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남의 알아주지 않을수록 나의 실력을 키워라
4-1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지위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무엇을 가지고 설 것인가를 걱정하라. 사람들이 자기를 알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참으로 알려질 수 있기를 구하라.” 4-14. 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
이 구절에 대한 해석은 이미 「학이(學而)」 16에서 충분히 논의된 것이다.
위(位)와 입(立)은 생긴 글자 모양도 비슷하지만 의미가 상통한다. 위(位)가 없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과연 내가 무슨 실력으로 그 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인가를 걱정해야 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도 위가 없다[무위無位]는 것과 상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걱정해야할 사안이 아니다. 내가 참으로 걱정해야할 것은 참으로 내가 남에게 알려질 만한 실력을 온축한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참으로 알려질 수 있기를 구하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시(時)를 타는 운명의 존재이다. 이 세상의 일이란 어차피 내 뜻대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나의 출세(出世)가 모두 시운(時運)의 소산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時)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요, 그 시(時)를 맞이할 수 있는 나 자신의 내면적 가능성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시(時)라는 것은 나에게 그것을 맞이할 바탕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항상 비껴 흘러가버리고 마는 것이다. 내가 준비되어 있으면 그러한 시(時)는 항상 또 다시 나를 따라오게 마련이다.
인간의 우(遇)ㆍ불우(不遇)는 나를 둘러싼 외재적 상황의 소산이라기보다는, 나의 내면적 실력의 온축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 바로 여기 공자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시는 뼈저린 교훈인 것이다. 정이천(程伊川)은 말한다.
군자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구할 뿐이다.
君子求其在己者而已矣.
오늘의 세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자신을 피알하는데 힘쓰지 마라. 그것은 정보의 공해일 뿐. 그 시간에 소리없이 자신의 실력을 배양하기에 힘쓸 것이다. 그러면 결국 크게 쓰이고 크게 알려질 것이다. 정보사회가 될수록, 소리 없이 자신의 실력을 온축한 사람에게는 출세의 기회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노자는 일찍이 말하지 않았던가? 문 밖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다 꿰뚫어 본다고[不出戶, 知天下. 47장].
‘소이립(所以立)’은 그 지위에 설 수 있는 까닭을 일컫는 것이다. ‘가지(可知)’는 알려질 수 있는 실력을 일컫는 것이다. 정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구할 뿐이다.”
所以立, 謂所以立乎其位者. 可知, 謂可以見知之實. ○ 程子曰: “君子求其在己者而已矣.”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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