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증 2. 반체제 우두머리가 민중의 영웅으로
이 송징은 어떤 활동을 벌였기에 대장군이라는 칭호까지 들었던가? 대장군의 직함이 공적인 국가기구에 의해 수여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지방지 기록은 정작 여기에 미쳐서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오직 「송대장군가」및 「송장군」의 시적 표현에서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천길이나 깊은 바다 한밤중에 나는 듯 건너와 / 만첩 산중 외진 골짝에 몰래 진을 치고는[千尋巨海夜飛渡 萬疊窮谷聊爲負 ]”이라고 한 것으로 미루어 그는 무리를 거느리고 섬으로 들어와서 천험의 요새를 장악한 모양이다. 그리고 무서운 용력과 비상한 책략을 구사해서 조운선이나 기타 선박의 물화를 탈취했던 듯싶다. 그런 중에 들개나 말을 이용하는 모종의 술수도 포함되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미적추(米賊酋)’로 일컬어졌던 모양이다.
요컨대 송징은 해도(海島)에 거점을 둔 반체제 무장세력의 우두머리였다. 관군의 기를 여지없이 꺾어놓을 정도로 저항적 역량이 대단했다. 또한 그런 활동이 민중의 염원에 부합하였기에, 이 영웅의 좌절은 민중의 통한으로 남아 그를 대장군으로 추모하였다고 본다. 때문에 시인은 이 영웅 형상을 “도탄에 빠진 우리 백성 고통을 민망히 여겨 / 일부러 장군을 내려보내 한번 청소하도록 한 것이로다[閔見蒼生塗炭苦 故遣將軍欲一掃 ]”라고 해석했던 것이다.
시인은 송대장군이란 민중영웅의 형상에 이와 같이 큰 의미를 부여했으면서도 그 활동상을 좀더 자상히 서술하진 못하고 암시하는 데 그쳤다. 왕조국가 체제하에서 반역적 무장활동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기는 실로 중난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인은 작품의 소재를 “고로에게 물어물어 / 자초지종 자세히 알았구나[問之於古老 首尾得細剖]”라고 하였다. 송대장군은 임억령 당시에도 그 지방의 구비적 전설의 주인공이었다. ‘대장군’은 민중 사이에서 부여된 칭호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전하는 이야기가 혹시 없을까? 그리고 시에서 송대장군은 민간신앙으로 받들어지는바 고루한 식자들에 의해 박해받던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 점도 현지에 가서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용
고증 1.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완주군읍지에 실린 내용
고증 2. 반체제 우두머리가 민중의 영웅으로
고증 3. 송대장군과 삼별초
고증 4. 민중영웅이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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