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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효의 본질은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향에 있다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효의 본질은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향에 있다

건방진방랑자 2023. 3. 3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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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의 본질은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향에 있다

 

 

용주사(龍珠寺)라는 이름 자체에서도 우리는 정조의 애틋한 효심을 읽을 수 있다.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어서라도 제왕의 묘혈에서 제왕을 상징하는 용()으로서 입에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용주사 대웅전 대들보 주변으로 여의주를 문 용들이 13수나 조성되어 있다.

 

조선불교통사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조와 보경(寶鏡) 사일(獅馹) 스님의 만남이 일차적으로 용주사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용주사를 개창하기 이전에 만난 것이며, 그 인연은 바로 부모은중경을 매개로 이루어진 것이다.

 

정조는 원래 성리학에 밝은 대 유학자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불법(佛法)의 시비를 가려 도태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初欲沙汰佛法].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전라남도 장흥 보림사의 승려인 보경(寶鏡)이라는 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로부터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라는 책자를 얻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차피 정조는 효에 관심이 있었다.

 

乙覽之餘, 宸心大有所感觸者.

 

여기 을람(乙覽)’이라는 표현은 임금이 낮에는 정무에 바빠 책을 못 읽으므로 밤(乙夜)에 독서한다는 뜻으로 임금의 독서를 의미하는 표현이다. ‘신심(宸心)’이라는 표현도 임금에게 쓰는 말로 임금의 마음을 뜻한다. 정조께서 우연히 부모은중경을 얻어 읽다가 그 마음에 크게 감촉(感觸)’된 바가 있었다는 뜻인데, 여기 감촉이라는 표현은 그 문자에 촉발을 받아 생각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정조는 우연히 부모은중경을 읽은 나머지 어떠한 생각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었다는 뜻이다. 과연 그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은중경에서는 ()’라는 개념보은(報恩)’이라는 개념으로 바꾼다. 효와 보은은 어떻게 다른가? 앞서 말했듯이 효의 본질은 아래서부터 위로의 방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향에 있다.

 

전술의 동아일보의 논설이 적확히 지적했듯이 유교의 삼강행실도류의 효는 아래로부터 위로의 방향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나 보은은 필연적으로 쌍방적이다. ()가 있기 전에 반드시 은()이 선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은()이란 위로부터 아래로 베풀어지는 것이다. 은이란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무량(無量)한 은혜이다. 따라서 부모은중경의 위대한 측면은 삼강행실도가 강요하는 복종의 윤리를 하해(河海)와도 같은 자비의 윤리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   ()↑↓()
자식  
  삼강행실도   부모은중경

 

 

용주사 대웅전의 위용. 정조 14(1790)에 완공된 그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다. 한국전쟁의 화마도 비켜갔다. 후불탱화는 단원 김홍도의 역작으로 알려져 있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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