.

 

先生之斥和歸鄕也,

선생은 병자호란 때 오랑캐를 배척하자고 주장하셨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귀향하셨고

 

童子皆令解辮雙髻.

아이들의 뒤로 땋은 머리를 풀고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 총각을 틀게 하셨다.

 

尤菴先生之居巴串也, 亦用此制,

우암선생이 파곶[각주:2]에 거처할 때 또한 이 제도를 사용했으니

 

盖深痛一世之不復識華制也.

대체로 깊이 한 세상이 중화의 제도를 모르는 걸 애통하셨던 것이다.

 

又其鄕之賢士劉君處一, 林葛川盧玉溪之所嘗被服者,

또한 시골의 어진 선비인 유처일이 임갈천(林薰)과 옥계 노진(盧禛)이 일찍이 입던 옷을 따라서

 

朱子野服, 爲素衣玄純之制,

주자의 거친 옷을 모방하여 평상복으로 검은 가선[각주:3]을 두르는 제도를 삼았다.

 

先君愛其高雅, 荷堂竹館,

선군께서 고상하고 우아한 걸 사랑해 하풍죽로당에 계실 적에

 

時或以燕居焉,

그 때에 간혹 이 옷을 입고 계셨고

 

知印童子之辮髮者, 皆令解而丱之.

지인동자[각주:4]로 머리를 뒤로 땋은 사람을 모두 머리를 풀고 양 갈래로 총각을 틀게 하셨다.

 

不肖亦以四袿雙丱髻, 侍側焉,

나도 또한 사규삼[각주:5]을 하고 양 갈래 상투를 틀고서 옆에서 모셨으니

 

皆先君好古曠惑之意.

모두 선군께서 예스러운 걸 좋아하고 미혹된 걸 밝히고자 한 뜻이었다.

 

而鄰宰過客, 皆瞠其駭俗也.

이웃의 관리나 지나는 손님들은 모두 해괴한 풍속이라 보았다.

 

且荷堂甎築, 亦涉刱見,

또한 벽돌로 만든 하풍죽로당이 더욱 처음 보는 것이라

 

或戲問曰: “此皆胡制歟?”

혹자는 장난스레 이것은 모두 오랑캐의 제도인가요?”라고 물었다.

 

先君哂鹵莽, 而不與辨.

선군께선 경거망동함을 비웃으시며 함께 변론하진 않으셨다.

 

 

인용

전문

 

 

 

  1. 충선왕(忠宣王): 고려 26대 왕, 생몰시기는 1275-1325이고 재위는 1308-1313이다. [본문으로]
  2. 충북 청주의 파곶산(巴串山) [본문으로]
  3. 가선: 옷의 가장자리를 다른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본문으로]
  4. 지인동자(知印童子): 고을 원의 관인(官印)을 관리하던 아이로 통인(通引)과 같은 말이다. [본문으로]
  5. 사규삼(四袿衫): 조선시대 남자 아이의 평상복으로, 옷자락이 네 쪽으로 갈라져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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