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허생의 장사수완, 매점매석
박지원(朴趾源)
於是許生旣得萬金, 不復還家, 以爲安城畿湖之交, 三南之綰口, 遂止居焉.
棗栗柹梨柑榴橘柚之屬, 皆以倍直居之, 許生榷菓, 而國中無以讌祀.
居頃之, 諸賈之獲倍直於許生者, 反輸十倍. 許生喟然嘆曰: “以萬金傾之, 知國淺深矣.”
以刀鏄布帛綿入濟州, 悉收馬鬉鬣曰: “居數年, 國人不裹頭矣.” 居頃之, 網巾價至十倍.
해석
於是許生旣得萬金, 不復還家,
허생은 만 냥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았다.
以爲安城畿湖之交, 三南之綰口,
안성으로 갔는데, 안성은 경기도, 충청도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남(三南)의 길목이기에
遂止居焉.
마침내 근거지로 삼았다.
棗栗柹梨柑榴橘柚之屬,
거기서 대추, 밤, 감, 배며 석류, 귤, 유자 등속의 과일을
皆以倍直居之, 許生榷菓,
모두 두 배의 가격으로 사서 저장해뒀고, 허생이 매점매석을 하니
而國中無以讌祀.
나라엔 잔치나 제사에 쓸 것이 없어졌다.
居頃之, 諸賈之獲倍直於許生者,
얼마 안 가 거기서 대추, 밤, 감, 배며 석류, 귤, 유자 등속의 과일을 팔았던 상인들이
反輸十倍.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 가게 되었다.
許生喟然嘆曰: “以萬金傾之,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 냥으로 온갖 과일의 값을 좌우했으니,
知國淺深矣.”
우리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以刀鏄布帛綿入濟州,
그는 다시 칼, 호미, 포목 따위를 가지고 제주도(濟州島)에 건너가서
悉收馬鬉鬣曰:
말총을 죄다 사들이면서 말했다.
“居數年, 國人不裹頭矣.”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지 못할 것이다.”
居頃之, 網巾價至十倍.
허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망건 값이 열 배로 뛰어올랐다.
인용
2화: 화끈하게 만냥을 빌려준 변부자
3화: 허생의 장사수완, 매점매석
6화: 도둑들에게 희망을 주다
8화: 변부자, 허생에게 감동받다
10화: 조선 경제의 한계를 간파한 허생
11화: 허생의 성공철학
12화: 인재를 몰라보는 조선을 까발리다
13화: 변씨, 이완과 함께 허생을 찾아가다
14화: 허생이 제시한 첫 번째 계책
15화: 허생이 제시한 두 번째 계책
16화: 허생이 제시한 세 번째 계책
17화: 허생의 일갈과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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