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스토리의 보강을 위해 소설에 한시로 사랑을 담다
1. 전기소설(傳奇小說)로 담아낸 사랑이야기
1) 최치원(崔致遠)이 중국으로 가던 도중 두 여인을 만나 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태평통재(太平通載)』 「쌍녀분(雙女墳)」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음.
2) 이 글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지어진 것으로 보기에 매우 이른 시기부터 남녀의 애정을 산문과 시로 엮는 전통이 있었음을 알 수 있음.
2. 애정 소재 전기소설의 백미(白眉)는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임.
獨倚紗窓刺繡遲 | 홀로 비단 창에 기대니 자수는 느리고, |
百花叢裏囀黃鸝 | 흰 꽃 떨기 속에 누런 꾀꼬리 지저귀네. |
無端暗結東風怨 | 끝없이 동풍에 원망이 맺어져 |
不語停針有所思 | 아무 말 없이 바느질 멈추고 그리워하노라. |
路上誰家白面郞 | 길가 누구집의 얼굴 흰 낭군인가. |
靑衿大帶映垂楊 | 푸른 옷깃에 큰 띠 두른 이를 수양버들에 비치네. |
何方可化堂中燕 | 어느 때에 당 가운데 제비로 변하여 |
低掠珠簾斜度墻 | 스치듯 주렴 비껴 담장 건너랴. |
1) 봄을 맞은 최씨의 심경을 토로한 작품.
2) 있지도 않은 님을 그리며 푸른 도포를 걸친 님을 담장 넘어로 날아가 보고 싶다는 맘을 담겨 있음.
巫山六六霧重回 | 무산 36봉우리는 안개에 겹겹이 둘려 |
半露尖峰紫翠堆 | 반쯤 드러나 뾰족한 봉우리와 자색 비취 언덕 |
惱却襄王孤枕夢 | 양왕의 외로운 배개의 꿈을 괴롭히지 마시게, |
肯爲雲雨下陽臺 | 기꺼이 雲雨가 되어 양대로 내려오라. |
1) 최씨의 노래에 마음이 흔들린 이생이 종이에 써서 기와에 묶어 최씨에게 던진 시.
2) 송옥(宋玉)의 『문선(文選)』 卷19 「고당부(高唐賦)」에 “전국 시대 초(楚)나라 왕이 일찍이 고당(高唐)에서 낮잠을 자는데, 꿈에 한 여인이 와서 말하기를 ‘저는 무산의 여자로서 고당의 나그네가 되었는데, 임금님이 여기에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 왔으니, 원컨대 침석을 같이 해 주소서[妾巫山之女也 爲高唐之客 聞君遊高唐 願薦枕席].’라고 하므로, 과연 그와 같이 하룻밤을 잤더니, 그 이튿날 아침에 그 여인이 떠나면서 말하기를 ‘저는 무산의 양지쪽 높은 언덕에 사는데, 매일 아침이면 아침 구름이 되고 저녁이면 내리는 비가 됩니다[妾在巫山之陽 高丘之岨 旦爲朝雲 暮爲行雨].’라고 했다.”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무산의 운우는 주로 남녀 간의 정사(情事)에 관한 일을 말한다. 여기에서 운우지몽(雲雨之夢)ㆍ운우지정(雲雨之情)ㆍ무산지몽(巫山之夢)ㆍ무산지락(巫山之樂)ㆍ무산운우(巫山雲雨)라는 고사가 생겼다.
2) 무산의 봉긋한 봉우리에 얼핏 본 처자를 빗대어 설명함.
儂如百尺陰崖氷 | 나는 백 척 응달의 얼음 같고 |
爾似一竿陽曦騰 | 너는 한 장대의 햇빛이 뜬 것 같네. |
願借一竿朝陽暉 | 원컨대 한 장대의 아침 햇빛 빌려주어 |
銷我百尺陰崖凝 | 나의 백 척 응달의 응어리 녹여주소. |
1) 자신을 응달의 얼음에, 상대편을 따스한 햇살에 비유하여 자신의 시름을 풀어달라고 함.
2) 이 작품을 최씨의 노래나 이생의 답시로 넣어도 무방할 만큼 사랑의 감정을 잘 담음.
3) 사랑의 노래는 소설의 스토리 속에 넣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음.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