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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사람여행 - 55. 배선[船]이란 한자엔 성경 내용이 담겨 있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55. 배선[船]이란 한자엔 성경 내용이 담겨 있다?

건방진방랑자 2021. 2. 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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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선[]이란 한자엔 성경 내용이 담겨 있다?

 

 

재림교회에서 점심을 먹을 때, 내가 한문을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분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셨다

 

 

▲ 노아의 방주와 배주[船]의 상관관계.

 

 

 

 배선[]’엔 성경이 담겨 있다?

 

이야기인즉슨, 한자에 성경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경 말씀이 한자 형성에 관여하여 몇 개의 글자만 연구해봐도 성경 내용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야기가 맞다면 정말로 충격적인 이야기다. 내가 한참 진규와 성경에 관해 이야기할 때, ‘과연 하느님의 진리란 게 어디든 있고 자연히 알게 되는 것이라면 왜 동양 사람들은 서양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하느님이나 성경에 관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문물교류를 통해서 알게 됐던 걸까?’하는 문제제기를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온 세상에 편재(遍在)해 있다면, 서양 사람들이 자연의 섭리를 통해 하느님이란 존재(?)를 알게 되었듯, 동양 사람들도 그랬어야 맞으니 말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동양인들의 하느님 이해는 선교사를 통한 전파를 통해서였으니, 하느님이 서양만 유별히 사랑한 것이거나, 하느님이란 존재(?)가 없다거나 하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한자가 형성될 당시에 성경 내용이 반영되었다고 한다면, 그 당시 내렸던 결론은 재고되어야 맞다.

 

풀이는 이랬다. ()을 보면 주()와 팔()과 구()의 조합이다. 여기에 왜 여덟팔자[]가 들어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리송하다. 그건 곧 노아 방주 사건을 담은 글자라는 설명이다. 노아의 방주에 탄 사람이 여덟 사람이다. 그 사람들만 살아남아 인류의 뿌리가 되었기에 ()’이란 글자에 노아의 방주 사건을 담았다는 것이다.

 

 

▲ 그럴 듯한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잘못된 내용으로 전도를 한다면, 재림교회는 오히려 억지스런 종교로 인식될 수도 있다.

 

 

 

파자를 할 땐 조심해야 한다

 

듣고 보니, 나름 그럴 듯하게 들리더라. 하지만 이런 식의 한자를 파자(破字)하여 분석하는 경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 鼻懸鈴] 식으로 왜곡되기 일쑤다. 단적으로 팔()의 본뜻은 여덟이란 숫자를 나타내기보다 나누다[]’는 뜻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만약 나눔이란 뜻으로 본다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러나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자체는 시대에 따라 간략화, 직선화되는 방향으로 변형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분석하여 의미를 알고 싶다면 해서체(楷書體)의 현행 한자를 뜯어볼 것이 아니라 갑골문(胛骨文), 금문(金文), 소전체(小篆體) 등의 옛 글자체를 분석해봐야 한다. 그럴 때 한자의 의미도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없이 해서체의 한자를 가지고 자기 멋대로뜯어 맞춰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사기일 뿐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민중서림에서 나온 한한대자전(漢韓大字典)을 보니, 그와 같은 해석은 엉터리였다. 당연히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네이버 한자 사전에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다음에 인용한 부분을 함께 읽어보자.

 

 

자는 선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자는 (배 주)자와 (늪 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자는 물이 고여 있는 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자는 자와 沿(물 따라갈 연)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沿자는 물이 늪으로 흐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물을 따라 굽어 내려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자는 이렇게 물을 따라 흐르다라는 뜻을 가진 沿자에 자를 결합한 것으로 배가 물을 따라 흘러간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 한자 사전

 

 

이 글자는 형성자일 뿐이다. , 의미를 나타내는 한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한자()가 붙어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은 물의 흐름을 나타내는 한자이며 단지 음가만을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금문(金文)이나 전문(篆文)을 보면 위에 있는 여덟팔로 봐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래도 의구심이 나는 사람들은 링크된 기사를 참고하여 보기 바란다. 프로이트(Freud)에겐 모든 도구들이 성기(性器)’를 상징하는 것으로만 보였다던데, 기독교인들도 그와 같지 않나 하는 우려심이 든다.

 

▲ 한자를 파자하려면 자체의 변형을 모두 다 훑어봐야 한다.

 

 

인용

목차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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