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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태백 제팔 - 11. 후천적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태백 제팔 - 11. 후천적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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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후천적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8-1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주공의 자질을 타고난 아름다운 인간이라 할지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8-11. 子曰: “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주공의 자질[周公之才]’이라는 것은 공자로서 한 인간에 대하여 찬미할 수 있는 극도의 표현이다. 사실 이러한 표현을 공자 당대에 공자 스스로 썼을까, 도무지 의문이 간다. 역시 공자이든, 주공이든, 관념화되어버린 후대의 언사임이 분명하다. 그 뜻인즉, ‘주공지재(周公之才)’라는 것은 인간이 타고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천적 재질이다. 인간에게는 타고나는 선천적 조건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 잘생긴 사람도 있고, 머리가 좋은 사람도 있고, 키가 큰 사람도 있고, 피부가 고운 사람도 있고 뿐만 아니라, 고대광실에서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서향이 가득한 만권지서(萬卷之書)의 선비집에서 태어날 수도 있다. 그 러나 이렇게 타고나는 조건은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지만, 그에게 후천적 노력이 보장이 안 된다면 모두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이다. 아무리 잘난 인물도 몇 년만 엉터리로 살면 추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요, 고대광실도 초라한 하꼬방으로 변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상전벽해의 세상사는 걷잡을 수 가 없는 것이다.

 

여기 공자말로서 인용되고 있는 이 로기온의 내용은 인간의 내면적 덕성에 관한 것이다. ‘교만은 타인에 대한 무시이며, 자기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만을 내포하는 것이지만 결국 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말 뿐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종교가 대체로 교만의 덕성을 부정적 가치로 내세운다. 니체의 초인의 덕성도 결코 교만은 아닐 것이다.

 

인색[]이란 물질적 인색과 정신적 인색을 동시에 의미한다. 물질적 인색이란 베풀 줄 모르는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타인들과 나누어 가질 줄을 모르는 것이다. 정신적 인색이란 자기가 소유한 내면적 덕성이나 지식을 타인에게 내보이지 않는 것이다. 엉큼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선의를 내보이는 데 인색할 뿐 아니라 타인의 훌륭함을 인정하기를 두려워한다. 인색한 자들은 인격이 결국 오그라들고 만다. 늙어갈수록 쪼그라져서 단단해지고 만다. 세상 에 추한 것이 완고한 늙은이이다.

 

주공지재(周公之才)’에다가 지미(之美)’를 덧붙여 ()’를 중복시킨 것은 어기(語氣)를 강조하는 용법이다. 앞의 ()’도 가정, 뒤의 (使)’도 가정, ‘()’보다 (使)’가 더 강한 가정이다. 가정의 톤이 강화된다. 그리고 나서 그 나머지는 (其餘 )’하고 흘러가는 문의(文義)는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준다. 나는 우리말의 간결한 흐름을 존중하여 번역에 가정의 뜻을 강하게 내비치지 않았다. 레게의 영역은 다음과 같다.

The Master said: ‘Though a man have abilities as admirable as those of the Duke of Zhou, yet if he be proud and niggardly, those other things are really not worth being looked at.’

 

참 아름다운 번역이다.

 

 

재미(才美)’는 지능(智能)과 기예(技藝)의 아름다움이다. ‘()’는 자만하여 으스대는 것이요, ‘()’은 비루하고 인색한 것이다.

才美, 謂智能技藝之美. , 矜夸. , 鄙嗇也.

 

정이천이 말하였다: “이 말씀은 교만과 인색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극단적으로 표현하신 것이다. 대저 주공의 덕이 있다면 교만과 인색이 있을 턱이 없다. 만약 주공의 재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따위 인간에게서 뭘 볼 게 있겠는가.”

程子曰: “此甚言驕吝之不可也. 蓋有周公之德, 則自無驕吝; 若但有周公之才而驕吝焉, 亦不足觀矣.”

 

정이천이 또 말하였다: “교만은 기가 차서 넘치는 것이요, 인색은 기가 부족하여 쪼그라든 것이다.”

又曰: “, 氣盈. , 氣歉.”

 

나 주희가 생각한다. 교만과 인색은 이 천의 말대로 넘치고 모자라는 차이가 있으나 이 둘은 실상 그 형세가 항상 서로 의존하고 있다. 대저 교만이라는 것은 인색의 지엽이요, 인색은 교만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이 두 가치를 천하의 사람들에게 실험적으로 조사해보면, 교만한 놈치고 인색하지 않은 놈이 없고, 인색한 놈치고 교만하지 않은 놈이 없다.

愚謂驕吝雖有盈歉之殊, 然其勢常相因. 蓋驕者吝之枝葉, 吝者驕之本根. 故嘗驗之天下之人, 未有驕而不吝, 吝而不驕者也.

 

 

희의 말이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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