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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29. 인(仁)은 멀리 있지 않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29. 인(仁)은 멀리 있지 않다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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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은 멀리 있지 않다

 

 

7-29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 멀리 있다구? 내가 원하면 당장 여기로 달려오는 것이 인()인데!”
7-29.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논어의 째즈적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유명한 장이다. 후세의 점()ㆍ돈()의 논의의 원형을 이루는 것이다. 째즈는 역시 돈()이다. 공자는 인()을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허여(許與)하지 않는다. 그것은 서구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님(테오스)이나 천국(바실레이아)이나 종말(에스카톤)이나 로고스 같은 것이다. 쉽게 실현되지 않으면서도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을 빌리면, 인간의 실존 위에 항상 부담스럽게 매달려 있는 거대한 바위덩어리 같은 것이다. 공자도 인()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쉽게 구현되는 것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궁극적인 것(the Ultimate)이며 종국적인 것(the Final)이며 성스러운 것(the Holy)이다. 그래서 공자의 논의는 주변 제자들에게 절망감 같은 것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 나는 정말 인하기는 어렵구나!’ 그렇다고 공자는 인()이 이것이라고 규정하지도 않는다. 공자에게 인은 실체화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언어를 초월하는 것이다.

 

나는 이 장의 논의가, 인의 달성키 어려움을 말한 언급들과 시간적 전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자는 째즈 아티스트였다. 공자는 항상 동시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하는 텐션의 변주를 잃지 않는다.

 

실존주의(Existentialism)는 결단(Entscheidung)을 말한다. 인한 삶이란 결국 인간의 본래적 모습이다. 우리는 비본래적 자아의 모습으로 물들어 있다. 그러나 비본래적 불인(不仁)한 모습에서 본래적인 인()한 모습으로 복귀하는 것은 결국 불확정적 미래에로 자기를 던지는 인간의 결단일 뿐이다. 던짐(Nothingness)’를 전제로 하지만, 무라는 것 때문에 불안한 것이 아니라, 무이기 때문에 가장 순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죽음에로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 죽음은 미래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나의 삶 속에 내재하는 사건이다. 인간은 죽음을 결단하는 동시에 죽음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죽음을 결단하는 그러한 용기만 있다면 인()은 순간 순간 나에게 달려온다. 나의 존재론적 모든 순간은 인에로의 결단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내가 인을 원하면, 바로 여기에 인은 이른다[아욕인(我欲仁), 사인지의(斯仁至矣)]’의 논리인 것이다.

 

인은 도달키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내가 원하면 당장 나에게 달려온다. 문제는 원함의 결단이다. 어려움[]과 쉬움[], []과 가까움[], 점차적인 달성[]과 갑작스러운 도달[]의 모든 논리가 공자에게 이미 체화되어 있다. 공자는 이 양극을 항상 인간의 계발을 위하여 째즈적으로 활용한다. 노자는 말한다: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완성시키는 것이다[난이상성(難易相成)]’.

 

 

()’이라는 것은 마음의 덕()이며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놓아두고 구하지 않으니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돌이켜 그것을 구한다면 바로 그 당장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찌 인을 멀다 하리오?

仁者, 心之德, 非在外也.放而不求, 故有以爲遠者; 反而求之, 則卽此而在矣, 夫豈遠哉?

 

정자가 말하였다: “인을 실천하는 것은 오직 나로 말미암는 것이다. 그것을 간절히 바라기만 하면 이르는 것인데, 어찌 멀다고만 말하고 앉아있을소냐!”

程子曰: “爲仁由己, 欲之則至, 何遠之有?”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마다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문은 열릴 것이 니라(7:7~8, 11:9~10, Q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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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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