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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 본서의 표기체계에 관하여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 본서의 표기체계에 관하여

건방진방랑자 2021. 6.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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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서의 표기체계에 관하여

 

 

공자(孔子)공쯔로 표기되어야 마땅하다. 이것은 내가 1982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부터 주장한 것이다. 13경이라는 고전은 어디까지나 중국고전이다. 따라서 그것은 우리에게서 객관화되어야 할 외래문명이다. 수메르문명의 길가메시 서사시의 인명을 길가메시라고 표기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것을 우리식의 독특한 발음으로 표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중국어와 일본어에 관한 표기법을 만드는 것이었다. 19851월에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나의 저술을 통하여 발표한 최영애-김용옥 표기법(씨케이 시스템 C.K.System)’은 중국어ㆍ일본어 표기의 문제를 음운학의 성과 위에서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접근한 우리나라 최초의 표기법이다. 표기란 어차피 실제의 음성(speech sound)을 세밀하게 표기하는 음성표기(phonetic transcription)가 아니라, 음운론적 해석을 경과한 음소기호(音素記號)를 사용하는 음운표기(phonemic transcription)이다. 그러니까 음운표기는 기본적으로 음소표기인 것이다. 그런데 중국어나 일본어의 이러한 음소표기는 우리가 임의적으로 창안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중국이나 일본에서 체계화되고 표준화되어 있는 문제이므로 그에 준하여 우리는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소 하나하나의 일관성과 음소간의 변별력이다. 그리고 우리말의 표기만 가지고도 상응하는 일본어나 중국어의 글자들이 정확하게 중복 없이 재구(再構)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말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알파벳 이외의 어떠한 기호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서 볼 때 씨케이 시스템 이상의 대안이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도 원칙 없는 낭설만 분분한 사계의 현실이 참으로 애석하게 느껴진다.

 

본서의 고유명사를 모두 씨케이 시스템에 의하여, 중국어와 일본어의 현재발음에 준하는 방식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어의 경우는 크게 문제될 바가 없으나, 중국어나 한국어 사이에는 한자음이라는 역사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가 개입되어 있어 참으로 난감한 현실적 상황이 있다.

 

예를 들면, ‘孔子의 춘추전국시대 발음이 콩쯔에 더 가까웠냐, ‘공자"에 더 가까웠냐 하는 것도 그리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한자음은 중원의 옛 음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국의 고전을 표기하는 데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한국인의 의식세계 속의 친숙성이 있어서 그것을 모조리 오늘날의 북경관화구음체계(北京官話口音體系)로 바꾼다는 것은 한국사회에 있어서의 의미소통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중국인에게 서울을 한성(漢城)’으로 표기하지 말고 수이(首爾)’로 표기해줄 것을 요구한다면, 우리도 孔子콩쯔로 표기해주는 것이 정당하다는 원칙에 대한 소신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 단지 나의 13경주소작업이 오늘날의 한국인들에게 유교경전의 가치를 보편화시키는 작업이므로, 최초로 그 단어가 나올 때는 씨케이 시스템에 의하여 그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되 전체적으로는 우리에게 친숙한 한자음으로 일관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근ㆍ현대사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이미 중국어 발음으로 친숙한 사람들이나 고유명사는 중국어 발음으로 직접 표기하겠다.

 

일관성이 부족한 듯한 유연성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필자의 고충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중국어가 점점 우리사회에서 보편화 되어가고 통일된 표기방안이 확정되면 이러한 문제는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해결되어 나갈 것이다.

 

한자음의 영어표기는 과거에는 고전학에 있어서는 웨이드자일(Wade-Gile) 표기법이 우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한어병음(漢語拼音)표기법으로 보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병음으로 일관되게 표기하였다. 발음상으로 보면 웨이드자일표기법이 보다 한어의 발음체계를 더 잘 드러낸다고 하겠으나 병음은 부호를 최소화시켜 간결하다. 병음보다는 우리의 씨케이 시스템이 한어의 발음체계를 더 충실하게 반영한다. 독자들은 씨케이 시스템이 우수한 표기체계이며, 병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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