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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유민원(流民怨) - 2. 계속 되는 기근에도 세금 독촉 끊이지 않기에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유민원(流民怨) - 2. 계속 되는 기근에도 세금 독촉 끊이지 않기에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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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속 되는 기근에도 세금 독촉 끊이지 않기에

 

問爾何所苦 漂轉至於斯 물었네. “너희들 어떤 괴로운 것으로 표류하고 전전(輾轉)하며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棄捐丘墓鄕 提携欲何之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고향[각주:1]을 버려두고 끌고 이끌며 어디를 가려 하는가?”
擧首向我對 蹙然爲累吁 머리를 들고 나를 향해 대답하는데 찡그리며 긴 한숨 짓네.
我本內浦人 三世爲農夫 우리는 본래 내포[각주:2]의 사람으로 삼대에 걸쳐 농부라서
夫耕婦織布 生理一何艱 남편은 밭갈고 아내는 베를 길쌈하는데 생계가 한결같이 어찌나 어려운지
晝夜勤作息 十指無暫閒 낮밤으로 부지런히 일하고 쉬니[각주:3] 열 손가락 잠시도 한가할 겨를이 없어
祁寒與暑雨 靡日不苦辛 겨울의 맹추위와 여름의 무더위와 폭우로 하루도 괴롭고 힘들지 않을 때가 없었죠.
重以水旱災 所獲能幾許 거듭 홍수와 가뭄의 재앙이 있어 수확하는 것이 몇이나 있었겠소?
稼成不入口 火急供常賦 벼 익었지만 입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불 같이 급하게 항상 조세를 공금하라 하여
縣吏日至門 叫呶何太恣 현의 아전놈 날마다 문에 이르러 지껄여 대는데 어찌나 몹시도 방자하던지
奔走備酒食 徵責殊未已 분주하게 술과 먹을 것 갖추어줘도 징수의 독책(督責)은 조금도 그치질 않소이다.
乳下數歲兒 又充閒丁 젓 물고 있는 몇 개월 된 아이도 또한 군적(軍籍)[각주:4]을 충액(充額)하니
家中無所有 廐上一黃犢 집 안엔 소유랄 게 없고 마굿간에 한 마리 누런 송아지 있었죠.
將犢之東市 輸官有餘 송아지를 데리고 동쪽 장터로 가서 팔고 관아에 세금 보냈지만 남은 포흠[각주:5](逋欠)이 있어
機中斷幾疋 盡作京軍袍 베틀 속 몇 필을 끊어 모두 서울 수비대의 군복 지었으니
寧留尺寸布 可以掩吾髀 어찌 한 자 한 치의 포 남겨서 저의 넓적다리 가릴 수 있겠습니까?
無衣復無食 何以卒此歲 입을거리도 없고 또한 먹을거리도 없으니 어찌 올해를 보내겠습니까?
寒風凍裂肌 兒啼不可聽 찬바람에 살갗이 얼고 부르트고 아이의 울음 더 이상 들을 수 없었죠.
人生誰云樂 不如棄野坰 사람의 삶을 누가 즐겁다고 말합니까? 들에 버려짐만 못합니다.
携妻復抱子 東西與北南 아내를 끌고 또한 자식을 안고서 동쪽으로 서쪽으로 북쪽으로 남쪽으로 떠돌아다니니
所向無樂土 旬日食纔三 향하는 곳에 낙원은 없어 열흘에 겨우 세 끼 먹을 뿐입니다.
太守尙不知 君王豈盡聞 사또가 오히려 우리 사정 알지 못하니 임금께서 어찌 다 들으시겠습니까.
竊聞廊廟上 僕妾厭稻紈 들어보니 조정에선 머슴과 첩도 벼와 비단을 싫어하고
朱門列鍾鼎 歌吹日吰喧 권세가는 종과 솥을 나열해놓고 노래부르며 날마다 왁자지껄 하다네요.
昊天子萬物 厚薄一何偏 하늘이 만물을 자식처럼 기름에 두텁고 엷음이 한결같이 어찌 치우쳐 있는 것입니까?
頫仰終漠漠 疾痛向誰愬 숙이고 우러러 보아도 끝내 막막하니 애통한 심정 누굴 향해 하소연하리오?

 

 

 

 

인용

전문

해설

 
  1. 구묘향(丘墓鄕):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고향. [본문으로]
  2. 내포(內浦): 충청남도 아산만 일대의 지역을 말한다. [본문으로]
  3. 작식(作息): "추우면 옷을 입고 배고프면 밥 먹으며, 해가 뜨면 일을 하고 어두워지면 휴식한다.[寒而衣 飢而食 日出而作 晦而息]"의 준말이다. [본문으로]
  4. 한정(閒丁): 한정(閑丁)과 같은 말로, 역(役)을 실제로 수행하지 않는 장정을 가리키는 말인데, 당시 양정(良丁)은 대개 한정(閑丁)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들은 포를 대신 납부한다. [본문으로]
  5. 포흠(逋欠): 예전에, 조세를 내지 않는 일을 이르던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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