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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서울에 들어와 결국 한 가족으로 인정받다
朝越咸州關 暮渡城川江 | 아침에 함주의 관문을 넘고 저녁에 성천의 강을 건너니 |
肌裂朔野風 足瘃鐵嶺霜 | 살갗이 북녘 매서운 바람에 찢어지고 발이 철령의 서리에 동상 걸리네. |
望見東郭門 痛哭穿衢街 | 동대문을 바라 보고 통곡하며 길거리 지나니 |
京洛百萬戶 何處是君家 | 서울의 많고 많은 집들 어느 곳이 낭군의 집인가? |
路從相識問 君家誠易知 | 길을 가며 서로 아는가 물어보니 낭군의 집 진실로 알기 쉽네. |
外庭設柳車 內庭設素帷 | 바깥 뜰에 유거 1 설치되어 있고 안쪽 뜰엔 흰 장막 설치되어 있네. |
遠行已有日 親賓紛雜沓 | 낭군 멀리 떠난 지 이미 여러 날이라 친지와 빈객이 분주하게 어지러이 섞이네. |
上堂拜尊姑 慈顏忽不睪 | 당에 올라 시어머니께 절하니 자상한 얼굴이 갑자기 즐거워하지 않더니 |
咄汝何用見 兒病爾爲祟 | “쯧쯧 네가 무엇 때문에 보는가? 우리 아이의 병은 너가 원인이 되었는 걸.” |
入閨拜女君 面壁不廻視 | 규방에 들어가 본처에 절하니 벽을 대하고 돌아보지도 않으며 |
妖狐禍人家 爾來更誰媚 | “요사한 여우가 사람 집에 화를 끼치고서 네가 와서 다시 누굴 꼬시려는가?” |
逸仙不敢譍 進退無顏色 | 일선은 감히 응답하지 못하고 나가고 물러남에 얼굴빛이 없었네. |
潛身側女僕 戮力供舂汲 | 몸을 숨겨 여종들 곁에서 힘을 다하여 함께 절구 찧고 물 긷고 |
臨深不敢蹕 履薄不敢息 | 깊은 연못에 임해 감히 거둥하지 못하는 듯, 엷은 얼음을 밟듯 감히 숨조차 쉬지 못한 채 |
慊慊服勞苦 庶報郞恩德 | 마음에 차지 않은 듯 복종하고 수고로이 하여 거의 낭군의 은덕에 보답하고자 했네. |
家人共嗟歎 尊姑顏爲怡 | 집 사람이 모두 탄식하니 시어미 낯빛이 기뻐지며 |
吾兒旣不幸 所愛如見兒 | 말하네. “우리 아이 이미 불행한 일이지만 사랑한 너를 보니 우리 아이 본 듯하구나.” |
女君心爲轉 後悔猶江汜 | 본처의 마음도 바뀌어 후회함이 「강유사(江有汜)」 시 2 같이 말했네. |
同是未亡人 相依唯我爾 | “같은 미망인이니 서로 오직 나와 너가 의지하자구나.” |
逸仙長跪謝 感極千行淚 | 일선은 길게 무릎 꿇고 감사하며 감격이 극진하여 천 길이의 눈물 뿌리며 |
賤人奉明恩 雖死且不朽 | 말하네. “천한 사람이 밝은 은혜 받자오니 비록 죽더라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여요.” |
인용
- 유거(柳車): 장례식에 사용하는 상거(喪車)를 말한다. 여기에서의 유(柳)는 모은다는 뜻으로, 여러 가지 장식물로 장식한 수레를 말한다. 천거(輤車), 신거(蜃車), 진거(軫車)라고도 한다. [본문으로]
- 강사(江汜)〉: 『시경(詩經)』 소남(召南) 「강유사(江有汜)」에 "강에 갈라진 물줄기가 있거늘, 그 사람 시집갈 적에, 내게 들르지 않았도다. 내게 들르지 않았으나, 뉘우치고 편안해져 노래하도다.[江有沱 之子歸 不我過 不我過 其嘯也歌]"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이 시는 시집가면서 잉첩(媵妾)을 데리고 가지 않았던 적처(嫡妻)가 후비(后妃)의 교화를 입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친다는 내용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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