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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집의 벽에 쓰다
제촌사(題村舍)
이곡(李穀)
我欲卜居滄海濱 漁村到處盡堪憐
此家有酒仍多竹 題壁何須問主人 『稼亭先生文集』 卷之二十
해석
我欲卜居滄海濱 아욕복거창해빈 |
나는 푸른 바닷가에 살 만한 곳을 정하고자 해서 |
漁村到處盡堪憐 어촌도처진감련 |
어촌의 도착하는 곳마다 죄다 사랑할 만하네. |
此家有酒仍多竹 차가유주잉다죽 |
이 집엔 술이 있고 따라서 대나무도 많으니 |
題壁何須問主人 제벽하수문주인 |
벽에 쓸 적에 어찌 반드시 주인에게 물으리오【대나무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하루도 차군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何可一日無此君〕”라고 말했던 동진(東晉)의 왕휘지(王徽之)가 어느 날 어떤 사대부의 집에 멋있는 대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집에 들르니, 집주인이 술자리를 마련해 놓고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왕휘지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대숲으로 가서 감상을 한 뒤에 바로 떠나려 하였다. 이에 주인이 당황하면서 문을 닫아걸고 못 나가게 하며 그를 끝내 만류하자 왕휘지가 그 성의를 높이 평가하여 그 자리에 머물러서 함께 술을 마신 뒤에 떠났다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卷80 「王徽之列傳」】? 『稼亭先生文集』 卷之二十 |
해설
이 시는 전원생활(田園生活)을 동경하며 읊은 것이다.
조용한 어촌에 집을 마련하고 살고 싶은데 어촌은 어디를 가나 모두 마음에 든다. 대나무가 있고 가끔 술을 마실 수 있는 집, 그 집에서 시를 쓰고 싶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8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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