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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에
취후(醉後)
정지상(鄭知常)
桃花紅雨鳥喃喃 繞屋靑山閒翠嵐
一頂烏紗慵不整 醉眠花塢夢江南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
桃花紅雨鳥喃喃 도화홍우조남남 |
복숭아꽃 내린 비에 새는 지저귀고 |
繞屋靑山閒翠嵐 요옥청산한취람 |
집을 에워싼 청산엔 푸른 이내 껴있네. |
一頂烏紗慵不整 일정오사용부정 |
정수리의 오사모【오사모(烏紗帽): 관복(官服)을 입을 때 쓰던 사(紗)로 만든 벼슬아치의 모자이다.】는 게을러 정돈치 않고 |
醉眠花塢夢江南 취면화오몽강남 |
고주망태되어 꽃 언덕에서 자니 강남 꿈에 나오네. |
해설
이 시는 술에 취한 시인의 취한 모습과 그 몽상적 분위기를 잘 살려 쓴 작품이다.
구성은 늦봄의 화사한 정경을 묘사한 전반부와 그러한 상황에서 취해 흥에 겨워하는 작자의 모습을 형용한 후반부로 되어 있다. 복사꽃이 떨어지는 것이 마치 붉은 비가 내리는 것 같은 봄, 새들은 흥에 겨워 지저귀고 있고 집 주위는 아지랑이가 여기저기서 피어오르고 있다. 이런 때 흥에 겨워 오사모를 이마 한 귀퉁이에 비스듬하게 쓰고 술에 취해 꽃핀 언덕에 누워 강남땅에 노니는 꿈을 꾸고 있다.
최자(崔滋)의 『보한집(補閑集)』 권중 22번에서는 “이 시야말로 그림으로 삼아 상상해 볼 수 있다[此詩可作畵圖看也].”라고 평했고,
신흠(申欽)은 『청창연담(晴窓軟談)』 27번에서는 “놀랍고 빼어나며 수사가 아름답다[驚拔藻麗].”라 말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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