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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철학 삶을 만나다, 제2부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기 - 3장 살아 있는 형이상학으로서의 자본주의, 세계화의 논리는 새로운 것인가? 본문

책/철학(哲學)

철학 삶을 만나다, 제2부 친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들기 - 3장 살아 있는 형이상학으로서의 자본주의, 세계화의 논리는 새로운 것인가?

건방진방랑자 2021. 6.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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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논리는 새로운 것인가?

 

 

상인자본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산업자본은 가치의 증식, 즉 잉여가치를 부단히 획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산업자본의 메커니즘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우리는 역으로 어떻게 하면 산업자본의 잉여가치가 줄어들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잉여가치는 M-CC-M의 두 가지 과정 사이의 차이로부터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선 잉여가치를 떨어지게 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M-C의 과정에서 산업자본가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화폐를 더 많이 지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료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공장 유지비가 올라가거나, 혹은 인건비가 올라가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C-M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잘 팔리지 않거나, 아니면 낮은 가격으로밖에 팔리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업이 만연하여 소비 욕구가 침체되거나, 제품이 과잉 생산되어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산업자본이 항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찾아나서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더 이상 잉여가치가 생기지 않는다면 산업자본은 마치 게걸스런 괴물처럼 다른 곳으로 먹이감을 찾아 이동해야만 합니다. 아니면 자신이 굶어죽게 될 테니까요. 저렴한 원료가 있고 값싼 노동력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 있다면 산업자본은 그곳이 어디든 주저 없이 찾아갈 겁니다. 그래야 잉여가치가 발생할 수 있고, 따라서 생존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윌리엄탭은 이런 게걸스러운 산업자본의 운동을 부도덕한 코끼리(The Amoral Elephant)’라고 비유했던 것입니다.

 

 

맑스와 엥겔스가 이해했듯이, 자본주의는 언제나 생산수단을 끊임없이 혁명한다. 그것은 그들의 시대에도 사실이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전 세계의 부르주아지들은 부단히 자기 제품의 시장을 확대해야 할 필요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모든 곳으로 진출하고 자리 잡으며 어떤 곳이든지 시장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 모든 국가의 부르주아지들은 생산과 소비의 전 세계적인 특징을 기초로 세계시장을 개발한다.” 선진 경제의 자본가들이 그들이 서 있는 국민적 기반을 탈피하여” “구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산업으로 대체하는것은 우리 시대만의 특징은 아니다. “국내 생산에 의해 충족되는 수요를 넘어서서, 자신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수요를 찾아낸다. 지역적·국가적 분단과 자급자족 대신에, 이제 모든 나라와의 교류와 국가들 간의 전체적인 상호 의존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부도덕한 코끼리

 

 

맑스는 이윤율 하락의 경향성 법칙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산업 자본주의하에서 이윤율은, 마치 자연계의 어떤 체계 안에서 엔트로피가 점차 증가하면서 그 체계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것처럼 점차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잉여가치가 불가피하게 감소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처럼 산업자본주의는 스스로 파국으로 치닫는 경향성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맑스는 외국과의 무역이 이런 파국의 경향성을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폐쇄된 체계 내에서의 자본주의 운동은 스스로 파국으로 치닫게 되지만, 이 체계를 확장함으로써 이런 경향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해외무역에 투자된 자본은 높은 이윤율을 낳게 해줍니다. 우수한 생산 설비를 갖춘 국가의 산업자본이 그런 설비를 갖추지 못한 외국에서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후진국에서는 값싼 노동력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잉여가치를 부단히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자본은 폐쇄된 민족국가라는 모델 안에서 안주해서는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산업자본의 세계적 팽창 현상이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는지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선 세계사적으로 살펴보면 두 차례에 걸쳐 발발한 세계대전도 바로 이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산업 자본주의 국가들이 기존의 다른 산업자본주의 국가들이 지닌 식민지-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 것이니까요. 이것은 거대하고 탐욕스러운 코끼리들 사이에서 벌어진 목숨을 건 투쟁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 최종 승자가 바로 미국과 미국에 속하는 산업자본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미국에 거점을 둔 다국적 산업자본들이 더 이상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잉여가치로 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에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이네요. 그들은 미국을 떠나 세계로 자신들의 시장을 넓혀가야만 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그 유명한 세계화 현상과 이것을 정당화하는 신자유주의의 비밀이 놓여 있습니다. 윌리엄 탭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이념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다음과 같이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세계 상류층의 20%가 세계 GDP86%를 얻고 있고, 하위 20%는 고작 1%를 얻으며, 중간의 60%는 겨우 13%만을 얻는다. 전 세계 200대 부자들의 수입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수조 달러나 늘어 두 배가 되었다. 세계 3대 부자의 자산은 가난한 48개국의 모든 소득을 합한 것보다도 더 많아졌다. 부도덕한 코끼리

 

출처 - 더데일리비스트

 

 

윌리엄 탭의 지적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 우리는 여전히 맑스의 관점이 적용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미 그는 일반 이윤율 하락의 경향, 산업자본의 해외 진출, 그리고 세계시장의 확보, 나아가 이에 수반되는 정보나 부의 독점 현상에 대해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세계화라는 것이 전 세계가 갈등과 분열을 벗어나 하나가 되는 길이라고 장밋빛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세계화는 미국 산업자본들만의 잔치였던 셈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표방하는 신자유주의란 제3세계 약소국가들의 무장해제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국가가 경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이념은 결국 제3세계의 노동자들을 지속적인 실업의 위기와 그로부터 야기되는 고질적인 저임금의 고통에 시달리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선 이래로 모든 세계사적 움직임은, 세계적 규모에서 산업 자본주의가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과정이었다고 이해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경기 침체 혹은 일반 이윤율의 하락은 더 이상 민족경제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케인즈주의적 정책이나 혁신적인 기술 진보를 통해서 극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산업자본주의가 스스로 지속될 수 있는 해법이란 무엇일까요? 그 해법이 바로 세계화입니다. 세계화는 바로 이윤율 하락의 지속적 경향을 막고, 그 심층에서 잉여가치를 확보하려는 산업자본이란 탐욕스러운 코끼리의 의지입니다. 결국 제3세계는 모두 산업자본이 요구하는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의 주기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입니다. 세계화가 극적으로 달성되기에 앞서, 산업자본은 폐쇄된 국민 경제 체계를 갖춘 국가들을 자유라는 하나의 이념을 통해 무장해제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팍스아메리카나(Pax-American)’, ‘세계화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산업 자본주의란 것이 만들어놓은 신성한 삼위일체(Trinity)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세계화가 달성되어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맑스의 이윤율 하락의 경향성 법칙이 옳다면, 모든 것을 다 먹어치운 이 부도덕한 코끼리는 이제 어떻게 될까요? 우주로 나가게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굶어죽게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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