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경과 도마복음서
『반야심경』의 ‘심(心)’이라는 말을 오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야를 성취하는 우리의 마음을 설하는 경처럼 오해하는데, 여기 ‘심’은 ‘흐리다야(hṛdaya, 음역은 흘리다야紇利陀耶)’의 뜻으로 그러한 추상적이고 정신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우 물리적인(의학적인) 용어로서 신체의 중추를 형성하는 심장(Heart)을 의미합니다. 육단심(肉團心이라고도 번역하지요. 그리고 밀교에서 만다라(曼茶羅)를 그릴 때 그 전체구도에서 핵심이 되는 것을 심인(心印, hṛdaya-mantra)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말의 ‘핵심(核心)’이라는 말이 그 원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야심경(般若心經)』이란 600권의 방대한 『대반야경』의 핵심을 요약한 경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대반야경』과 『반야심경(般若心經)』의 부피는 1,000만 대 1 정도의 차이가 나지만, 그 무게는 동일합니다!
자아!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입니까? 『대반야경』을 한글로 읽으시려고 해도 동국역경원에서 나온 한글대장경판으로 두꺼운 책 20권입니다. 그것을 다 읽으려면 그야말로 ‘존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한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으로 그 어마어마한 600여 년의 성과가 다 료해(了解)될 수 있다? 이 이상의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재미있는 사실은 반야경의 책이 성립한 시기가 바로 기독교복음서가 집필된 시기와 비슷하다는 것이죠. 복음서 중에서도 마가복음이라는 오클로스(ὄχλος) 복음서(민중복음서), 큐복음서, 도마복음서 등등의 경전이 동일한 시대정신(Zeitgeist)을 표방하고 있다고 보는 생각이 요즈음 사상계의 새로운 동향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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