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문장에선 한유를 종주로 삼되 조심해야 하며 역사서는 사마천과 반고를 배워라
이식(李植)
당송팔대가의 문장에 대해
茅鹿門所抄『八大家文』, 最爲中正, 柳之於韓, 如伯仲, 歐ㆍ王ㆍ曾, 專出於韓, 三蘇雖學『莊』ㆍ『國』, 亦不出韓之模範.
大蘇雖詭, 文氣不下於韓, 以意爲主, 筆端有口, 以此爲歸宿地, 抄讀七八十首, 尋常熟覆, 不必多讀而得力也.
柳以下六家之文, 抄其尤絶妙者四五十篇, 餘力一讀, 時復閱覽, 從其所好, 增減其所抄可也. 此是古文章正脈, 韓子所謂仁義之言也.
읽지 말아야 할 책들
此外『老』ㆍ『莊』ㆍ『管』ㆍ『韓』異端之文, 馬ㆍ班兩史實錄記事之文, 世以爲古文正宗, 然非聖賢義理之文, 又不宜於今. 至於取數十篇, 終身千萬讀, 欲得其精髓, 其計左矣.
雖韓ㆍ柳ㆍ歐之學古, 不過全秩博覽而已, 不如是專門也.
역사서술에선 사마천과 반고를 따르다
惟記事之法, 馬ㆍ班得之, 後世莫及, 作史及序記碑誌之類, 尤當取法於兩氏. 馬十餘篇, 班數十篇, 一番抄讀後, 又遍覽兩書, 採穫文字可也.
문선의 문장 중엔 뽑아서 읽어라
『老』ㆍ『莊』以下, 『文選』所載秦ㆍ漢ㆍ魏之文, 專棄可惜, 亦須抄錄時讀, 以爲羽翼.
大槩行文, 雖才高之人, 學識不廣, 則不能應變多作. 吾所云云, 亦甚簡約, 比之學詩, 則所讀十倍, 此未易學也.
해석
당송팔대가의 문장에 대해
茅鹿門所抄『八大家文』, 最爲中正,
모록문【모록문(茅鹿門): 모곤(茅坤)으로 호는 녹문(鹿門)이다. 명(明) 나라 의고파(擬古派) 풍조가 성행할 때 당송고문(唐宋古文)을 추상(抽賞)하여 『팔대가문초(八大家文抄)』 144권을 편집했다.】이 뽑아낸 『팔대가문초(八大家文抄)』는 가장 치우침 없이 올바르고
유종원(柳宗元)은 한유(韓愈)에 대해 비슷한 듯하고
歐ㆍ王ㆍ曾, 專出於韓,
구양수(歐陽脩)와 왕안석(王安石)과 증공(曾鞏)은 온전히 한유에게서 나왔으며
삼소는 비록 『장자』와 『국어』에서 배웠지만 또한 한유의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大蘇雖詭, 文氣不下於韓,
대소(大蘇)인 소식(蘇軾)은 비록 궤변적이지만 문장의 기운은 한유보다 덜하지 않았고
以意爲主, 筆端有口,
뜻으로 주를 삼아 붓 끝에 입이 있는 듯 한 번에 써내려가니
以此爲歸宿地, 抄讀七八十首,
이것을 귀착지로 삼아 7~80수를 초록하여 읽어서
尋常熟覆, 不必多讀而得力也.
보통 숙독하길 반복해야 하니, 구태여 많이 읽어 힘을 얻으려 해선 안 된다.
柳以下六家之文, 抄其尤絶妙者四五十篇,
유종원 이하의 육가의 문장은 더욱 절묘한 것 4~50편을 초록하여
餘力一讀, 時復閱覽,
여력이 있으면 한 번 읽어보고 이따금 다시 보다가
從其所好, 增減其所抄可也.
좋아하는 것을 따라 초록한 것을 더하거나 빼는 게 낫다.
此是古文章正脈,
이것이 옛 문장의 바른 정통으로
韓子所謂仁義之言也.
한유가 말했던 인의에 관한 말【凡吾所謂道德云者 合仁與義言之也 天下之公言也. 한유, 「원도(原道)」】이라는 것이다.
읽지 말아야 할 책들
이 외에 『노자』와 『장자』와 『관자』와 『한비자』의 이단의 문장과
馬ㆍ班兩史實錄記事之文,
사마천과 반고의 두 개의 역사서는 실록과 기사의 문장이
世以爲古文正宗, 然非聖賢義理之文,
세상에선 고금의 올바른 종주로 삼지만 성현과 의리의 문장도 아니고
又不宜於今.
또한 지금에도 마땅하지 않다.
至於取數十篇, 終身千萬讀,
심지어 수십 편을 취해 종신토록 천만 번 읽어
欲得其精髓, 其計左矣.
그 정수를 얻으려 한다면 그 계책은 잘못된 것이다.
雖韓ㆍ柳ㆍ歐之學古,
비록 한유와 유종원 구양수가 옛 것을 배웠다 해도
不過全秩博覽而已, 不如是專門也.
전질을 널리 본 것에 불과할 뿐이니 이것은 전문으로 한 것과 같지 않다.
역사서술에선 사마천과 반고를 따르다
惟記事之法, 馬ㆍ班得之,
오직 일을 기술하는 방법은 사마천과 반고가 그것을 터득하여
後世莫及, 作史及序記碑誌之類,
후대에 미칠 수 없으니 역사와 서(序)ㆍ기(記)ㆍ비(碑)ㆍ지(誌)의 글을 지을 적에
尤當取法於兩氏.
더욱 마땅히 두 사람에게서 방법을 취해야 한다.
馬十餘篇, 班數十篇, 一番抄讀後,
사마천의 10여 편과 반고의 수십 편을 한 번 초록하여 읽은 후에
又遍覽兩書, 採穫文字可也.
또한 두 책을 두루 보고서 문장을 채집하고 수확하는 것이 낫다.
문선의 문장 중엔 뽑아서 읽어라
『노자』와 『장자』 이하의 『문선』에 실린 진나라 한나라 위나라의 문장은
專棄可惜, 亦須抄錄時讀,
온전히 버리긴 아까우니 또한 반드시 초록하고서 때때로 읽으면서
以爲羽翼.
보조서로 삼아야 한다.
大槩行文, 雖才高之人,
대개 글을 짓는 것은 비록 재주가 높은 사람이라도
學識不廣, 則不能應變多作.
학식이 넓지 못하면 변화에 따라 많이 지을 수 없다.
吾所云云, 亦甚簡約,
내가 말한 것이 또한 매우 간략하지만
比之學詩, 則所讀十倍,
시를 배우는 것에 비교하면 10배나 읽어야 하니
此未易學也.
이것은 쉽게 배울 것이 아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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