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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군응하만(金將軍應河輓)
송영구(宋英耈)
皇帝四十七秊春 | 황제 47년(1619) 늦봄에 |
薄伐奴酋命將帥 | 오랑캐를 정벌하라 2 장수에게 명하셨다. |
我國曾荷再造恩 | 우리나라는 일찍이 ‘재조은 3(다시 지어준 은혜)’를 져서 |
二萬兵因檄徵起 | 2만의 병사가 격문으로 인해 불러 일으켰네. |
將軍脫穎爲營將 | 장군은 재주가 뛰어나 4 군영의 우두머리가 되었지만 |
人不知其死所矣 | 사람들은 그가 죽을 곳을 알지 못했네. |
披甲上馬渡江去 |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강을 건너 떠나니 |
戰陣無勇其心愧 | 적진에서 용기 없음을 마음으로 부끄러워했지. |
天兵謂虜在目中 | 명나라 군사가 말했네. “오랑캐가 눈 안에 있으니 |
要入虎穴得虎子 | 요컨대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지.” |
期會未成綿竹計 | 모이길 기약했지만 면죽 5의 계책은 이루질 못하고 |
進退先誤兵家事 | 진퇴에 먼저 병가의 일을 오판했네. |
或喜首功而輕進 | 혹은 공을 먼저 이루는 걸 기뻐하여 경솔히 나가고 |
或欲投降無鬬志 | 혹은 투항하려 해서 싸울 뜻 없었네. |
前鋒陷沒後軍潰 | 전면의 예봉이 함몰되고 후군이 무너지니 |
萬疊山中更何恃 | 만 겹의 산 속에서 다시 무얼 믿으리오. |
將軍雖奮十倍勇 | 장군이 비록 10배의 용맹을 떨치더라도 |
已無英雄用武地 | 이미 영웅이 무용을 떨칠 땅은 없어라. |
勝與不勝能無懼 | 이김과 이기지 못함을 두려워할 게 없이 |
怒髮衝冠裂目眥 | 성난 머리털이 투구 찌르며 찢어진 눈으로 노려보네. |
大柳之下如負嵎 | 큰 버들개지 아래서 모퉁이 등지고 |
手持彊弓腰佩矢 | 손으로 굳센 활 가지고 허리엔 활을 찼다네. |
身當萬刃芟伐中 | 몸으론 뭇 칼날 베는 걸 감당하는 중이니 |
屹若長松風雪裏 | 우뚝한 것이 바람과 눈속의 큰 소나무인 듯하네. |
䠶則貫兮貫必雙 | 쏜 화살이 꿰뚫음이여 꿰뚫음은 반드시 두 명이었으니 |
賊將死者非一二 | 적 장수로 죽은 이가 한 둘이 아니었네. |
胡奴不敢直前來 | 오랑캐는 감히 곧장 앞으로 나가지 못하다가 |
聞喝驚彈皆走避 | 고함소리 듣고 놀라 꺼리며 모두 도주한다네. |
且戰不至我獨死 | 또한 싸운다면 나만이 홀로 죽는 데에 이르지 않을 것이고 |
且退亦足成壁壘 | 또한 후퇴한다면 또한 성벽과 보루 이루기에 족하리. |
然無蚍蜉蟻子援 | 그러나 개미 같은 구원병 없으니 |
彼蒼天乎奈於此 | 저 푸른 하늘이여! 여기에서 어이할꼬. |
矢盡弓摧力又竭 | 활도 없어졌고 궁고 꺾였으며 힘 또한 다하여 |
一掬餘存唯義氣 | 한 움켜쥐어 남아 있는 건 오직 의기뿐이라네. |
天日慘慘忽黃昏 | 하늘도 서글픈 지 문득 황혼이 되어 |
悲風蕭蕭血壯士 | 슬픈 바람이 쏴아아 부니 장사의 피 뿌려지네. |
身雖寸斷寸寸斷 | 몸은 비록 마디로 끊어지고 마디 마디 끊어지더라도 |
履胡一心猶未已 | 오랑캐 짓밟을 한 마음은 오히려 그치질 않으리. |
兵不用命罪孥戮 | 병사가 명대로 하지 못하면 죄는 처자에게까지 연좌되더라도 6 |
百夫千夫何乃爾 | 100~1000명의 남편들 어이할 것인가? |
提督自焚遊擊縊 | 제독은 스스로 분신했고 유격장은 목매었으며 |
元帥兩將坐而視 | 원수와 두 명의 장수는 앉아서만 보네. |
苟無將軍此一死 | 진실로 장군이 이런 한 번의 죽음이 없었더라면 |
孰謂吾邦知禮義 | 누가 우리나라가 예의를 안다고 말하리오. |
生不長生必有死 | 살아도 길게 살지 못하고 반드시 죽으니, |
死如此死死不死 | 죽음이 이런 죽음이라면 죽어도 죽는 게 아니라네. |
非徒天下盡知名 | 천하가 모두 이름을 알 뿐만이 아니라 |
凡有血氣皆稱美 | 무릇 혈기 있는 이들이 모두 미명(美名)을 칭송하기까지 하니. |
啓行襃錄乃舊典 | 실천한 것을 기린 기록은 옛 관례대로 한 것이니 |
判書追榮特降旨 | 판서로 직위를 올리려 7 특별히 교지를 내렸네. |
妻封弟郡皆異數 | 아내는 봉해지고 아우는 군수가 되었으니 모두 특별한 예우이고 8 |
墓軍資糧亦恩賜 | 조묘군 9의 양식까지도 또한 은혜로이 하사하셨네. |
魂兮歸來莫遠遊 | 혼이여 멀리 가지 마시고 돌아오소서. |
古月狂風無處寄 | 오랑캐의 미친 바람에 기거할 곳 없을 터이니. |
魂兮歸來不如家 | 혼이여 집으로 가지 마시고 돌아오소서. |
谷有幽蘭洲有芷 | 골짜기에 그윽한 난초향기가 있고 못엔 지초향기가 있는 곳으로. |
應還故國效結艸 | 응당 고국으로 돌아와 결초보은을 본받아야지, |
豈向沙場爲厲鬼 | 어찌 사막을 향해 노기 찬 귀신이 되려오? |
新祠香火不盡哀 | 새로운 사당의 향불은 다하지 않는 슬픔이고 |
舊壠松楸無限淚 | 옛 언덕의 소나무와 가래나무는 무한한 눈물이네. |
楓林靑黑去來時 | 단풍나무 숲의 푸르고 검은 것이 가고 오는 때에 |
聖主恩深知也未 | 성스런 임금의 은혜, 깊음 알겠지요?「瓢翁先生遺稿」 卷之二 |
인용
- 김응하(金應河): 1580~1619. 자는 경의(景義). 본관은 안동(安東)으로 고려의 명장 김방경(金方慶)의 후손이다. 광해군 11년(1619)에 명의 요청으로 파병을 할 때 도원수 강홍립(姜弘立)의 좌영장(左營將)으로 참여했다, 심하(深河) 전투에서 며오가 조선의 연합군이 청군에 패하고 강홍립은 청군에 투항했는데 그는 끝까지 싸워 비장한 최후를 마쳤다. [본문으로]
- 박벌(薄伐): "오랑캐를 가볍게 쳐서(薄伐玁狁)"라는 구절이 있는데, 주(周)의 선왕(宣王)이 오랑캐를 물리친 것을 칭송한 시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유월(六月)」 [본문으로]
- 재조은(再造恩): ’망하게 된 국가를 구해준 은혜‘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 탈영(脫穎): 송곳의 끝이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으로, 자신의 재능을 다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사기(史記)』 제76권 「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 "평원군이 말하기를, '무릇 현사(賢士)가 이 세상에 처함에 있어서는 비유하자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다. 그 끝이 드러나지 않으면……'이라 하자, 모수(毛遂)가 말하기를, '신을 오늘 주머니 속에 처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로 하여금 일찌감치 주머니 속에 처하게 하였더라면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와서[穎脫而出] 끝이 보이는 정도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였다." 하였다. [본문으로]
- 면죽(綿竹): 중국 사천성(泗川省)의 지명. 삼국시대 위(魏)의 등애(鄧艾)가 촉(蜀)을 칠 때 험한 길을 통과해 면죽으로 들어가 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본문으로]
- 노륙(孥戮): 예전에, 남편이나 아버지의 죄 때문에 아내나 아들까지 함께 사형에 처하는 것을 이르던 말 [본문으로]
- 추영(追榮): 예전에, 종이품 이상인 벼슬아치의 죽은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에게 벼슬의 직위를 내리는 일을 이르던 말 [본문으로]
- 이수(異數): 특별한 예우 [본문으로]
- 조묘군(造墓軍): 덤을 만드는 일을 하던 사람. 왕실의 무덤은 주로 무덤 자리 주변 지역의 백성들이 역(役)으로 동원되었으나, 조선 후기에는 일꾼을 사서 부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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