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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의 군영으로 달려가는 김생을 전송하며 김생의 노래를 지어 그에게 주다
송김생부수주행영작김생가증지(送金生赴愁州行營作金生歌贈之)
신광수(申光河)
龍城筆工漢陽客 | 용성(남원)의 붓 만드는 서울의 나그네가 |
自言姓金名元鐸 | 스스로 말하네. “성은 김이고 이름은 원탁이오.” |
入門索酒麤豪甚 | 문에 들어와 술을 찾는데 거칠고 호쾌하기 심해서 |
我始不信心不樂 | 나는 처음엔 미더워 않았고 내심 즐겁지가 않았는데 |
置之一月得其人 | 한 달에 곁에 두고서야 그 사람을 알았으니 |
直性如矢物不隔 | 곧은 성품이 화살 같아 사물 중 가로막을 게 없다네. |
自甘貧賤不辭勞 | 스스로 빈천을 달갑게 여기고 수고로움을 사양치 않아 |
百日製筆凡幾束 | 100일에 붓 만들며 대체 몇 개 묵었던가? |
用心精細秋毫內 | 마음 씀이 가을 터럭만큼이나 정밀하고 세밀하여 |
不求容美先去惡 | 용모의 좋음을 구하지 않고 먼저 나쁜 것을 제거하니 |
諸葛雞距此其亞 | 제갈량의 계거필 1이 맞먹고 |
右軍鼠鬚眞堪敵 | 황희지의 쥐수염붓이 참으로 맞먹을 만하네. |
問君緣何此流落 | 물었네. “그대의 인연이 어떠하길래 이토록 유랑하는가?” |
酒酣以往話疇昔 | 술이 취하자 지난 일로 옛 일을 말하네. |
使酒不數韓寶童 | “술에 부림받아 한보동에게 헤아림받지 못했지만 |
折節交遊黃尉宅 | 절개 굽혀 황위택에 교유했습니다. |
含春苑裡杏花白 | 함춘원 속 살구꽃은 희고 |
昌慶宮前柳色碧 | 창경궁 앞 버들개지 푸르니 |
鬪鷄走狗氣無前 | 닭싸움과 개 경주는 기가 앞설 게 없고 |
淸歌妙舞樂未極 | 맑은 가락 오묘한 춤에 음악은 끝이 없었죠. |
忽然棄之入名山 | 문득 그것들 버리고 명산에 들어가니 |
西過妙香南楓嶽 | 서쪽으로 묘향산 지나고 남쪽으로 묘향 지나 |
西湖山南二千里 | 충청도 산 남쪽의 2천 리 |
千厓萬壑遍行跡 | 천 길 벼랑에 일 만 골짜기 두루 다녔답니다. |
如今漂泊窮荒北 | 지금처럼 표류하며 황량한 북쪽에 닿아 |
破衣敝冠人不識 | 해진 옷과 낡은 관이니 사람들이 알질 못하죠. |
人生哀樂眞須臾 | 인생의 슬픔과 기쁨은 참으로 잠시이니 |
回首長安事如昨 | 머리 돌리면 서울의 일이 어제 같죠. |
路逢鄕人拜傴僂 | 길에서 고향 사람 만나면 구부리듯 절하고 |
自稱筆工而僕役 | 스스로 ‘붓 만드는 장인’이라 말하며 머슴의 일을 했죠. |
使君地主爭招致 | 사또와 지주가 다투어 불러 가고 |
兵馬節度交書牘 | 병마절도가 편지로 사귄 답니다.” |
諸公取才兼取人 | 여러 권력자들이 재주를 취하고 겸하여 사람을 취함에 |
聞君行事皆嘆息 | 그대의 지난 일 들어보니 모두 탄식이라네. |
今年年饑民大殺 | 올해는 흉년으로 백성들이 대부분 죽었고 |
妻子嗷嗷向天哭 | 처자식들이 아우성치며 하늘을 향해 곡하네. |
新結茅茨滄海崖 | 새로 푸른 바다 벼랑에 이엉 엮으니 |
北風捲雪空四壁 | 북풍이 눈 몰아오고 네 벽은 휑하네. |
生胡騎馬欲何之 | 김생은 어찌 말을 타고 어딜 가려하는가? |
愁州北去路三百 | 수주의 북쪽 300리 길 떠나죠. |
吾聞主將仁且惠 | 내가 듣기로 사또는 인하고 은혜로우니 |
生去勿留還且速 | 김생은 떠나거들랑 머물지 말고 돌아오길 또한 빨리 하시라. 『震澤集』 卷6 |
인용
- 계거(鷄距) : 붓의 이칭이다. 털이 짧은 붓이 닭의 뒤 발톱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백거이(白居易)의 「계거필부(鷄距筆賦)」에 "발 중에서 건장한 것은 닭의 발이요, 털 중에서 굳센 것은 토끼털이다."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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