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가 초기불교와 전혀 다른 성격 다섯 가지
자아!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려면 끝이 없습니다. 간결하게 대승불교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대승불교는 싯달타의 가르침을 따르는 초기불교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것입니다.
대승불교는 싯달타의 종교가 아니라 보살의 종교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나를 불경스럽다고 말할 것입니다. 대승불교는 이미 싯달타의 가르침을 준수하겠다는 사람들의 종교가 아닌, 보살들, 즉 스스로 싯달타가 되겠다고 갈망하는 보살들의 종교입니다. 자각의 종교이지 신앙의 종교가 아닙니다. ‘자리리타(自利利他)’, ‘자각각타(自覺覺他, 스스로 깨우침으로써 타인을 깨우침)’의 염원을 제1의 목표로 삼습니다. 자기의 구제만에 전심하여 타인의 구제를 등한시하는 소승의 종교가 아닙니다. 철저히 구도의 과정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불살생(不殺生)’이라는 계율을 하나의 예로 들어보죠. 경직된 계율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안 먹는 것’ 정도로 불살생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계율의 본래적 의미는 자기만 살생하지 않으면 오케이가 되는 계율이 아닙니다. 타인으로 하여금 살생치 못하게 하는 계율도 된다는 것입니다. 불살생의 계는 나의 청정만으로 지켜지는 계가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구한다, 타인을 생명의 위협에서 건지는 계가 되는 것이죠.
둘째는, 대승불교는 일체 재가자와 출가자의 구분이 없는, 양자가 일관(一貫)되는 체제와 경지에서 출발한 새로운 종교운동입니다.
초기 불교는 어디까지나 출가자 비구들의 종교였습니다. 그러나 대승불교는 재가자들 사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솟아난 종교운동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우리나라의 비구승가를 특별한 권위체로 인정하는 모든 체제는 사실 소승이지 대승이 아닙니다. 비구는 빌어먹기만 할 뿐,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비구는 돈, 권력, 절 그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초기 승려들의 모습과 너무도 다른 것입니다. 대승불교 내의 출가자와 재가자의 구분은 후대에 생겨난 방편일 뿐입니다. 초기대승불교에는 그런 구분이 없었습니다. 삼보(三寶)가 일체였습니다. 그리고 출가보살의 독자적인 계율도 없었습니다.
셋째로, 대승불교는 보편적 인간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난행도(難行道, 어렵게 달성되는 길: 공부. 이지적 깨우침)와 이행도(易行道, 쉽게 달성되는 길: 염불, 신앙)를 포섭합니다.
행(行)과 신(信)을 다 중시하며, 우자(愚者), 약자(弱者)라 할지라도 구원에서 빼놓지 않습니다.
넷째로, 대승불교는 보살 일승(一乘)의 종교입니다.
성문, 독각, 보살, 삼승(三乘)의 구분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불타에 대한 관념도 매우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불타는 이미 색신의 싯달타가 아닙니다. 색신(色身)의 불타는 사라지고 법신(法身)으로서의 불타가 신앙의 중심에 자리잡게 됩니다. 이것은 실로 모든 이론의 도약을 가져오게 되지요. 기독교나 이슬람 모두 이러한 법신에 대한 이해가 없어 도그마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대승불교의 가장 큰 특색은 모든 인간이 보살이라는 신념에 있지요.
소승의 아라한은 불타의 가르침을 따라 번뇌를 단절한다는 소극적 자세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보살은 불타와 동일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의 인간입니다. 소승의 아라한은 보살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원래 등신불의 불상을 앞에 놓는 것도 그것이 숭배의 대상이거나 내가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경지의 인간을 숭앙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싯달타가 보리수 밑에서 증득하는 그 모습을 앞에 놓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죠. 불상숭배는 실상 모두가 보살신앙에 속하는 것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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