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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화녀가(山有花女歌) - 1. 잘 자란 향랑, 3년 간의 꿈 같은 시집생활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산유화녀가(山有花女歌) - 1. 잘 자란 향랑, 3년 간의 꿈 같은 시집생활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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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자란 향랑, 3년 간의 꿈 같은 시집생활

 

砥柱採薪女 哀歌山有花 지주비 근처에서 땔나무 모으던 처녀가 애달프게 산유화를 부르네.
不識女娘面 猶唱女娘歌 처녀의 얼굴 알지 못하나 오히려 처녀의 노래를 부른다네.
儂是落同女 落同是娘家 우리들은 같은 부락의 처녀인데, 같은 부락에 향랑 집이 있지요.
娘有羣姊妹 父母最娘憐 향랑에겐 뭇 자매 있었는데 부모가 가장 향랑을 가련히 여겼죠.
少小養深屋 不敎出門前 어렸을 땐 깊은 방에서 길렀고 문 앞 나가라고 가르치지 않았다네요.
八歲照明鏡 雙眉柳葉綠 8살 때 밝은 거울에 얼굴 비추니 두 눈썹 버들개지처럼 푸르고
十歲摘春桑 十五已能織 10살 때 봄 뽕잎을 땄으며 15살 땐 이미 길쌈할 수 있었다죠.
父母每誇道 阿女顔色好 부모는 매번 과장되게 말했죠, “우리 딸 얼굴색이 좋아
願嫁賢夫婿 同閈見偕老 원컨대 어진 남편에게 시집가 같은 마을에서 해로하는 걸 보는 것이죠.“
常恐別親去 不解婦人苦 항상 어버이와 이별하여 떠나 아내의 괴로움 풀어내지 못할까 걱정한 거죠.
十七着繡裳 蟬鬂加意掃 17살에 수놓은 치마 입고 예쁜 귀밑머리는 빗질을 하죠[각주:1].
有媒來報喜 善男顔花似 중매쟁이 와서 기쁜 소식 알리니, 선남의 얼굴은 꽃과 같다네.
袴上繡裲襠 足下絲文履 저고리 위에 수놓은 배자 입고 발아래엔 무늬의 신 신었죠.
自言不惜財 但願女賢美 신랑집에서 재물 아끼지 않고 다만 여자 어질고 어여쁘길 원합니다.”라고 한다.
牛羊滿谷口 綾錦光篋裏 짐 실은 소와 양이 골짜기 입구에 가득하고 비단은 상자 속에 빛이 나네.
阿父喚母語 涓吉要嫁女 아버지가 어머니를 불러 좋은 날 골라[각주:2] 딸 시집보내길 요구합시다.”라고 말했다.
金鐙雙裌裙 裝送上駿馬 금색 등자에 두 겹의 치마, 준마 위에 장식하여 보내니
隣里賀爺孃 阿女得好嫁 이웃은 부모를 축하하며 딸 시집 잘 보내네.”라고 한다.
山花揷鬂髻 野葉雜釵鐶 산꽃 귀밑머리와 상투로 꽂고 들꽃 잎으론 비녀로 꽂았네.
升堂捧雙盃 受拜翁姥歡 당에 올라 두 개의 잔을 바치고 절을 받으니 시부모 기뻐하네.
曉起花滿天 夜宿花滿床 새벽에 일어나면 꽃이 천지에 가득하고 밤에 잠들면 꽃이 평상에 가득하네.
茸茸手中線 爲君裁衣裳 가늘고 부드런 손에 들린 실[각주:3]로 낭군 위해 옷을 만드네.
羞學蕩女兒 發豔照里閭 방탕한 여자들 배우긴 부끄러워하며 고움을 발산하니 마을을 비추네.
人言冶遊樂 儂織在家居 남들은 방탕한[각주:4] 즐거움을 말하지만 나는 집에 살며 길쌈한다네.
東門有旨鷊 北墠有綠蕨 동문엔 맛있는 풀이 있고 북쪽 제사 올리는 터엔 푸른 고사리 있는데
三年靜琴瑟 事主未曾失 삼년에 금슬이 고요해졌지만 남편 섬기기는 일찍이 잃지 않았네.

 

 

 

 

인용

전문

해설

 

 

 

  1. 백거이(白居易)의 「부인고(婦人苦)」에서 "긴 머리 곱게 빗어 올리고 정성들여 고운 눈썹 다듬네(蟬鬢加意梳 蛾眉用心掃)"라고 했다. [본문으로]
  2. 연길(涓吉): 혼인 등의 경사를 위하여 좋은 날을 고르는 일 [본문으로]
  3. 이이(茸茸): ① (풀이나 머리털이) 가늘고 부드럽다 ② 여리고 부드럽다 [본문으로]
  4. 야유(冶遊):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하게 놂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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