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허생이 제시한 세 번째 계책
박지원(朴趾源)
許生曰: “此亦難彼亦難, 何事可能? 有最易者, 汝能之乎.” 李公曰: “願聞之.”
許生曰: “夫欲聲大義於天下而不先交結天下之豪傑者, 未之有也, 欲伐人之國而不先用諜, 未有能成者也. 今滿洲遽而主天下, 自以不親於中國, 而朝鮮率先他國而服, 彼所信也. 誠能請遣子弟入學遊宦, 如唐ㆍ元故事, 商賈出入不禁, 彼必喜其見親而許之. 妙選國中之子弟, 薙髮胡服, 其君子往赴賓擧, 其小人遠商江南, 覘其虛實, 結其豪傑, 天下可圖而國恥可雪. 若求朱氏而不得率天下諸侯, 薦人於天, 進可爲大國師, 退不失伯舅之國矣.”
李公憮然曰: “士大夫皆謹守禮法, 誰肯薙髮胡服乎?”
해석
許生曰: “此亦難彼亦難, 何事可能?
허생이 말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有最易者, 汝能之乎.”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할 수 있겠느냐?”
李公曰: “願聞之.”
이완이 말했다.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許生曰: “夫欲聲大義於天下而不先交結天下之豪傑者, 未之有也,
“무릇, 천하에 대의(大義)를 외치려면 먼저 천하의 호걸들과 접촉하여 결탁하지 않고는 안 되고,
欲伐人之國而不先用諜, 未有能成者也.
남의 나라를 치려면 먼저 첩자를 보내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今滿洲遽而主天下,
지금 만주 정부가 갑자기 천하의 주인이 되어서
自以不親於中國,
중국 민족과는 친근해지지 못하는 판에,
而朝鮮率先他國而服, 彼所信也.
조선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섬기게 되어 저들이 우리를 가장 믿는 터이다.
誠能請遣子弟入學遊宦, 如唐ㆍ元故事,
진실로 당(唐)나라, 원(元)나라 때처럼 우리 자제들이 유학 가서 벼슬까지 하도록 허용해 줄 것과,
商賈出入不禁,
상인의 출입을 금하지 말도록 할 것을 간청하면,
彼必喜其見親而許之.
저들도 반드시 자기네에게 친근하려 함을 보고 기뻐 승낙할 것이다.
妙選國中之子弟, 薙髮胡服,
국중의 자제들을 가려 뽑아 머리를 깎고 되놈의 옷을 입혀서,
其君子往赴賓擧, 其小人遠商江南,
선비는 가서 빈공과(賓貢科)에 응시하고, 또 서민은 멀리 강남(江南)에 건너가서 장사를 하면서,
覘其虛實, 結其豪傑,
저 나라의 실정을 정탐하는 한편, 저 땅의 호걸들과 결탁한다면
天下可圖而國恥可雪.
천하를 도모하여 국치(國恥)를 씻을 수 있을 것이다.
若求朱氏而不得率天下諸侯,
그리고 만약 명나라 황족에서 구해도 사람을 얻지 못할 경우, 천하의 제후(諸侯)를 거느리고
薦人於天, 進可爲大國師,
적당한 사람을 하늘에 천거한다면, 잘 되면 대국(大國)의 스승이 될 것이고,
退不失伯舅之國矣.”
못 되어도 백구지국(伯舅之國)의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다.”
李公憮然曰:
이 대장은 힘없이 말했다.
“士大夫皆謹守禮法,
“사대부들이 모두 조심스럽게 예법(禮法)을 지키는데,
誰肯薙髮胡服乎?”
누가 변발을 하고 호복을 입으려 하겠습니까?”
인용
2화: 화끈하게 만냥을 빌려준 변부자
3화: 허생의 장사수완, 매점매석
6화: 도둑들에게 희망을 주다
8화: 변부자, 허생에게 감동받다
10화: 조선 경제의 한계를 간파한 허생
11화: 허생의 성공철학
12화: 인재를 몰라보는 조선을 까발리다
13화: 변씨, 이완과 함께 허생을 찾아가다
14화: 허생이 제시한 첫 번째 계책
15화: 허생이 제시한 두 번째 계책
16화: 허생이 제시한 세 번째 계책
17화: 허생의 일갈과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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