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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30.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한 공자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30.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한 공자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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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한 공자

 

 

7-30. ()나라 사패(司敗: 법무장관)가 공자께 여쭈었다: “노나라의 소공이 예를 알았습니까?” 공자께서 이에 말씀하시었다: “예를 아셨습니다.”
7-30. 陳司敗問昭公知禮乎? 孔子曰: “知禮.”
 
공자께서 자리를 물러나시었다. 그러자 사패는 제자 무마기(巫馬期)에게 읍하여 다가오게 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나는 군자는 본시 편당 들지 않는다고 들었소. 그런데 그대 군자께서는 편당을 드시는군요? 소공께서는 오나라 여자를 부인으로 취하였소. 그런데 오나라와 노나라가 동성이 되니까 부인의 성을 숨기기 위해 부인을 오맹자(吳孟子)라 부르셨소. 소공께서 예를 아신다고 한다면 세상에 누 구인들 예를 알지 못한다 하겠소?”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 : “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君取於吳爲同姓, 謂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무마기가 말문이 막혀 들은 그대로 공자께 아뢰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나 구()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타인들이 반드시 그걸 지적하는구나!”
巫馬期以告. 子曰: “丘也幸, 苟有過, 人必知之.”

 

공자의 인품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만드는 참으로 숙연한 고사를 전하고 있다. 자신의 과오를 솔직히 인정한다는 것, 그리고 구구한 변명을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자기로부터 소외되기 어려운 조국의 선조에게 결례를 범하지 않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는 인간적인 의리, 이러한 공자의 체취를 우리는 대인(大人)의 풍도라 아니 말할 수 없다. 예수나 마호메드를 공자의 은은하고도 인간적인 풍도를 그리듯이, 성서기자들이 그렸더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보다 고품격의 사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공자의 생애에 관한 정확한 크로놀로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도는 항상 유동성이 있으나, 공자는 정공 15년 애공 2, 애공 6년에 진나라를 지나가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여튼 60세 때부터 63세 때까지는 주로 진나라를 중심으로 활약하였다. 아마 이 이야기는 진나라에 체재할 당시에 일어난 고사 중의 한 대목일 것이다. ()나라는 하남성 동남부 회양현(淮陽縣) 부근의 작은 나라이다. 사패(司敗)라는 것은 초나라와 진나라 양국에서 특별히 쓰는 관명이며 노나라 및 중원의 나라들에서 말하는 삼경(三卿) 중의 하나인 사구(司寇)에 해당된다.

 

무마기(巫馬期, 우마 치, Wu-ma Qi)는 공자의 제자인데 논어에는 단 한 번 이 장에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자료를 동원해볼 때, 꽤 초기부터 공자를 모신 중후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 공자보다 30세 연하라는 데 공자세가(孔子世家)제자해가 일치한다. 성이 무마(巫馬)이고, 명이 시(), 자가 자기(子旗) 또는 자기(子期)로 쓴다. 그래서 무마기(巫馬期), 무마시(巫馬施)로도 불리운다. 노나라 사람인 듯한데 진()나라 사람으로 보는 설도 있다. 사마천은 이 장의 기사만 덧붙였다. 그러나 공자가어』 「칠십이제자해(七十二弟子解)는 좀 특별한 고사를 덧붙이고 있다. 공자가 근교로 나들이를 하는데 날이 청명한데, 같이 가는 사람들에게 우산을 가지고 갈 것을 명한다. 그런데 과연 나중에 비가 내렸다. 그래서 무마기가 선생 공자에게 좋은 날씨에 구름 한 점도 없었는데 비가 올 줄은 어떻게 아셨냐고 묻는 장면이 있다. 이 고사는 무마기에 관해서는 우리에게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씨춘추(呂氏春秋)』 「찰현(察賢)2에는 그가 선보(單父)의 읍재가 되었고, 복자천(宓子賤)과는 전혀 다른방식으로 선보를 잘 다스렸다는 고사가 나오고 있다. 무마기는 별이 있을 출근하고 별이 있을 때 퇴근하며 낮밤으로 노력궁행하는 스타일의 인간이었다. 하여튼 착실한 인물이었다.

 

여기 사패가 제기한 문제는 복잡하지는 않다. 노나라의 소공(昭公)은 꽤 예법에 밝은 점잖은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남방의 오()나라로부터 부인을 취했다. 그런데 오나라의 시조 오태백(吳太伯)은 주나라 문왕(文王) 희창(姫昌) 의 삼촌이 되는 사람인데, 그 묘자(苗字: )가 희()로서, 결국 노나라와 동성이었다. 그러나 동성불혼(同姓不婚)’은 주나라의 예법이었다. 노나라의 제후가 동성인 오나라의 여자를 취하는 것은 예에 어긋났다. 그리고 춘추시대 국군(國君)의 부인의 칭호는 태어난 나라의 이름에다가 자기 본가의 성을 같이 표시했다. 그러니까 이 여자의 이름은 오희(吳姫)’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공은 이를 숨기기 위해 자기 부인의 이름을 오맹자(吳孟子)’로 했던 것이다. ‘맹자는 본시 그 여자의 자()였다좌전애공 12소부인맹자졸(昭夫人孟子卒)’로 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지적을 받은 무마기는 막상 자기 선생을 옹호하기 위하여 대답할 길이 막연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상황을 공자에게 보고했던 것이다.

 

 

()’은 나라의 이름이다. ‘사패(司敗)’는 관명이다. 노나라의 사구()와 같다. ‘소공(昭公)’은 노나라의 군주이며 이름이 주()이다. 위의(威儀)의 절도를 익혀 당시 사람들이 소공은 예를 잘 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진나라 사패가 이 점을 꼬집어 질문을 던진 것인데, 공자는 지례(知禮)’라고 편안하게 대답하신 것이다.

, 國名. 司敗, 官名, 卽司寇也. 昭公, 魯君, 名裯. 習於威儀之節, 當時以爲知禮. 故司敗以爲問, 而孔子答之如此.

 

는 칠주(七住) 반이다. 무마(巫馬)’는 성이요, ‘()’는 자()이다. 공자의 제자로서 그 이름을 시()라고 한다. 사패가 공수를 하면서 눈짓으로 그를 오라고 한 것이다. 서로 도와 허물을 덮어주는 것을 ()’이라 한다. 당시 예법에 동성 결혼은 하지 않았는데, 마침 노나라와 오나라는 같은 희()씨 동성이었다. 그래서 소공이 부인을 오맹자(吳孟子)’라고 부른 것은, 동성을 나타내는 것을 피하여 마치 송나라 여자 자성(子姓)송나라 사람들은 성이 ()’이다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 七住反. 巫馬姓, 期字, 孔子弟子, 名施. 司敗揖而進之也. 相助匿非曰黨. 禮不娶同姓, 而魯與吳皆姬姓. 謂之吳孟子者, 諱之使若宋女子姓者然.

 

공자는 임금의 불미스러운 점을 숨긴 것이라고 스스로 고백할 수도 없었고, 또한 동성의 여자를 취한 것을 가지고 예를 안다고 우길 수도 없었다. 그러므로 사패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자기 잘못에 대한 구구한 변명을 하지 않은 것이다.

孔子不可自謂諱君之惡, 又不可以娶同姓爲知禮, 故受以爲過而不辭.

 

오재로가 말하였다: “노나라는 부자의 부모의 나라(고향)이다. 소공은 노나라의 선군(先君)이다. 사패는 공자를 만났을 때 소공 사건을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았고, 그냥 갑자기 소공이 예를 아는가라고만 질문했던 것이니, 공자의 입장에 서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사패가 편당을 든다는 것을 지적함에 이르러서는 공자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기 허물로 삼으셨다. 부자의 거 대한 덕성으로 말하자면 불가(不可)를 운운한 건덕지도 없다. 그러나 지적을 접수하여 자기 허물로 삼으실 때에도, 곧바로 허물을 짓게 된 까닭을 말하지 않았고, 애당초 오맹자의 일을 몰랐던 것처럼 행동하셨으니, 만세의 법이 될 만하다.”

吳氏曰: “魯蓋夫子父母之國, 昭公, 魯之先君也. 司敗又未嘗顯言其事, 而遽以知禮爲問, 其對之宜如此也. 及司敗以爲有黨, 而夫子受以爲過, 蓋夫子之盛德, 無所不可也. 然其受以爲過也, 亦不正言其所以過, 初若不知孟子之事者, 可以爲萬世之法矣.”

 

 

오역(재로)의 마지막 언급은 비열하다. 야비한 주석이다. 꾸밈이 없는 공자를 꾸미는 위선자로 만들어 흠이 없는 성인으로 둔갑시켜려는 그러한 송유의 태도가 조선 유학의 수많은 위군자(僞君子)들을 길러낸 것이다. 우리는 소박한 인간 공자로 되돌아가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자기 허물을 인정할 줄 아는 공자의 모습, 그 이상을 전하는 말은 여기에 없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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