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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掩卷垂淚久咨嗟 | 나는 읽던 책 덮고 눈물 흘리며 오래도록 탄식하니 |
此姥盛時吾親覩 | 이 할매 한창 때 내가 직접 보았었지. |
憶昔朝廷善政初 | 지난날 생각해보면 조정에서 선한 정치 막 베풀었을 땐 |
必使長者知吾府 | 반드시 덕망 있는 사람에게 우리 고을 맡게 하니 |
差科正來民力均 | 차역과 과세 1가 바르게 되어 백성들의 품이 고르게 되었고 |
一年餘食盈倉庾 | 일 년의 남은 식량은 창고를 채웠지. |
西家饒財一里最 | 서쪽 집의 넉넉한 재산은 한 마을 중 최고여서 |
糴夫糶女塡門戶 | 쌀을 꾸고 갚는 사람들이 문을 메웠네. |
鷄豚伏臘燕鄕閭 | 복일과 납일 2에 닭과 돼지로 마을에 잔치 여니, |
前庭後街羅歌舞 | 앞 뜰과 뒷 거리에 가무가 펼쳐졌었지. |
從前時運有陞降 | 예로부터 시운은 오르고 내려감이 있고 |
斯民計活有散聚 | 이 백성의 살 계책은 흩어지거나 모이거나 하지. |
召父不來杜母去 | 아비 같은 수령 오지 않고 어미 같은 수령 3 떠났으니 |
始信苛政浮猛虎 | 처음으로 가혹한 정치가 사나운 호랑이보다 지나친다는 걸 믿겠구나. |
朝破一田備東責 | 아침에 한 밭을 없애 동쪽의 독촉을 대비하고 |
暯撤一家充西取 | 저물녘에 한 집을 철거하여 서쪽 수취를 채우네. |
日復有日夜復夜 |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
暴政毒令加蜂午 | 포악한 정치와 표독한 명령이 어지럽게 일어나 4 더해져 |
甕盎皆鳴機杼空 | 항아리와 동이는 모두 비어 울리고 베틀은 망가져 |
竈上久已無錡釜 | 부뚜막엔 오래도록 이미 가마솥조차 사라졌네. |
枷夫械子置牢獄 | 칼 쓴 지아비와 수갑 찬 아들이 뇌옥 5에 갇히고 |
鞭餘肌肉皆臭腐 | 채찍질 당한 나머지, 살갗은 모두 냄새나고 부패해가네. |
人生到此理極難 | 사람 살이 이런 지경에 이르니 살 도리 지극히 어려워 |
不如死去埋厚土 | 죽어서 두터운 땅에 묻힘만 못하네. |
呼天終日哭籬下 | 하늘에 부르짖으며 종일토록 울타리 아래서 통곡하는데 |
天猶不應更誰怙 | 하늘은 오히려 응답치 않으니 다시 누굴 의지하려는가? |
인용
- 차과(差科): 노역을 시키는 차역(差役)과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科稅)의 준말이다. [본문으로]
- 복랍(伏臘):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 복일(伏日)과 매년 말 신에게 제사지내는 납일(臘日)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본문으로]
- 소부두모(召父杜母): 전한(前漢)의 소신신과 후한(後漢)의 두시(杜詩)가 남양 태수(南陽太守)가 되어 다 같이 덕정(德政)을 베풀었으므로 남양 백성들이 "앞에는 소부가 있고 뒤에는 두모가 있다[前有召父 後有杜母]."라고 칭송한 고사가 전한다. 『한서(漢書)』 卷89 「순리전(循吏傳)」 소신신(召信臣), 『후한서(後漢書)』 卷31 「두시열전(杜詩列傳)」 [본문으로]
- 봉오(蜂午): 어지럽게 아울러 일어나는 모양이다. 『사기(史記)』 7권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지금 그대가 강동 땅에서 일어나자, 초 땅의 봉오(蠭午)한 장수들이 모두 그대에게 다투어 붙은 것은, 그대가 대대로 초나라 장수인 데다 초나라의 후사(後嗣)를 임금으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서입니다[今君起江東 楚蜂午之將皆争附君者 以君世世楚將 爲能復立楚之後也]."라고 하였다. [본문으로]
- 뇌옥(牢獄): 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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