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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소 - 미인도(美人圖)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승소 - 미인도(美人圖)

건방진방랑자 2021. 4. 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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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美人圖)

 

이승소(李承召)

 

 

雲鬟嚲鬢綴明璫 坐看芙蓉滿小塘

縱使荷花能解語 爭如傾國倚新粧

 

畫閣南頭細柳陰 美人相對話春心

一雙鸂鶒花前落 惹起閑愁自不禁

 

閑來相與鬪圍棋 却被春嬌下子遲

手托香顋無限意 桃花枝上囀鶯兒

 

金爐香盡睡初醒 坐倚雲屛讀道經

不向芙蓉城裏過 定隨簫鳳上靑冥

 

天才自是女相如 日引群童課讀書

拈筆欲題詩遣興 薰風池面滿紅蕖

 

琪樹西風著子新 看書脈脈暗傷神

只緣公子多情思 化作朝雲入夢頻 三灘先生集卷之九

 

 

 

 

해석

雲鬟嚲鬢綴明璫
운환타빈철명당
구름 같은 쪽진머리에 휘늘어진 귀밑머리에 밝은 옥 귀고리 차고서
坐看芙蓉滿小塘
좌간부용만소당
앉아 작은 연못에 가득한 부용 보네.
縱使荷花能解語
종사하화능해어
가령 연꽃이 말을 이해할 수 있더라도
爭如傾國倚新粧
쟁여경국의신장
어찌 나라를 기울일 만한 양귀비가 새로 화장한 것만 하겠는가당나라 현종(玄宗)이 양 귀비(楊貴妃)를 가리켜서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인 해어화(解語花)’라고 한 일이 있으므로 한 말이다. 說郛52 ?

 

畫閣南頭細柳陰
화각남두세류음
그림 누각의 남쪽 머리에 가는 버들 그림자 지니
美人相對話春心
미인상대화춘심
미인과 서로 대하며 춘심을 이야기하네.
一雙鸂鶒花前落
일쌍계칙화전락
한 쌍의 비오리[鸂鶒]가 꽃 앞에 내려앉아
惹起閑愁自不禁
야기한수자불금
한가로운 근심이 야기됨에 스스로 멈추지 못하겠네.

 

閑來相與鬪圍棋
한래상여투위기
한가해서 서로 함께 바둑으로 다투다
却被春嬌下子遲
각피춘교하자지
도리어 봄의 아리따움으로 바둑돌 놓기가 늦어지네.
手托香顋無限意
수탁향시무한의
손으로 향기로운 뺨을 만지는 무한한 뜻에
桃花枝上囀鶯兒
도화지상전앵아
복사꽃 가지 위에 꾀꼬리 새끼 지저귀네.

 

金爐香盡睡初醒
금로향진수초성
금빛 향로의 향기 다하자 잠이 막 깨어
坐倚雲屛讀道經
좌의운병독도경
앉아 구름병풍에 기대 도덕경을 읽네.
不向芙蓉城裏過
불향부용성리과
부용꽃을 향해 성 속을 지나지 않고
定隨簫鳳上靑冥
정수소봉상청명
정해진 듯 퉁소 부는 봉황새 따라 하늘에 올라갔네.

 

天才自是女相如
천재자시녀상여
천부적인 재질은 절로 여상여여상여(女相如): 한나라 때 사람인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사부(辭賦)를 아주 잘 지었는데, 후세 사람들이 재주가 있어 시문(詩文)을 잘 짓는 여인을 가리켜 여상여라고 불렀다. 수나라 양제(煬帝)가 합환수과(合歡水果)를 오강선(吳絳仙)에게 하사하자, 오강선이 붉은 종이에 시를 써서 올려 사례하니, 양제가 오강선의 재주는 여상여이다.” 하였다. 南部煙花記』】라서
日引群童課讀書
일인군동과독서
날마다 뭇 아이들 끌고서 책 읽기를 부과하는 구나.
拈筆欲題詩遣興
념필욕제시견흥
붓을 잡고 지어 시의 흥을 보내려 하니
薰風池面滿紅蕖
훈풍지면만홍거
바람이 연못의 겉면에 향내나 붉은 도랑에 가득 하네.

 

琪樹西風著子新
기수서풍저자신
가을 바람이 기수(琪樹)기수(琪樹): 신선세계에 있다는 옥 나무이다.에 부니 새로운 열매가 달려
看書脈脈暗傷神
간서맥맥암상신
책을 보며 말없으려 해도맥맥(脉脉): (눈길이나 행동으로) 말없이 은근한 정을 나타내는 모양 은근히 정신 상하네.
只緣公子多情思
지연공자다정사
다만 공자에 인연 있어 많은 심사로
化作朝雲入夢頻
화작조운입몽빈
아침 구름으로 변해 자주 꿈에 들어가죠. 三灘先生集卷之九

 

 

해설

이 시는 신선들이 바둑을 두는 그림을 읊은 제화시(題畵詩)이다.

 

신선들은 틈이 나면 더불어 바둑을 두는데, 봄이 와서인지 바둑돌을 놓는 것이 더디다. 바둑을 두다 향기로운 뺨을 문지르니 한이 없는 뜻이요, 그 곁에 복숭아꽃 가지 위에서는 꾀꼬리 새끼가 지저귀고 있다.

 

이승소(李承召)는 성현(成俔)제삼탄집후(題三灘集後)에 의하면, “공은 문치가 완전히 성대할 때에 시문 짓는 법을 배웠는데, 시문이 다 우섬(優贍)하여 같은 무리보다 매우 뛰어났다. 사가 서거정(徐居正), 괴애 김수온(金守溫), 사숙재 강희맹(姜希孟) 세 노장과 더불어 한때를 나란히 달려, 명성이 서로 상하가 되었다. 여러 장르를 모으고 큰 온전함을 이룬 것과 같음에 이르러서는 모두 공을 으뜸으로 삼았다[公當文治全盛之際, 學爲詩文, 詩文俱優贍, 超出等夷. 與四佳乖崖私淑三大老, 齊驅並駕於一時, 名聲相上下. 至如集衆流而成大全者, 皆以公爲稱首.].”라고 하여, 조선 초기 이름난 시인인 서거정ㆍ김수온ㆍ강희맹과 이승소를 나란히 두고 있다.

 

허균은 국조시산에서 이 시에 대해 고운 체 속에 조금 저민 고기를 맛본다[艶體中, 稍嘗一臠].” 하여, 저민 고기를 조금만 씹어도 그 전체의 맛을 알 수 있다는 평을 남기고 있다.

 

또한 본집(本集)에는, “시와 문장을 짓는 데는 온순하고 부드러웠으며 빈틈이 없어 사람들로 하여금 전송(傳誦)하여 마지않게 하였다. 사신으로 연경(燕京)에 갔을 때 학사 예겸이 시를 보내 주기를, ‘보내 준 시의 절묘함을 생각할 때마다, 몇 번이나 시권을 열어 봐도 묵은 아직도 향기롭다하였다[爲詩文, 溫淳和潤而無瑕, 令人傳誦不休. 嘗奉使于燕, 倪學士謙贈之以詩云: ‘每念贈行詩妙絶, 幾回開卷墨猶香.’].”라 하여, 문명(文名)이 중국에도 알려졌음을 알 수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74~75

 

 

인용

목차

한시사

문학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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