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것
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 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 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
說, 音悅. 忖, 七本反. 度, 待洛反. 夫我之夫, 音扶.
○ 詩小雅「巧言」之篇. 戚戚, 心動貌. 王因孟子之言, 而前日之心復萌, 乃知此心不從外得, 然猶未知所以反其本而推之也.
曰: “有復於王者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曰: “否.”
與, 平聲.
○ 復, 白也. 鈞, 三十斤. 百鈞, 至重難擧也. 羽, 鳥羽. 一羽, 至輕易擧也. 秋毫之末, 毛至秋而末銳, 小而難見也. 輿薪, 以車載薪, 大而易見也. 許, 猶可也.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爲不之爲, 去聲.
○ ‘今恩’以下, 又孟子之言也. 蓋天地之性, 人爲貴. 故人之與人, 又爲同類而相親. 是以惻隱之發, 則於民切而於物緩; 推廣仁術, 則仁民易而愛物難. 今王此心能及物矣, 則其保民而王, 非不能也, 但自不肯爲耳.
曰: “不爲者與不能者之形何以異?”
曰: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我不能’,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語人曰‘我不能’, 是不爲也, 非不能也. 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
語, 去聲. 爲長之爲, 去聲. 長, 上聲. 折, 之舌反.
○ 形, 狀也. 挾, 以腋持物也. 超, 躍而過也. 爲長者折枝, 以長者之命, 折草木之枝, 言不難也. 是心固有, 不待外求, 擴而充之, 在我而已. 何難之有?
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 老, 以老事之也. 吾老, 謂我之父兄. 人之老, 謂人之父兄. 幼, 以幼畜之也. 吾幼, 謂我之子弟. 人之幼, 謂人之子弟. 運於掌, 言易也.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加諸彼而已. 故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詩大雅「思齊」之篇. 刑, 法也. 寡妻, 寡德之妻, 謙辭也. 御, 治也. 不能推恩, 則衆叛親離, 故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與, 平聲.
○ 蓋骨肉之親, 本同一氣, 又非但若人之同類而已. 故古人必由親親推之, 然後及於仁民; 又推其餘, 然後及於愛物, 皆由近以及遠, 自易以及難. 今王反之, 則必有故矣. 故復推本而再問之.
權, 然後知輕重; 度, 然後知長短. 物皆然, 心爲甚. 王請度之!
度之之度, 待洛反.
○ 權, 稱錘也. 度, 丈尺也. 度之, 謂稱量之也. 言物之輕重長短, 人所難齊, 必以權度度之而後可見. 若心之應物, 則其輕重長短之難齊, 而不可不度以本然之權度, 又有甚於物者. 今王恩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 是其愛物之心重且長, 而仁民之心輕且短, 失其當然之序而不自知也. 故上文旣發其端, 而於此請王度之也.
해석
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 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 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
제선왕이 기뻐하며 말했다. “『시경』에 ‘타인이 소유한 마음을 내가 헤아린다.’고 하였는데, 부자를 두고 한 말인가 봅니다. 제가 이에 행동하고 돌이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나의 마음을 얻질 못했습니다. 그러나 부자께서 그걸 말씀해주시니 나의 마음에 상쾌함이 있습니다. 이 마음이 왕도에 부합하는 건 어째서입니까?”
說, 音悅. 忖, 七本反. 度, 待洛反. 夫我之夫, 音扶.
○ 詩小雅「巧言」之篇.
시는 소아 「교언」 편이다.
戚戚, 心動貌.
척척(戚戚)은 마음이 움직이는 모양이다.
王因孟子之言, 而前日之心復萌,
임금은 맹자의 말을 듣고 예전의 마음이 다시 싹텄다.
乃知此心不從外得,
그래서 이 마음이 밖으로부터 얻어진 게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然猶未知所以反其本而推之也.
오히려 그 근본을 돌이켜 그것을 넓혀야 한다는 건 알지 못했다.
曰: “有復於王者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曰: “否.”
맹자께서 “어떤 이가 임금님께 아뢰며 ‘나의 힘은 100균(3000근)을 들기에는 넉넉하지만 하나의 깃털을 들기엔 부족하며, 나의 시력은 가을 털의 끝부분을 보기엔 넉넉하지만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진 못합니다.’라고 한다면, 임금께선 그걸 허용해주시겠습니까?”라고 말씀하시니, 제선왕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與, 平聲.
○ 復, 白也.
복(復)은 아뢴다는 뜻이다.
鈞, 三十斤. 百鈞, 至重難擧也.
균(鈞)은 30근이다. 100균은 지극히 무거워 들기 어렵다.
羽, 鳥羽. 一羽, 至輕易擧也.
우(羽)는 새의 깃털로 한 깃털을 말하며 지극히 가벼워 들기 쉽다.
秋毫之末, 毛至秋而末銳, 小而難見也.
추호지말(秋毫之末)이란 털은 가을이 되면 끝이 가늘어지니, 작아 보기 어렵다.
輿薪, 以車載薪, 大而易見也.
려신(輿薪)은 수레에 실린 섶나무로 커서 잘 보인다.
許, 猶可也.
허(許)는 가(可)와 같은 뜻이다.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그러자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임금님의) 은혜가 넉넉히 짐승에게 이르렀는데도, 정치의 공이 백성에게 이르지 않음은 유독 어떤 까닭입니까? 그렇다면 하나의 깃털을 들지 않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고,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지 않는 것은 시력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백성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임금께서 왕도를 하지 않으심은 하지 않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爲不之爲, 去聲.
○ ‘今恩’以下, 又孟子之言也.
‘금은(今恩)’부터는 또 맹자의 말이다.
蓋天地之性, 人爲貴.
대개 천지의 성(性)은 사람이 귀함이 된다.
故人之與人, 又爲同類而相親.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에 대해서는 또한 같은 종류이기에 서로가 친한 것이다.
是以惻隱之發, 則於民切而於物緩;
그렇기 때문에 측은한 마음이 발동하는 것은 백성에겐 부지런하나 물건에겐 더디며,
推廣仁術, 則仁民易而愛物難.
인술을 확충한다면 백성을 사랑하는 건 쉬우나 물건을 사랑하는 건 어렵다.
今王此心能及物矣,
지금 임금은 이 마음이 생물에 닿았으니
則其保民而王, 非不能也,
백성들을 보호하고 왕도를 실천하지 않을 수 없으나,
但自不肯爲耳.
다만 스스로 기꺼이 하지 않을 뿐이었다.
曰: “不爲者與不能者之形何以異?”
제선왕이 “하지 않는 것과 못하는 것의 모습은 어떻게 다릅니까?”라고 물었다.
曰: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我不能’,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語人曰‘我不能’, 是不爲也, 非不能也. 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
맹자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 북해를 뛰어 건너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못한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진실로 못하는 것입니다.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못한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안 하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께서 왕도를 하지 않으심은 태산을 겨드랑이에 끼고 북해를 건너는 종류가 아니라, 임금께서 왕도를 하지 않으심은 나뭇가지를 꺾는 종류와 같습니다.
語, 去聲. 爲長之爲, 去聲. 長, 上聲. 折, 之舌反.
○ 形, 狀也.
형(形)은 형상이란 뜻이다.
挾, 以腋持物也. 超, 躍而過也.
협(挾)은 겨드랑이에 물건을 끼는 것이다. 초(超)는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爲長者折枝, 以長者之命,
위장자절지(爲長者折枝)는 어른의 명령 때문에
折草木之枝, 言不難也.
초목의 가지를 꺾는 것이니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是心固有, 不待外求,
이 마음은 고유한 것으로 밖에서 구할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擴而充之, 在我而已. 何難之有?
확충하면 나에게 있을 뿐이니, 어찌 어려울 게 있으랴?
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
우리 집의 어른을 어른으로 대우하여 남의 집 어른에게까지 이르게 하며, 우리 집의 아이를 아이로 대우하여 남의 집 아이에게까지 이르게 한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 老, 以老事之也.
노(老)는 노인으로 그를 섬긴다는 뜻이다.
吾老, 謂我之父兄. 人之老, 謂人之父兄.
오노(吾老)는 우리 집의 부형을 뜻한다. 인지노(人之老)는 남의 집 부형을 뜻한다.
幼, 以幼畜之也.
유(幼)는 어린이로 그를 기른다는 뜻이다.
吾幼, 謂我之子弟. 人之幼, 謂人之子弟.
오유(吾幼)는 우리 집 자제를 말한다. 인지유(人之幼)는 남의 집 자제를 뜻한다.
運於掌, 言易也.
손바닥에 놓고 움직인다는 말은 쉽다는 말이다.
『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加諸彼而已. 故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시경』에 ‘아내에게 본이 되어, 형제에게까지 이르게 하여 집과 나라를 다스린다’라고 했으니, 이 마음을 들어서 저기에 더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혜를 확충하면 사해를 보호할 수 있고, 은혜를 확충하지 못하면 처자식도 보호할 수 없습니다.
詩大雅「思齊」之篇.
시는 대아 「사제」의 편이다.
刑, 法也.
형(刑)은 본이 된다는 뜻이다.
寡妻, 寡德之妻, 謙辭也.
과처(寡妻)는 덕이 적은 아내란 뜻으로 겸손한 표현이다.
御, 治也.
어(御)는 다스린다는 뜻이다.
不能推恩, 則衆叛親離,
은혜를 확충하지 못하면 무리가 배반하고 친지들이 떠나기 때문에
故無以保妻子.
처자식도 보호할 수 없게 된다.
古之人所以大過人者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옛 사람들이 지금 사람보다 나았던 부분은 다른 게 없습니다. 하는 것을 잘 확충했을 뿐입니다. 이제 은혜가 넉넉히 짐승에 이르고도, 정치의 공이 백성에게 이르지 않는 것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與, 平聲.
○ 蓋骨肉之親, 本同一氣,
대개 골육의 친척은 본래 동일한 기운을 타고 났으니,
又非但若人之同類而已.
또한 다만 다른 사람들과 같은 종류일 뿐만은 아니다.
故古人必由親親推之,
그렇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반드시 어버이를 친히 하는 것을 시작으로 확충하여
然後及於仁民;
백성을 사랑하는 데에 이르게 하며,
又推其餘, 然後及於愛物,
또한 그 나머지를 확충하여 물건을 사랑하는 데에 이르게 하니,
皆由近以及遠, 自易以及難.
다 가까운 데서 시작하여 먼 곳에 미치며 쉬운 것부터 시작하여 어려운 것에 미친다.
今王反之, 則必有故矣.
그러나 지금의 임금은 그것을 반대로 했으니,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故復推本而再問之.
그렇기 때문에 다시 근본을 미루어서 재차 물었다.
權, 然後知輕重; 度, 然後知長短. 物皆然, 心爲甚. 王請度之!
저울질을 해야 갸볍고 무거움을 알게 되고, 자로 재야 길고 짧은 것을 알게 됩니다. 물건들이 모두 그러하지만, 유독 마음은 더욱 심합니다. 청컨대 임금께선 마음을 헤아리십시오!
度之之度, 待洛反.
○ 權, 稱錘也. 度, 丈尺也.
권(權)은 저울과 저울추를 말한다. 탁(度)는 자와 척을 말한다.
度之, 謂稱量之也.
탁지(度之)는 저울질하여 그것을 재는 것이다.
言物之輕重長短, 人所難齊,
물건의 가볍고 무거움, 길고 짧음은 사람이 가지런하게 만들기 어렵기에
必以權度度之而後可見.
반드시 저울과 자로 그것을 잰 후에야 알 수 있다.
若心之應物, 則其輕重長短之難齊,
만약 마음이 물건과 접할 때엔 그 경중장단(輕重長短)을 가지런히 하게 하기 어려워
而不可不度以本然之權度,
마음에 이미 지니고 있는 저울과 자로 재보지 않을 수 없으니
又有甚於物者.
또한 마음은 물건보다 심하다고 한 것이다.
今王恩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
이제 임금의 은혜는 짐승에 미치고도 정치의 공은 백성에게 이르지 않았으니,
是其愛物之心重且長,
이것은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은 무겁고도 길었으나,
而仁民之心輕且短,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가볍고도 짧았다는 뜻이다.
失其當然之序而不自知也.
그 당연한 질서를 잃었음에도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故上文旣發其端,
그러므로 윗 문단에 이미 그 단서를 알려주었고,
而於此請王度之也.
여기서는 임금에게 그것을 헤아리길 청한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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