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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새로운 스투파문화와 개방된 성역의 형성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3장 싯달타에서 대승불교까지 - 새로운 스투파문화와 개방된 성역의 형성

건방진방랑자 2021. 7. 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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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투파문화와 개방된 성역의 형성

 

 

그러나 불교사적으로 아쇼카왕 시대에 일어난 가장 거대한 변화는 스투파신앙의 대중화라는 현상입니다. 스투파(stūpa)는 졸탑파(卒塔婆,) 솔탑파(率塔婆), 솔도파(率都婆)라고 음역되는데 약하여 탑파(塔婆), 그냥 탑()이라고 부르죠. 그러니까 우리말의 이라는 것은 산스크리트어의 스투파의 음역이 변화하고 축약되어 만들어진 말입니다.

 

우리의 관념 속에서 탑은 기와집처마 모양을 층층이 쌓아올린 석조조형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가 동아시아에 들어오면서 양식적 변화를 일으킨 것입니다. 목조건물모양이 석조화 된 것이죠. 그러나 인도인들의 스투파는, 우리의 탑의 개념과는 다른, 진짜 무덤인데, 벽돌을 엄청 크게 산처럼 쌓아놓은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분황사 모전석탑이 그나마 그 원형을 조금 보존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아쇼카왕은 불교의 문화사적 가치, 그리고 그것의 세계사적 위상을 통찰한 인물 같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것처럼, 싯달타의 교설과 그에 대한 신앙을 대중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인도정신을 창조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아쇼카왕은, 붓다가 쿠시나가라에서 입멸한 후 그 유골을 8부족이 나누어 8개의 불사리탑을 건립했다고 하는데, 8개의 불사리탑 중 하나만 남겨놓고 나머지 7개의 사리탑을 분해하여 그 유골을 재분배하여 전 인도에 84천 개의 스투파를 건립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사리에 대한 미신적 신앙이 있습니다만, ‘불사리(佛舍利, bhagavato sarīra)’라는 것은 화장을 하고 난 유골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재까지 다 합했다고 하면 84천 개로 나누는 것도 그리 불가능한 얘기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84천 개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불타스투파의 인도 전역 편재로 인하여 새로운 문화, 이전에 꿈도 꾸지 못했던 새로운 대중문화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인도에 가면 이 스투파가 여기저기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장엄한 모습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들의 전통문화와 관련되어 지속되어 내려온 탑돌이라는 것이죠, 종교는 기원()’입니다. 화를 피하고 복을 비는 것은 인간의 지극히 평범한 심원(心願)이고 종교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죠. 교회 나가는 사람도 예수를 믿으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복 받고 마음 편하고 돈 잘 벌고 천당 가려고 가는 것입니다. 이런 대중의 성향에 잘 부응하면 누구든지, 어떤 종교바닥에서든지 성공적인 목회자가 되는 것입니다.

 

탑돌이도 기원의 문화입니다. 그런데 이런 데 오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기축이 되는 사람은 돈 많은 집 마나님들이겠지요. 그런데 새로 생긴 부처님의 스투파! 얼마나 매력적이겠어요?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시녀들을 대동하고 많은 공양물들을 지참하고 오겠지요. 부처님의 스투파에 꽃잎을 흩날리며 탑돌이를 했겠죠(금강경을 잘 읽어보면 이런 광경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많다).

 

이 부처님스투파 탑돌이문화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전에는 싯달타라는 대각자가 있었다는 소문은 들었어도, 그의 열반 후에는 그의 설법은 들을 수도 없었고, 그의 집단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루트가 전혀 개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기원정사 류의 정사나 비하라 같은 곳은 성문ㆍ독각의 수행처로서 고립되고 격절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부처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스투파가 생겼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도 부처님의 스투파이니 그곳에서 탑돌이를 하면서 소원성취를 빌면 정말 효험이 있었겠지요. 다시 말해서 스투파는 승가집단 외에생겨난 부처님의 향내가 나는 개방적 공간이었습니다. 개방적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대승이라고 하는 말의 실제적 의미의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이러한 개방적 공간에는 남녀노소, 족보나 신분이나 사상적 성향이나 종교적 기호나 신념과 무관하게, 누구든지 올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집으로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계율도 없고 간섭자도 없고 지도자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여듭니다. 이 모여드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대중이지요..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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