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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로상(路上)
촉에서 연나라로 돌아오면서[自蜀歸燕]
이제현(李齊賢)
馬上行吟蜀道難 今朝始復入秦關
碧雲暮隔魚鳧水 紅樹秋連鳥鼠山
文字剩添千古恨 利名誰博一身閑
令人最憶安和路 竹杖芒鞋自往還 『東文選』 卷之十五
해석
馬上行吟蜀道難 마상행음촉도난 |
말 타고 다니며 『촉도난』을 읊조리다가 |
今朝始復入秦關 금조시부입진관 |
오늘 아침에 비로소 다시 진나라(원나라) 관문에 들어가네. |
碧雲暮隔魚鳧水 벽운모격어부수 |
푸른 구름은 저물녁에 어부(魚鳧)【어부(魚鳧): 잠총과 어부는 촉왕(蜀王)의 시조라고 전해진다】의 물을 가리고 있고 |
紅樹秋連鳥鼠山 홍수추연조서산 |
붉은 나무는 가을이라 조서산에 연이어져 있네. |
文字剩添千古恨 문자잉첨천고한 |
문자는 여유롭게 천고의 한을 더하고 |
利名誰博一身閑 리명수박일신한 |
이익과 명예를 누가 일신의 한가로움과 바꾸랴? |
令人最憶安和路 령인최억안화로 |
사람에게 가장 생각나게 하는 것은 안화사(安和寺)의 길을 |
竹杖芒鞋自往還 죽장망혜자왕환 |
대나무 지팡이 짚고 짚신 신고서 스스로 오고 가고 한 일이라네. 『東文選』 卷之十五 |
해설
이 작품은 촉(蜀) 지역에서 연경(燕京, 당시 元나라 수도)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나그네의 회포와 향수(鄕愁)를 읊은 것이다.
촉 지역을 떠나 오랜만에 연경으로 돌아가는데 매우 험난했으며,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서 오늘 아침에 비로소 연경으로 들어간다. 촉 지역을 떠나오는데 저 멀리 푸른 구름이 해 저무는 어수부를 가리고 있고 붉게 물든 단풍이 조서산까지 이어져 있다. 자랑스러운 학문으로 인해 나그네가 되어 타국에 와서 임금과 나라를 위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이루어 놓은 것이 제대로 없어 한이 쌓이며, 힘들게 얻은 명리는 모두 부질없는 것이므로 한 몸의 한가로움과 그 누가 바꾸려 하겠는가? 고향의 안화 길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것이 일신한(一身閑)인 것이다.
조신(曺伸)은 『소문쇄록(謏聞瑣錄)』에서 연(聯)에 대해 “호탕하고 장쾌하다[豪壯].”라고 평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43~244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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