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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 대국유감(對菊有感)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대국유감(對菊有感)

건방진방랑자 2021. 4. 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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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보면서 느꺼움이 있어

대국유감(對菊有感)

 

이색(李穡)

 

 

人情那似物無情 觸境年來漸不平

偶向東籬羞滿面 眞黃花對僞淵明

 

爛熳開時爛熳游 煙紅露綠滿城浮

山齋又是秋風晚 只有黃花映白頭

 

仁煕殿北白沙岡 駐蹕群臣獻壽觴

病裏苦吟秋又晚 夢中時或侍先王

 

龍沙漠漠又秋風 衰草連雲落照紅

折得黃花誰上壽 海西千里是行宮 牧隱詩藁卷之十九

 

 

 

 

해석

人情那似物無情
인정나사물무정
사람의 정이 사물 같아서 무정하랴?
觸境年來漸不平
촉경년래점불평
연래에 닿는 경치마다 점차 불평스러워져.
偶向東籬羞滿面
우향동리수만면
우연히 동쪽 울타리 향해 가니 부끄러움이 낯에 가득하니
眞黃花對僞淵明
진황화대위연명
진짜 노란 국화가 가짜 도연명과 마주했구나.

 

爛熳開時爛熳游
란만개시란만유
꽃이 활짝 펴서 질펀하게 노니
煙紅露綠滿城浮
연홍로록만성부
연기인 듯 붉은 듯 이슬인 듯 푸른 듯한 꽃이 성에 가득 떠있네.
山齋又是秋風晚
산재우시추풍만
나의 산속 서재는 또한 가을바람 늦게 불어와
只有黃花映白頭
지유황화영백두
다만 노란 국화만이 흰 머리에 비치는 구나.

 

仁煕殿北白沙岡
인희전북백사강
인희전(仁煕殿)공민왕(恭愍王)의 비()인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의 혼전(魂殿)이다. 공주가 죽은 뒤 혼전을 세워 이를 인희전이라 하고 공민왕이 생전에 자주 여기에 행차했었다. 북쪽으로 흰 모래 언덕에
駐蹕群臣獻壽觴
주필군신헌수상
멈추고 벽제하며 뭇 신하들이 축수하는 술을 올렸지.
病裏苦吟秋又晚
병리고음추우만
병든 가운데 괴롭게 읊조리느라 가을 또한 늦어져
夢中時或侍先王
몽중시혹시선왕
꿈속에선 이따금 선왕을 모신다네.

 

龍沙漠漠又秋風
룡사막막우추풍
변방용사(龍沙): 총령(葱嶺) 근처에 있는 사막인 백룡퇴(白龍堆)를 가리키는데, 일반적으로 변경 밖의 먼 지역을 가리킨다. 후한서(後漢書)』 「반초전(班超傳)()총설을 활보하고 용사가 지척 사이였다.(坦步葱雪咫尺龍沙)”고 한 데서 인용된 말이다. 그는 본시 큰 뜻이 있어 붓()을 던져 버리고 서역(西域)에 출정(出征)하였다가 그곳의 도호(都護)가 되어 부족(部族)들을 안무시켰고 그곳에 있은 지 31년 만에 돌아왔다.은 아득하고 또한 가을 바람 불어
衰草連雲落照紅
쇠초연운락조홍
쇤 풀이 구름에 닿고 낙조는 붉네.
折得黃花誰上壽
절득황화수상수
누런 국화 꺾어 누가 축수 올릴까나?
海西千里是行宮
해서천리시행궁
해서 천리가 곧 행궁인 걸. 牧隱詩藁卷之十九

 

 

해설

이 시는 국화를 마주하고서 느낌을 노래한 것이다.

 

3, 4구는 도연명(陶淵明)이 유독 국화를 남달리 좋아하였고, 특히 낙천주의자로서 물외(物外)에 초탈하여 일생을 유유자적했는데, 목은 자신은 아직껏 세상일에 거리낀 것이 많다는 말로, 자신은 세상과의 얽힘을 떨칠 수 없음을 재미있게 노래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315

 

 

인용

작가의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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