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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작(詩作)은 시문집(詩文集) 외에도 각종 시선집(詩選集)에 40여수나 전하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그의 시세계를 알아보는 데는 모자람이 없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는 「춘흥(春興)」(五絶), 「강남곡(江南曲)」(七古), 「정부원(征婦怨)」(七絶) 등 수작(秀作)이 많지만 특히 그의 호방(豪放)한 기상(氣象)을 알게 해주는 것은 율시(律詩)에 더 많다. 그러한 작품으로는 「홍무정사봉사일본(洪武丁巳奉使日本)」(五律), 「정주중구 한상명부(定州重九 韓相命賦)」(七律), 「중구일제익양수이용명원루(重九日題益陽守李容明遠樓)」(七律)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춘흥(春興)」은 다음과 같다.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 봄비 가늘어 방울 듣지 않더니 밤중에사 조그맣게 소리 들리네. |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 눈이 녹아 남쪽 개울에 물이 불어났겠으니 풀 싹은 얼마쯤 돋아났을까. |
봄을 노래하고 있지만, 목전사경(目前寫景)의 수법에 의존하지 아니하였다. 가랑비 오는 것을 보고 봄이 오는 소리를 자연의 이(理)에서 구하고 있어 유가시(儒家詩)의 면목이 남달리 돋보인다. 특히 ‘춘우세부적(春雨細不適)’에서 명사 ‘적(滴)’을 동사화하고 있는 기법은 동적(動的)인 미감의 표현을 한눈으로 읽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승구(承句)의 ‘야중미유성(夜中微有聲)’에 이르러서는 빗소리가 너무 약하여 ‘군동(群動)이 정식(停息)하는 밤중에서야 가느다랗게 소리가 들린다’고 하여 동정(動靜)의 대응을 높은 솜씨로 이룩하고 있다. 기구(起句)와 결구(結句)의 호응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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