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재(吳世才, ?~?, 자 德全)는 고려 초기 유가(儒家)로서 현달(顯達)한 명문출생(名門出生)이다. 오학린(吳學麟)의 손자며 세문(世文)의 아우요 이지심(李知深)의 사위다.
명종(明宗) 때에 과거(科擧)에 오르기는 하였으나 천성(天性)이 구속 받기 싫어 하여 세상에 용납(容納)되지 못했다 한다. 이인로(李仁老)도 삼차(三次)나 그를 천거(薦擧)하였다가 끝내 쓰이지 못하고 동경(東京)에서 궁곤(窮困)하게 지내다가 죽었다. 그러나 그가 이인로(李仁老)ㆍ임춘(林春)과 더불어 금란계(金蘭契)를 맺고 있는 것을 보면 죽림고회(竹林高會)의 핵심(核心) 멤버였던 것은 틀림없다.
이규보(李奎報)의 「오선생덕전애사(吳先生德全哀詞)」에 따르면 그의 시문(詩文)은 한두체(韓杜體)를 얻어 우동주졸(牛童走卒)도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며 당로(當路)한 재상(宰相)에게 관록(官祿)을 한 편지가 애절비장(哀切悲壯)하여 고인(古人)의 풍도(風度)가 있었다고 한다.
그보다 35세 연하(年下)인 이규보(李奎報)와 망년지교(忘年之交)를 허락(許諾)하여 이규보(李奎報)가 그에게 현정선생(玄靜先生)이라는 사(私)를 올린 바 있다. 「오덕전극암시발미(吳德全戟巖詩跋尾)」에 따르면, 그의 시(詩)는 준매경준(遵邁勁俊)하여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 것만도 적지 않았다고 하나, 선발책자(選拔冊子)에 전하고 있는 그의 시작(詩作)은 3편(篇)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병목(病目)」(五律)은 여러 시선집(詩選集)에서 모두 뽑아주고 있으며 특히 험운(險韻)으로 시(詩)를 쓴 「극암(戟巖)」(五律)은 김사(金使)로 하여금 재삼 탄미(歎美)케 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 「병목(病目)」은 다음과 같다.
老與病相隨 窮年一布衣 | 늙음과 병이 서로 따라 한평생 베옷으로만 지냈네. |
玄花多掩映 紫石少光輝 | 눈에 검은 꽃 피어 빛 많이 가리고 자석영처럼 모난 눈 광채가 적도다. |
法照燈前字 羞承雪後陣 | 등불 앞에서 글자 보기 두렵고 눈 온 뒤에 눈부심이 부끄러워라. |
待看金膀罷 閉目坐忘機 | 과방이 나붙는 것 기다려 보고 눈 감고 돌아앉아 세상 일 잊으리. |
임춘(林春)의 「차우인운(次友人韻)」과 같이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읊고 있으나, 직설적으로 자신을 토로하고 있어 토로(露出)함이 거세(去勢)되고 있다. 전편이 높고 낮은 데도 없이 의사를 운반하는 기운 또한 힘차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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