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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구 - 김장군응하만(金將軍應河輓)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송영구 - 김장군응하만(金將軍應河輓)

건방진방랑자 2021. 8. 1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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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금에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김응하 장군[각주:1]

김장군응하만(金將軍應河輓)

 

송영구(宋英耈)

 

皇帝四十七秊春 황제 47(1619) 늦봄에
薄伐奴酋命將帥 오랑캐를 정벌하라[각주:2] 장수에게 명하셨다.
我國曾荷再造恩 우리나라는 일찍이 재조은[각주:3](다시 지어준 은혜)를 져서
二萬兵因檄徵起 2만의 병사가 격문으로 인해 불러 일으켰네.
將軍脫穎爲營將 장군은 재주가 뛰어나[각주:4] 군영의 우두머리가 되었지만
人不知其死所矣 사람들은 그가 죽을 곳을 알지 못했네.
披甲上馬渡江去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강을 건너 떠나니
戰陣無勇其心愧 적진에서 용기 없음을 마음으로 부끄러워했지.
天兵謂虜在目中 명나라 군사가 말했네. “오랑캐가 눈 안에 있으니
要入虎穴得虎子 요컨대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지.”
期會未成綿竹計 모이길 기약했지만 면죽[각주:5]의 계책은 이루질 못하고
進退先誤兵家事 진퇴에 먼저 병가의 일을 오판했네.
或喜首功而輕進 혹은 공을 먼저 이루는 걸 기뻐하여 경솔히 나가고
或欲投降無鬬志 혹은 투항하려 해서 싸울 뜻 없었네.
前鋒陷沒後軍潰 전면의 예봉이 함몰되고 후군이 무너지니
萬疊山中更何恃 만 겹의 산 속에서 다시 무얼 믿으리오.
將軍雖奮十倍勇 장군이 비록 10배의 용맹을 떨치더라도
已無英雄用武地 이미 영웅이 무용을 떨칠 땅은 없어라.
勝與不勝能無懼 이김과 이기지 못함을 두려워할 게 없이
怒髮衝冠裂目眥 성난 머리털이 투구 찌르며 찢어진 눈으로 노려보네.
大柳之下如負嵎 큰 버들개지 아래서 모퉁이 등지고
手持彊弓腰佩矢 손으로 굳센 활 가지고 허리엔 활을 찼다네.
身當萬刃芟伐中 몸으론 뭇 칼날 베는 걸 감당하는 중이니
屹若長松風雪裏 우뚝한 것이 바람과 눈속의 큰 소나무인 듯하네.
䠶則貫兮貫必雙 쏜 화살이 꿰뚫음이여 꿰뚫음은 반드시 두 명이었으니
賊將死者非一二 적 장수로 죽은 이가 한 둘이 아니었네.
胡奴不敢直前來 오랑캐는 감히 곧장 앞으로 나가지 못하다가
聞喝驚彈皆走避 고함소리 듣고 놀라 꺼리며 모두 도주한다네.
且戰不至我獨死 또한 싸운다면 나만이 홀로 죽는 데에 이르지 않을 것이고
且退亦足成壁壘 또한 후퇴한다면 또한 성벽과 보루 이루기에 족하리.
然無蚍蜉蟻子援 그러나 개미 같은 구원병 없으니
彼蒼天乎奈於此 저 푸른 하늘이여! 여기에서 어이할꼬.
矢盡弓摧力又竭 활도 없어졌고 궁고 꺾였으며 힘 또한 다하여
一掬餘存唯義氣 한 움켜쥐어 남아 있는 건 오직 의기뿐이라네.
天日慘慘忽黃昏 하늘도 서글픈 지 문득 황혼이 되어
悲風蕭蕭血壯士 슬픈 바람이 쏴아아 부니 장사의 피 뿌려지네.
身雖寸斷寸寸斷 몸은 비록 마디로 끊어지고 마디 마디 끊어지더라도
履胡一心猶未已 오랑캐 짓밟을 한 마음은 오히려 그치질 않으리.
兵不用命罪孥戮 병사가 명대로 하지 못하면 죄는 처자에게까지 연좌되더라도[각주:6]
百夫千夫何乃爾 100~1000명의 남편들 어이할 것인가?
提督自焚遊擊縊 제독은 스스로 분신했고 유격장은 목매었으며
元帥兩將坐而視 원수와 두 명의 장수는 앉아서만 보네.
苟無將軍此一死 진실로 장군이 이런 한 번의 죽음이 없었더라면
孰謂吾邦知禮義 누가 우리나라가 예의를 안다고 말하리오.
生不長生必有死 살아도 길게 살지 못하고 반드시 죽으니,
死如此死死不死 죽음이 이런 죽음이라면 죽어도 죽는 게 아니라네.
非徒天下盡知名 천하가 모두 이름을 알 뿐만이 아니라
凡有血氣皆稱美 무릇 혈기 있는 이들이 모두 미명(美名)을 칭송하기까지 하니.
啓行襃錄乃舊典 실천한 것을 기린 기록은 옛 관례대로 한 것이니
判書追榮特降旨 판서로 직위를 올리려[각주:7] 특별히 교지를 내렸네.
妻封弟郡皆異數 아내는 봉해지고 아우는 군수가 되었으니 모두 특별한 예우이고[각주:8]
墓軍資糧亦恩賜 조묘군[각주:9]의 양식까지도 또한 은혜로이 하사하셨네.
魂兮歸來莫遠遊 혼이여 멀리 가지 마시고 돌아오소서.
古月狂風無處寄 오랑캐의 미친 바람에 기거할 곳 없을 터이니.
魂兮歸來不如家 혼이여 집으로 가지 마시고 돌아오소서.
谷有幽蘭洲有芷 골짜기에 그윽한 난초향기가 있고 못엔 지초향기가 있는 곳으로.
應還故國效結艸 응당 고국으로 돌아와 결초보은을 본받아야지,
豈向沙場爲厲鬼 어찌 사막을 향해 노기 찬 귀신이 되려오?
新祠香火不盡哀 새로운 사당의 향불은 다하지 않는 슬픔이고
舊壠松楸無限淚 옛 언덕의 소나무와 가래나무는 무한한 눈물이네.
楓林靑黑去來時 단풍나무 숲의 푸르고 검은 것이 가고 오는 때에
聖主恩深知也未 성스런 임금의 은혜, 깊음 알겠지요?瓢翁先生遺稿卷之二

 

 

 

 

인용

목차

해설

 
  1. 김응하(金應河): 1580~1619. 자는 경의(景義). 본관은 안동(安東)으로 고려의 명장 김방경(金方慶)의 후손이다. 광해군 11년(1619)에 명의 요청으로 파병을 할 때 도원수 강홍립(姜弘立)의 좌영장(左營將)으로 참여했다, 심하(深河) 전투에서 며오가 조선의 연합군이 청군에 패하고 강홍립은 청군에 투항했는데 그는 끝까지 싸워 비장한 최후를 마쳤다. [본문으로]
  2. 박벌(薄伐): "오랑캐를 가볍게 쳐서(薄伐玁狁)"라는 구절이 있는데, 주(周)의 선왕(宣王)이 오랑캐를 물리친 것을 칭송한 시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유월(六月)」 [본문으로]
  3. 재조은(再造恩): ’망하게 된 국가를 구해준 은혜‘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4. 탈영(脫穎): 송곳의 끝이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으로, 자신의 재능을 다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사기(史記)』 제76권 「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 "평원군이 말하기를, '무릇 현사(賢士)가 이 세상에 처함에 있어서는 비유하자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다. 그 끝이 드러나지 않으면……'이라 하자, 모수(毛遂)가 말하기를, '신을 오늘 주머니 속에 처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로 하여금 일찌감치 주머니 속에 처하게 하였더라면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와서[穎脫而出] 끝이 보이는 정도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였다." 하였다. [본문으로]
  5. 면죽(綿竹): 중국 사천성(泗川省)의 지명. 삼국시대 위(魏)의 등애(鄧艾)가 촉(蜀)을 칠 때 험한 길을 통과해 면죽으로 들어가 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본문으로]
  6. 노륙(孥戮): 예전에, 남편이나 아버지의 죄 때문에 아내나 아들까지 함께 사형에 처하는 것을 이르던 말 [본문으로]
  7. 추영(追榮): 예전에, 종이품 이상인 벼슬아치의 죽은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에게 벼슬의 직위를 내리는 일을 이르던 말 [본문으로]
  8. 이수(異數): 특별한 예우 [본문으로]
  9. 조묘군(造墓軍): 덤을 만드는 일을 하던 사람. 왕실의 무덤은 주로 무덤 자리 주변 지역의 백성들이 역(役)으로 동원되었으나, 조선 후기에는 일꾼을 사서 부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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