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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눌 - 사월십오일(四月十五日)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이안눌 - 사월십오일(四月十五日)

건방진방랑자 2021. 8. 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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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일에 동래를 뒤흔든 곡소릴 듣고

415(四月十五日)

 

이안눌(李安訥)

 

四月十五日 平明家家哭 415일 새벽 집집마다 곡소리.
天地變簫瑟 凄風振林木 천지 스산하게 변했고 처량한 바람 숲을 뒤흔드네.
驚怪問老吏 哭聲何慘怛 놀라고 괴이하여 늙은 관리에게 물었네. “통곡소리 어째서 저리 슬픈가?
壬辰海賊至 是日城陷沒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와 이 날 성이 함락 당했습죠.
惟時宋使君 堅壁守忠節 오직 이때에 송상현(宋象賢)[각주:1] 사또[각주:2]만이 성벽을 굳건히 해서 충절을 지켜
闔境驅入城 同時化爲血 동래 백성[각주:3]이 빨리 성에 들어와 한 날 한시 죽었답니다.
投身積屍底 千百遺一二 쌓인 시체 더미 아래로 파고든 1000명 중 1~2명만 살아 남았으니,
所以逢是日 設奠哭其死 이 날이 되면 설전[각주:4]하고 죽은 이를 곡합니다.
父或哭其子 子或哭其父 아비는 혹 자식을 곡하고 자식은 혹 아비를 곡하며
祖或哭其孫 孫或哭其祖 할배는 혹 손자를 곡하고 손자는 혹 할배를 곡합니다.
亦有母哭女 亦有女哭母 또한 어미가 딸을 곡하고 또한 딸이 어미를 곡하며,
亦有婦哭夫 亦有夫哭婦 또한 아내는 남편을 곡하기고 또한 남편은 아내를 곡하며
兄弟與姊妹 有生皆哭之 형제와 자매 건 살아 있는 이가 모두 곡을 합니다.”
蹙額聽未終 涕泗忽交頤 이마를 찡그리며 끝까지 듣질 못하고 눈물과 콧물이 갑자기 범벅이 됐는데,
吏乃前致詞 有哭猶未悲 관리가 이내 다시 말했네. “곡하는 건 오히려 덜 슬프지요.
幾多白刃下 擧族無哭者 서슬 퍼런 칼날 아래 죽은 자가 얼마나 많은지 온 집안에 곡할 사람 없기보단요.”東岳先生集卷之八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기세를 높이기 위해 복고풍을 차용하다

소화시평 하권25 후기

해설

 

 
  1. 송상현(宋象賢): 본관 여산(礪山). 자 덕구(德求). 호 천곡(泉谷)·한천(寒泉). 시호 충렬(忠烈). 조선 중기의 문신.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로 재직하였고 왜적을 맞아 싸우다 전사했다. 사후 충렬이라는 시호가 내려졌고 동래 충렬사에 제향됨. [본문으로]
  2. 사군(使君): 나라의 사명을 받들고 온 지방관리를 높이어 일컫던 말 [본문으로]
  3. 합경(闔境): 지경 안의 전부. 구역 안의 온통 [본문으로]
  4. 설전(設奠): 전물(奠物)을 설치하는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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