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민중 영웅의 형상화
이 시는 송대장군이라는 이름으로 추억되는 한 민중영웅의 형상을 부각시켜서 찬미한 노래다. 전체 구성이 복잡한 편인데 7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제1부는 서시로서 그 지역의 산천이 특히 수려함을 들어 영웅의 탄생을 예언한 다음, 제2부에서 걸출한 영웅의 실체를 드러낸다. 이 대목은 작품의 가장 요긴한 부분이니 주인공을 얼마나 위대한 모습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뒤로 이어지는 제3부에서 제7부까지의 내용이 살아나느냐 맥 풀리느냐가 달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송대장군을 처음부터 돌출시키고 과장화의 필치를 구사하여 영용신출한 인물로 그려보였다.
제3부는 영웅의 비장한 최후 및 그 영혼이 민중에 의해 신으로 만들어진 사실을 소개한다.
제4부에서는 고루한 유생들이 이 영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에 음사(淫祠)로 취급해서 훼철한 일을 지적하고 제5부에서 다시 송대장군을 추모한다. “도탄에 빠진 우리 백성 고통을 민망히 여겨 / 일부러 장군을 내려보내 한번 청소하도록 한 것이로다[閔見蒼生塗炭苦 故遣將軍欲一掃]”라고, 그 영웅 형상에 민생고 시대에 대한 청산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주목을 요한다.
제6부에서 현재로 돌아와 국방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실정을 개탄하는데, 여기서 하필 송대장군을 노래하는 뜻이 암시되고 있다.
마지막 제7부에서 지금까지 7언구(七言句)로 쓰던 것을 5언구로 바꾸어, 주인공의 영웅적 형상에다 시인의 추모하는 정서를 결합해서 박진감 있게 마무리 짓는다.
작품의 특징으로 크게 두 가지 점을 들 수 있다.
첫째 역사 기술의 필법을 원용한 점. 첫머리에서 “기유년 시월에 해남 고을 늙은이[己酉十月海珍叟]”로 시점과 서술주체를 밝혔고 또 마지막에서 앞의 내용은 고로에게 탐문하여 얻은 것이라고 말한 다음 “애오라지 국사에 보탬이 되리다[庶幾國史補]”라고 주장한다. 우리 역사에서 빠뜨린 부분을 보충한다는 의미다. 「송대장군가」는 관찬사서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민중영웅을 중시하고 일부러 역사 기술의 필법을 차용한 것이다.
둘째 낭만적 표현과 의론적 진술이 배합된 점. 세계 변화를 영웅의 출현에 기대하는 태도 자체가 낭만주의적 경향이거니와, 제2, 3부의 영웅 형상을 그린 필치는 과장적이고 신비화 시킨 낭만적 수법이다. 그리고 제4, 5부로 가면 의론적 어구들이 끼어든다. 반역적 인물을 긍정적으로 오히려 찬미하고 있기 때문에 시인은 독자를 이해시키는 또 하나의 장치로서 논리적 설득법을 쓴 셈이다. 민중적 전승의 수용, 애국적 열정의 표출, 왜곡된 진실의 해명, 나름의 표현형식을 요청한 것으로 보겠다.
이 「송대장군가」를 지어 부르자 송대장군이 현몽하여 감사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2권, 창비, 2020년, 26~27쪽
1 | 도강의 지세 |
2 | 도강의 지세가 길러낸 송대장군 |
3 | 송대장군의 예기치 않은 죽음 |
4 | 조장군을 기리는 사당 |
5 | 자로와 번쾌 같던 장군 |
6 | 용맹은 뛰어났지만 제대로 못해 왜구의 침입을 당하다 |
7 | 흔적조차 남지 않은 그대를 시로 담아낸 이유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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