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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린가곡(聞隣家哭) - 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문린가곡(聞隣家哭) - 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건방진방랑자 2021. 8. 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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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또에 따른 흥망성쇠

 

掩卷垂淚久咨嗟 나는 읽던 책 덮고 눈물 흘리며 오래도록 탄식하니
此姥盛時吾親覩 이 할매 한창 때 내가 직접 보았었지.
憶昔朝廷善政初 지난날 생각해보면 조정에서 선한 정치 막 베풀었을 땐
必使長者知吾府 반드시 덕망 있는 사람에게 우리 고을 맡게 하니
差科正來民力均 차역과 과세[각주:1]가 바르게 되어 백성들의 품이 고르게 되었고
一年餘食盈倉庾 일 년의 남은 식량은 창고를 채웠지.
西家饒財一里最 서쪽 집의 넉넉한 재산은 한 마을 중 최고여서
糴夫糶女塡門戶 쌀을 꾸고 갚는 사람들이 문을 메웠네.
鷄豚伏臘燕鄕閭 복일과 납일[각주:2]에 닭과 돼지로 마을에 잔치 여니,
前庭後街羅歌舞 앞 뜰과 뒷 거리에 가무가 펼쳐졌었지.
從前時運有陞降 예로부터 시운은 오르고 내려감이 있고
斯民計活有散聚 이 백성의 살 계책은 흩어지거나 모이거나 하지.
召父不來杜母去 아비 같은 수령 오지 않고 어미 같은 수령[각주:3] 떠났으니
始信苛政浮猛虎 처음으로 가혹한 정치가 사나운 호랑이보다 지나친다는 걸 믿겠구나.
朝破一田備東責 아침에 한 밭을 없애 동쪽의 독촉을 대비하고
暯撤一家充西取 저물녘에 한 집을 철거하여 서쪽 수취를 채우네.
日復有日夜復夜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暴政毒令加蜂午 포악한 정치와 표독한 명령이 어지럽게 일어나[각주:4] 더해져
甕盎皆鳴機杼空 항아리와 동이는 모두 비어 울리고 베틀은 망가져
竈上久已無錡釜 부뚜막엔 오래도록 이미 가마솥조차 사라졌네.
枷夫械子置牢獄 칼 쓴 지아비와 수갑 찬 아들이 뇌옥[각주:5]에 갇히고
鞭餘肌肉皆臭腐 채찍질 당한 나머지, 살갗은 모두 냄새나고 부패해가네.
人生到此理極難 사람 살이 이런 지경에 이르니 살 도리 지극히 어려워
不如死去埋厚土 죽어서 두터운 땅에 묻힘만 못하네.
呼天終日哭籬下 하늘에 부르짖으며 종일토록 울타리 아래서 통곡하는데
天猶不應更誰怙 하늘은 오히려 응답치 않으니 다시 누굴 의지하려는가?

 

 

 

 

인용

전문

해설

 
  1. 차과(差科): 노역을 시키는 차역(差役)과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科稅)의 준말이다. [본문으로]
  2. 복랍(伏臘):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 복일(伏日)과 매년 말 신에게 제사지내는 납일(臘日)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본문으로]
  3. 소부두모(召父杜母): 전한(前漢)의 소신신과 후한(後漢)의 두시(杜詩)가 남양 태수(南陽太守)가 되어 다 같이 덕정(德政)을 베풀었으므로 남양 백성들이 "앞에는 소부가 있고 뒤에는 두모가 있다[前有召父 後有杜母]."라고 칭송한 고사가 전한다. 『한서(漢書)』 卷89 「순리전(循吏傳)」 소신신(召信臣), 『후한서(後漢書)』 卷31 「두시열전(杜詩列傳)」 [본문으로]
  4. 봉오(蜂午): 어지럽게 아울러 일어나는 모양이다. 『사기(史記)』 7권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지금 그대가 강동 땅에서 일어나자, 초 땅의 봉오(蠭午)한 장수들이 모두 그대에게 다투어 붙은 것은, 그대가 대대로 초나라 장수인 데다 초나라의 후사(後嗣)를 임금으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서입니다[今君起江東 楚蜂午之將皆争附君者 以君世世楚將 爲能復立楚之後也]."라고 하였다. [본문으로]
  5. 뇌옥(牢獄): 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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