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인에 뜻을 두라
4-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진실로 인함에 뜻을 둔다면,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4-4. 子曰: “苟志於仁矣, 無惡也.” |
이 구절도 여러 가지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기본적으로 ‘악(惡)’을 ‘악’으로 읽고 그것을 객관적 명사적 실체로서 전제하는 모든 해석은, 현대어에서 비롯된 그릇된 편견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사상에는 성악설(性惡說)이라는 것이 없다. 근원적으로 인간의 본성에 관한 존재론적 규정이 없는 것이다. 오직 성(性)의 문제를 정(情)의 문제로서 다루었다는 것이 최근의 간백문헌연구 성과가 밝히는 사실이다[凡人雖有性, 心無定志, 待物而後作 … 性自命出, 命自天降. 道始於情, 情生於性. 郭店楚簡 『性自命出』). ‘성악설(性惡說)’은 반드시 ‘성오설’로 읽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악(性惡)의 문제도 결국은 성(性惡)의 문제일 뿐이며, 성오라는 것은 왜 인간이 혐오스러운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논의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본성 그 자체가 존재론적으로 악하다고 하는 규정에 관한 논의가 아닌 것이다.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선ㆍ악의 규정은 중국인의 세계관 속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장의 논의도 인에 뜻을 두기만 한다면 모든 악이 소멸된다는 식의 논의로 해석될 수 없다. 내가 참으로 인간됨의 보편적 원리나 차마 어찌할 수 없는 도덕적 감성의 보편성에 나의 삶의 지향성을 견지하기만 한다면, 나는 남들이 싫어하는 행위를 하지 않게 될 것이며, 남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일도 없게 될 것이라는, 행위의 주관성의 맥락에서 이 구절은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惡)’는 글자 그대로이며 더 다른 뜻이 없다. ○ ‘구(苟)’는 ‘진실로’라는 뜻이다. ‘지(志)’라는 것은 마음이 오롯이 가는 것이다. 그 마음이 진실로 인에 있으면 반드시 악을 행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惡, 如字. ○ 苟, 誠也. 志者, 心之所之也. 其心誠在於仁, 則必無爲惡之事矣.
○ 양시가 말하였다: “진실로 인에 뜻을 두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지나친 행동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악한 행동을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 楊氏曰: “苟志於仁, 未必無過擧也, 然而爲惡則無矣.”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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