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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행(女史行) - 해설. 전환기에 여성존재를 부각시키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여사행(女史行) - 해설. 전환기에 여성존재를 부각시키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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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전환기에 여성존재를 부각시키다

 

이 시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전반기 사이에 동북아 지역의 민족국가에서 출현한 기절(氣節)의 여성상을 그려 보인 것이다.

 

임진왜란으로 서막을 열어 청황제 체제의 대륙 지배로 종막을 지은 거대한 드라마는 하나의 역사 전환이었다. 시인은 이 과정에서 여성의 존재를 민족마다 하나씩 발견한다. 조선의 논개, 일본의 녹운선, 여진의 요면의 처, 한족의 진양옥이다. 이들은 취한 행동이나 드러난 성격이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녹운선과 요면의 처는 한 남자를 위해 자결한 경우인데 논개와 진양옥은 조국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거나 용감하게 싸웠다. 신분상으로 보면 논개와 녹운선은 기생이었으며 다른 둘은 귀족에 속한 것이다. 시인은 이들 모두를 여협(女俠)이란 범주로 파악하고 있다. 즉 행동의 양태나 규모의 대소는 서로 다름이 있더라도 여성으로서의 의기를 견결(堅決)하게 지키고 실천했다는 면에서 공통되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은 무엇보다 여성 중에서 이러한 인간 형상이 등장한 사실을 대단히 주목한다. 작품의 결구에서 다시 나 지금 붓을 들어 대서특서하노니 인간 세상에 여장부 훌륭한 그 모습 제시하노라라고 강조한 것이다. 시인은 남성은 양()이라 동적이고 강건하며, 여성은 음()이라 정적이고 유약하다는 해묵은 논리구도를 청산하지 못했다. 이 구래(舊來)의 논법을 끌어들이는데 태양의 양면한 기운 동방에 먼저 쪼여서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도 밝고 굳센 기개 보인 걸까라고 남성우월론적 논리를 가지고 여성 쪽으로 뒤집은 셈이다. 여성의 주체적 각성과 성장은 인간 해방사의 한 부분이다. 여사행(女史行)에 등장한 형상은 비록 낡은 도덕 개념과 논리 틀로 수식되어 있으나 전환기의 시대에 여성 존재를 부각시켰다는 면으로 보면 대단히 흥미롭다.

 

이 시는 인물의 사적을 나라별로 차례차례 서술해나가서 전체가 4부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각 부의 끝에 약간의 견해를 붙여 연결고리를 만들고 주제사상을 심화시킨다. 이와 같은 구성방식으로 여러 인물의 복잡한 이야기가 비교적 요령 있게 엮일 수 있었다. 그런 반면 표현의 구체성은 다소 결여된 느낌이 없지 않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267

 

1 두 왜장과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
2 마음을 바친 청나라 낭군 위해 목숨 바친 일본의 게이샤
3 명군과의 전투에서 목숨 잃은 후금의 장수를 따라 순장된 아내
4 명청전쟁에 산화한 여장부 진양옥
5 남자들 부끄럽게 만들 여성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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