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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항이 원각경을 새긴 걸 비웃으며
조원각경(嘲圓覺經)
김구(金坵)
時擧國, 崇信佛法, 上下奔走要福之場. 權臣崔沆, 雕『圓覺經』, 令公跋之, 公不肯許, 作此嘲之. 沆怒曰: “謂我緘口耶?” 遂左遷濟州判官.
蜂歌蝶舞百花新 摠是華藏藏裏珍
終日啾啾說圓覺 不如緘口過殘春 『止浦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時擧國, 崇信佛法, 上下奔走要福之場.
이 당시 온 나라가 불법을 숭상하여 윗 사람과 아랫 사람 모두가 복을 비는 장소로 분주히 달렸다.
權臣崔沆, 雕『圓覺經』, 令公跋之, 公不肯許, 作此嘲之.
권신인 최항이 『원각경』을 새기고 영공 김구에게 발문을 부탁했지만 공은 기꺼이 허락하질 않고 이 시를 지어 비웃었다.
沆怒曰: “謂我緘口耶?” 遂左遷濟州判官.
최항이 “나에게 입을 꿰매라 하는 건가?”라며 화를 냈고 마침내 제주판관으로 좌천시켰다.
蜂歌蝶舞百花新 봉가접무백화신 |
벌은 윙윙거리고 나비 펄펄 날아 온 꽃 새로워서 |
摠是華藏藏裏珍 총시화장장리진 |
모두 화엄(華嚴)한 장경(藏經)이고, 장경 속 보배로구나. |
終日啾啾說圓覺 종일추추설원각 |
하루 마치도록 시끄럽도록 원각경(圓覺經)을 말하더라도 |
不如緘口過殘春 불여함구과잔춘 |
입을 꿰매고 남은 봄을 보내는 것만 못하다네. 『止浦先生文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당시 온 나라가 불법을 신봉하여 복을 빌었는데 1247년 권신인 최항(崔沆)이 원각경을 새긴 뒤에 김구(金坵)에게 발문을 지으라고 하니, 김구는 지으려 하지 않고 이 시를 지었다. 그러나 최항이 화를 내면서 “내가 입을 다물고 있으란 말이냐?” 하면서 제주판관으로 좌천시켰다고 하는 작품이다.
『고려사』에서는 그의 성품을 ‘직절(直切)’하다고 평했는데, 이 시에 그의 성품의 일 면모가 잘 드러난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1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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