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샨왕조의 성격: 포용적 문화, 불상의 탄생, 대승의 기반
쿠샨왕조는 매우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개화된 상업인들의 마인드가 이 문화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쿠샨왕조는 금화를 많이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금화를 보면, 희랍, 로마, 이란, 힌두의 신들, 그리고 불상을 자유롭게 주조해 넣었는데, 희랍어문자로 친절한 설명까지 첨가해놓고 있습니다. 어느 한 종교에 아이덴티티를 고집하지 않았던 것이죠. 바로 이러한 종교적 관용과 포용의 자세가 동서문명의 가교역할을 했고, 불교를 동방에 전래시키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루가참이 중국에 왔을 때 그 ‘지(支)’는 쿠샨왕조였으며, 매우 개명한 고등문명의 사람으로서 그는 한자문명권에 발을 내딛었던 것입니다. 쿠샨왕조는 이란에서 사산왕조가 흥기하고 북부 인도에서 토착세력이 고개를 쳐들면서 3세기부터 몰락의 일로를 걷다가 5세기에는 완전히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지명 하나, 인명 하나, 나라이름 하나를 그냥 적당히 넘어가면 생동하는 역사의 흐름의 핵을 유실하게 됩니다. 자아~ 여기서 이미 제기된 문제는 대승, 불상, 반야 이런 말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얽혀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관계양상은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이해하는 데 극히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우리가 『도행반야경』이라는 텍스트와 그 이전의 자질구레한 대승 계열 경전들의 여러 상황으로 추론해보면 반야경이라 말할 수 있는 최초의 엉성한 프로토 경전이 AD 50년 경에 성립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단단해지고 치밀해지고 계속 확대되어 나간 것이죠.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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